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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원 도전기] (5) 연구실 컨택을 위한 Curriculum Vitae(CV) 작성

산포로 2024. 2. 13. 09:22

[일본 대학원 도전기] (5) 연구실 컨택을 위한 Curriculum Vitae(CV) 작성

 

 Pixabay

 

이제 연구실 컨택을 위해 Curriculum Vitae(CV)와 Cover letter를 작성해야 한다.
학부생들에겐 ‘Curriculum Vitae’와 ‘Cover Letter’라는 용어가 생소할 수 있는데, 한국어로 대략 표현하자면 이력(경력)서와 자기소개서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까?

 

아마 이 글을 보시는 경험이 있는 분들은 너무나 당연하고, 허접한 CV에 흥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비경험자들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이 글의 목적도 앞으로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후배님들의 막막함을 돕기 위함이다.

 

이런 문서 작성 단계가 시간 소모적이고 한 글자 적을 때마다 고민이 많이 되어서 처음엔 어려울 것이다. 영어 또는 일본어로 작성을 해야 하는데, 정해진 포맷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비경험자들에겐 굉장히 막막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일본어로 작성하면 가장 좋겠지만, 나는 일본어가 되지 않으니 영어로 작성한다. 이 정도의 간단한 영어 CV는 교수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처음 작성하는 것이기에 나만의 규칙을 미리 설정하고 포맷을 만들어서 일본 교수 컨택을 위한 CV를 만들었다 (나의 CV가 영미권 국가에서 사용하는 내용과는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CV 포맷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많은 예시 자료가 나오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내가 교수라면 어떤 CV를 보고 싶을까?’를 생각하며 내용을 채웠다.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서 넣은 내용들이니 절대적으로 맞고 틀린 것은 없어서 각자가 판단해야 한다.


[CV 작성 시 나만의 규칙]

 

1. 길게 쓰지 말고 간결하게 핵심만을 담자.

분량은 가능하면 1~2 페이지 정도로 작성해 보자. 나를 최대한 어필하고 싶은 욕심은 잘 알겠지만, 길게 주저리 적으면 기억에 남지도 않고 읽기 싫어질 테니 간결하게 핵심만 적어보자. 관심을 끌만한 단어, 문장을 구성하고, 더 궁금하다면 자세한 내용은 Cover letter나 면담에서 어필하겠다고 적어두었다. (우리도 글을 읽을 때, 두껍거나 글자가 빼곡하면 읽기 싫어지고 한숨부터 나오지 않는가)
 또한, 연구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봉사나 아르바이트 경험은 넣지 않았다.

 

2. 정확한 사실만을 담아야 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잘 보이고 싶어서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적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면담이라도 하게 되면 다 들통난다. 교수님들은 업계에서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기에 이런 부분들이 파악된다고 한다. 그러면 결국엔 교수 입장에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작성할 때, 누군가 근거를 요청하면 증명할 수 있는 정도가 되는 정보만을 담았다.

 

3. 성과는 최근 날짜 순서부터 나열한다.

우리도 누군가의 연구 성과를 볼 때 최근 5년 정도를 먼저 보듯이, 교수님들도 나의 최근 성과를 먼저 보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집중이 떨어져서 대충 읽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다른 문서에서도 중요한 내용들은 카테고리 안에서 앞부분에 배치하여 작성했다. 순서가 크게 중요하진 않겠지만, 합격이 절박한 지원자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신경 쓰게 되더라.

Figure 1. CV 포맷 및 내용 설명: 글쓴이가 만든 CV 포맷과 내용 예시. (내용은 글쓴이와 무관)

 

 한국 이름을 성+이름 순서로 쓴다. 일본은 한국과 같이 성, 이름 순서이다.

 생년월일과 성별을 쓴다. 순서는 상관없겠으나, 나라마다 표기 방식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월(Month)은 영문으로 적어주었다.

 이메일 주소는 필수! 한국 도메인 주소(.daum, .naver, .nate 등)는 외국으로 보낼 시 스팸 메일로 필터링되는 경우가 있다. Gmail이 그나마 안전할 것이지만, 아카데미 메일 주소(.ac.kr)가 있다면 아카데미 메일 주소 사용을 추천한다. 그래야 학교와 관련된 연락이라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열어볼 것이다. 일반 메일 주소로 보내면 광고성 메일이나 피싱으로 생각하고 열어보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신경 썼다.

④ 전 세계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국적도 기재해 주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언어와 그 수준을 간략히 기재해 준다. 언어와 그 수준을 기재해 주면 외국인으로서 소통 가능성을 판단하기 쉬울 것이다. (영어도 안 되고, 일본어도 안 되면 곤란하겠다.)

 증명사진을 넣어주었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여 가려 받진 않겠지만, 적어도 일본 이력서에는 증명사진이 대체로 들어간다고 들었다.

 졸업한 학교를 적는다. 일본인이 한국의 대학 서열을 잘 알진 못하므로 한국 학벌에 차별을 두진 않는다. 그래서 출신 때문에 필터링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다만, 일본은 국립대의 레벨이 높기 때문에, 졸업한 대학에 National University가 붙으면 좀 더 인식이 좋다고 한다.

 졸업장에 적힌 학위명을 적는다. 성적은 GPA로 환산하여 적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졸업장에 적힌 학과명을 적는다. 사실 확인을 위해 관련 서류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 그대로 적어준다.

 졸업한 학교가 위치한 곳을 적어준다.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한국 학교명이 익숙하지 않은 일본인에겐 한국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려주면 좋더라. 일본인도 서울, 부산 정도는 안다. 면담 때 교수님이 Ice breaking으로 물어보았다. (자기도 가본 적 있는 도시라고 분위기를 풀어주었다.)

 학위 기간을 적어준다. 날짜 형식은 항상 동일하게, 월(Month)은 영어로 적어서 혼란이 없게 했다. 일반적인 수준보다 학교를 오래 다녔다면 그 이유에 대해 질문이 들어올 수도 있다. 일본인들은 사회적 통념상 그 나이에 맞게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래서 휴학을 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외국인을 그 시각에 맞춰 보진 않지만 질문을 하긴 하더라.

 직장 경력이 있다면 그때의 직위나 역할을 적어주자. 학업, 연구와 연관성이 있다면 인턴, 아르바이트 경험도 좋다 (연구실 내 아르바이트 등).

 경력이 있다면 그때의 소속을 적어준다.

 경력을 보낸 기간과 지역을 적어주자. 구체적인 날짜를 적어줄 필요는 없고, 년월(Year, Month)까지만 적어도 충분했다.

 경력과 관련하여 수행한 연구, 학습, 성과를 리스트화해서 적자.

-  자신이 저자로 포함된 논문(포스터)이 있으면 당연히 논문(포스터) 제목과 투고 저널을 가장 먼저 적어주자.
-  연구 과제나 프로젝트에 속해서 일을 한 적이 있다면 적어주자.
-  경험을 서술할 때 '무엇을 위해서? 어떠한 방법으로? 그래서 무슨 성과를?' 형식으로 적어주자. 단순히 '*** 했음'이라고 적으면 성의도 없고 논리적이지 않아서 지원자를 좋게 판단할리가 없다.
-  석, 박사 지원의 경우 배우는 학생이다 보니, 교수 입장에서는 얼마나 빨리 적응해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지 판단하고 싶을 것이다. 또한, 빠른 성장 가능성을 보고 싶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학부(혹은 석사) 때 경험 해봤던 실험 방법, 실험 장비 등에 관한 내용을 적어줘도 좋겠다. (예, ELISA 분석법, Western blot, Flow Cytometry 장비를 이용한 세포 분석 등)
-  하드웨어(실험법, 장비)를 다루는 스킬뿐만 아니라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R, Python 등)를 다룰 줄 아는 스킬도 적어주면 더 좋다. 나는 통계/데이터 학과도 졸업을 했기 때문에 실험 데이터의 통계 분석과 데이터 시각화 등의 경험도 어필했다.
 학교/학회 수상 내역과 공인 어학 성적을 적어주자. 필요한 공인 어학 성적은 영어와 일본어뿐이니까 있다면 점수/등급과 취득일을 적어주자. 수상 내역의 경우엔 학교 또는 누구나 국제적으로 알만한 학회나 단체에서 수여한 상을 적어주자. 간혹 봉사와 관련된 상을 적는 사람이 있는데 대학원 지원에는 큰 쓸모가 없으니 학업과 관련된 수상 내역만 넣자.

 

본인의 이름이 들어간 논문(포스터) 제목과 투고 저널을 적었다면, 반드시 논문(포스터)의 원본 pdf 파일을 메일 보낼 때 별도 첨부한다. 또한, CV 마지막에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서 논문의 Abstract 정도 넣어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혹은, 저널 논문 페이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Link도 넣어주자. (수신자 입장에서 최대한 편리하게 해주어야 한다. 과정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교수가 나의 성과를 하나라도 덜 본다면 손해다.)

 

이번 편에서는 나의 주관으로 CV 작성에 대해 설명해 보았다. 많은 부족함이 있겠지만, 참고용으로 생각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면 좋겠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오늘도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트는 언제든지 환영이니 댓글창에 달아주세요.
(※본 원고는 개인적 생각이며 과학적 사실 또는 다수의 생각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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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kira(필명)) 등록일202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