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RNA 분해효소 검출 신기술 개발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 연구팀이 *크리스퍼 카스12a (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활용해 RNA 분해효소를 민감하게 검출해내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 크리스퍼 카스 시스템 (유전자 가위 기술)
크리스퍼 카스 시스템은 박테리아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시킨 적응 면역 시스템이다. 이는 외래 유전자의 정보를 담고있는 가이드RNA와 직접 핵산을 절단하는 카스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2020년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의 연구팀이 크리스퍼 카스9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널리 알려졌으며, 높은 표적 특이성과 빠른 역학 덕분에 최근에는 유전체 편집을 넘어 생체물질 검출 및 분자진단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 부수적 절단 활성
카스9이외에도 Cas12, Cas13 등의 다양한 카스 단백질이 발굴되고 활용되고 있다. 카스12a는 표적 DNA 서열을 인식해 이를 절단하며, 이에 더해 주변의 비표적 단일 가닥 DNA를 무작위하게 절단하는 부수적 절단 활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질은 분자진단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한솔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 (Chemical Communications)'에 2022년도 16호 표지(Back cover) 논문으로 지난달 24일 선정됐다. (논문명: CRISPR/Cas12a collateral cleavage activity for an ultrasensitive assay of RNase H, https://pubs.rsc.org/en/content/articlelanding/2022/cc/d1cc06026k)
RNA 분해효소의 일종인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1) 및 B형 간염 바이러스를 포함한 역전사 바이러스의 역전사효소에서 필수적인 영역으로, 역전사 바이러스의 증식에 관여한다. 따라서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의 중요한 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활성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전기영동 또는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 등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기술들은 낮은 특이도와 민감도, 복잡한 검출 과정, 긴 검출 시간 등의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행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크리스퍼 카스12a (CRISPR-Cas12a) 시스템을 활용해 검출의 민감도를 크게 향상하고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현재 보고된 기술 중 가장 높은 민감도로(검출한계: 0.24 U/L) 1시간 이내에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기질로 짧은 DNA/RNA 키메라 복합체를 이용해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활성 하에 활성제 DNA (Activator DNA, AD)가 방출되도록 설계했다. Cas12a/crRNA 복합체가 방출된 활성제 DNA를 인식할 시 Cas12a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가동해 주변의 리포터 DNA를 절단해 형광 신호가 발생하도록 설계함으로써,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고감도로 매우 정확하게 검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서 암세포의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 활성도 성공적으로 검출할 수 있었다.
특히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가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 성과는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박현규 교수는 “이번 기술은 크리스퍼 카스12a (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활용해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고도로 민감하게 검출함으로써, 항바이러스제의 표적 발굴에 활용될 수 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경찰청의 치안과학기술연구개발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 연구개요
1. 연구 배경
RNA 분해효소의 일종인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는 HIV-1 및 B형 간염 바이러스를 포함한 역전사 바이러스의 역전사효소에서 필수적인 영역으로, 역전사 바이러스의 증식에 관여한다. 따라서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의 중요한 표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활성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전기영동 또는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 등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기술들은 낮은 특이도와 민감도, 복잡한 검출 과정, 긴 검출 시간 등의 단점들을 지니고 있다.
최근 크리스퍼 카스 시스템은 자체의 민감도, 특이도, 유연함, 단순함 등의 특징으로 인해 핵산을 검출할 수 있는 강력한 진단 도구로 조명받고있다. 크리스퍼 카스 시스템의 최장점은 복잡한 열처리 과정없이 등온에서 신호를 빠르고 크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현행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 검출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크리스퍼 카스12a (CRISPR-Cas12a) 시스템을 활용하여 검출의 민감도를 크게 향상시켜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현재 보고된 기술들 중 가장 높은 민감도로 1시간 이내에 검출하는 데 성공하였다.
2. 연구 내용
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활성을 활용하여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민감하게 검출해내는 신기술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기질로 짧은 DNA/RNA 키메라 복합체를 이용하여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활성 하에 활성제 DNA (Activator DNA, AD)가 방출된다. 둘째, Cas12a/crRNA 복합체가 방출된 활성제 DNA를 인식하여 Cas12a의 부수적 절단활성을 가동시킨다. 주변의 리포터 DNA는 Cas12a에 의하여 반복적으로 절단되고, 결과적으로 강한 형광신호가 발생하여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 활성을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원리를 기반으로 본 연구팀은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고감도로 (검출 한계: 0.24 U/L) 1시간 이내에 검출하는 데 성공하였다. 더 나아가, 암세포의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 활성을 검출하여 기술의 유용성 및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이 기술은 다양한 검체에서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 활성을 검출하는 새로운 진단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3. 기대 효과
이 연구에서 설명된 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활성을 활용하여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민감하게 검출해내는 신기술은 여러 장점이 있다. 첫째, 해당 기술은 매우 높은 증폭 효율을 가지고 있는 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활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내에 강한 형광신호를 발생시켜 고감도로 표적을 검출할 수 있다, 둘째, 해당 기술은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기질 특이성 및 Cas12a/crRNA 복합체의 서열 특이적 절단 반응 을 이용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특이성으로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검출할 수 있다. 셋째, 해당 기술은 활성제 DNA를 포함하는 키메라 기질을 표적 효소의 기질 특이성에 따라 재설계함으로써 다양한 효소를 진단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이용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는 효소를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구현하는데 크게 활용될 수 있다.
생명과학 KAIST (202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