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 옥수수 5월부터 식탁에 오른다
서울환경연합, 소비자시민모임, 한국 YMCA 전국연맹 등으로 구성된 유전자조작 식품을 우려하는 시민모임이 4일 서울 동대문구 한 식품회사 앞에서 유전자변형식품(GMO) 수입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5월부터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 우리 식탁에 오른다.
전 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국내 전분당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대상·두산CPK·삼양제넥스·CJ계열 신동방CP 등 한국전분당협회 4개사가 5월부터 전분과 전분당 원료로 쓰기 위한 GMO 옥수수 5만톤을 수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들이 즉각 반발하며 갈등이 일고 있다.
◇GMO의 역사=GMO란 일반적으로 생산량 증대 또는 유통·가공상의 편의를 위해 유전공학기술을 이용, 기존의 번식방법으로는 나타날 수 없는 형질이나 유전자를 지니도록 개발된 농산물을 뜻한다. GMO는 1994년 미국 칼젠(Calgene)사가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개발한 이후 상업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일반인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몬산톤사의 대두와 노바티스사의 옥수수가 본격적으로 상품화되면서부터다. GMO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개발회사는 일반 종자보다 비싸게 팔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사의 농약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이익을 얻고, 농민은 종자 비용이 비싸지만 농약과 비료의 비용이 크게 줄고 병충해가 감소해 실질적인 이익을 볼 수 있어서다.
◇국내 GMO 식품 현황=지난 2000년에도 GMO 옥수수 수입 시도가 있었지만, 환경관련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GMO 콩 등은 지속적으로 수입됐고, 우리가 먹는 식품에 사용돼 왔다.
지금도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에 GMO가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 GMO 표시제도의 한계로 인해 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유기농 이유식에서 GMO가 검출되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는 GMO 식품에 대해 비의도적으로 섞인 3% 이하에는 인정하고 있으며, 최종 제품에 GMO 유전자가 남아있지 않으면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우리가 먹는 국내 식용유의 대부분은 GMO 콩으로 만들어지지만, 지방을 만드는 과정에서 GMO 단백질이 소멸돼 식용유에는 GMO 표시가 되지 않는다.
◇안전성은 검증 안 돼=문제는 GMO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여전히 결론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GMO에 대해 일부는 과학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는 주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과학이 가져온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GMO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됐으며, 장기간 섭취하면 면역체계를 약화시킨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GMO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수십년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세계 각국의 GMO에 대한 대응도 다양하다. GMO를 많이 생산하는 미국은 GMO의 위해성이 이미 검증돼 문제가 없다는 쪽이다. 하지만 EU는 여전히 GMO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유전자와 단백질의 잔존 여부와 관계없이 GMO가 들어간 모든 식품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침팬지 전문가로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는 ‘희망의 밥상’이라는 저서에서 “GMO가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 피해를 주었다고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그럴 개연성이 크다”며 “젖소와 돼지 등 동물도 GMO 식품을 가려서 먹는다”고 말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8/03/05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80304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