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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이식 한걸음 가까워진다

산포로 2022. 7. 27. 09:03

이종이식 한걸음 가까워진다

 

올해 1월 미국 메릴랜드대 의료센터 연구팀이 돼지의 심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제공.

 

올초 미국 연구진이  사상 처음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말기 부정맥 환자에게 이식한 것을 계기로 이종이식 임상시험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중심으로 이종이식 임상시험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발표한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이종장기 임상시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FDA은 지난 6월 열린 자문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종장기 연구의 발전을 위해 임상시험을 장려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서 FDA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돼지 장기 이식 임상시험을 허용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이종이식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종이식 제제 원료동물의 안전성 입증과 이종이식제제의 관리기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첨단재생바이오약법이 시행되면서, 인공장기 기술 임상연구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다.

 

이종이식은 종이 다른 동물의 기관이나 조직을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체중이 60~80kg로 사람과 비슷한 미니피그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종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사례는 지난해부터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대 랑곤헬스메디컬센터에서는 뇌사자의 생명유지장치를 떼기 전 돼지의 신장을 혈관에 연결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메릴랜드대 의료센터에서 돼지의 심장을 57세 남성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최근 이종이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 데는 유전자 교정기술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의 공이 크다. 이종간 면역거부반응은 이종이식 연구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 됐다. 그런데 유전자가위 기술로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한 사례의 경우 10개의 유전자가 편집된 형질전환돼지를 이용했다. 이 환자는 수술을 받은 지 두달만에 결국 숨졌지만 보고서는 이번 시도가 이종장기 이식 연구에 대한 가능성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종이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같은 각국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 앨라배마대와 메릴랜드대 의료센터가 각각 돼지의 신장과 심장 이식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넨바이오, 옵티팜 등 일부 바이오 기업이 이종이식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제넨바이오 관계자는 “아예 새로운 분야인 이종이식의 성공 사례는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된다”며 “식약처가 임상시험을 승인할 때도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해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넨바이오는 7월 18일 임상1상 시험계획에 대한 보완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고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2022.07.26 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