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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생물학을 만나다] 2024년 8월, 화성 지하에서 발견된 거대한 바다

산포로 2024. 8. 23. 09:07

[우주생물학을 만나다] 2024년 8월, 화성 지하에서 발견된 거대한 바다

 

그림 1. chatgpt로 생성한 화성에서 발견된 물 관련 그림

 

안녕하세요, 이번 연재는 글을 작성하는 지금 2024년 8월 12일에 발표된 따끈따끈하고 놀라운 연구 결과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목에서 보셨겠지만, 화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발견되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양이 어마어마해서 지구 표면 전체를 1~2km 깊이로 덮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해당 연구는 Vashan Wright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미국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 교수가 이끈 연구팀에 의해서 진행되었고, 국제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개되었습니다.

 

물이 우주생물학에서 중요한 이유는 지구 생명체의 기본적인 필요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물은 세포 내 화학반응을 가능하게 하는 용매로 작용하며, 생명체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입니다. 지구에서도 최초의 생명체는 물이 있는 환경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다른 행성에서 물이 발견된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물은 온도 변화를 완화해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며, 생명체가 살기 유리한 조건을 조성합니다. 우주 탐사에서 물을 찾는 것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과학자들은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생명체 존재 혹은 인간의 거주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오랫동안 화성에서 극지방에 존재하는 얼음형태의 물을 제외한 '액체 상태의 '물을 탐색해 왔습니다. 화성에서 처음 물의 흔적을 발견한 지 50년이 넘었고 2008년에는 얼음 상태의 물도 발견되었지만, 액체 상태의 물이 여전히 실재한다는 증거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화성도 30억 년 전에는 지금의 지구처럼 행성 표면에 바다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거 물에 의한 침식 작용에 의해서 변형된 암석이나 물이 흐른 흔적과 같은 삼각주, 호수 퇴적물들이 추정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한 중력 혹은 약한 자기장으로 인해 모두 우주로 증발하였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2018년 11월 26일, 화성의 내부 구조를 연구하기 위한 무인 탐사선인 NASA의 인사이트 탐사선(InSight lander)이 화성에 착륙하였습니다. 사실 인사이트 탐사선은 물을 발견하기 위한 탐사선이 아니라 화성의 전반적인 지각 구조와 구성을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이 탐사선이 임무를 종료한 2022년까지 5년간 수집한 데이터가 계속해서 분석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2024년 8월 13일,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연구진은 우주로 모두 사라진 줄 알았던 화성의 물이 일부 지각 아래로 스며들어 액체 상태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진 활동을 감지하고, 열 흐름을 측정하는 인사이트 탐사선이 어떤 방법으로 화성 내부에 물이 있는 것을 발견했을까요? 지진파는 행성 내부를 통과하면서 다양한 물질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물질의 특성(밀도, 탄성, 구성)에 따라서 지진파의 속도와 진폭이 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 부분은 주변 암석보다 지진파를 더 느리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암석 물리학 모델”이라는 기법을 이용하여 통과된 지진파의 특성을 이용하여 그 주변 지하 구조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서 화성 지각 내부 11.5-20km 깊이에 다량의 액체 상태 물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만약 인사이트 탐사선이 관측한 지점이 화성의 전체 지각을 대표한다고 가정하면, 이 물의 양은 고대 화성 바다에 가득 찼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의 양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계 행성의 지각 구조를 분석하고 그 안에서 물이 있는지 발견을 했다.” 얼핏 들으면 엄청나게 진보된 과학기술 같아서 놀랄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 이러한 기법은 아주 예전부터 우리 지구에서 흔히 사용되던 방법입니다. 1906년에 처음 리히터(Richter)와 구텐베르크(Gutenberg)에 의해 지진파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지구의 맨틀과 핵 사이의 경계인 “구텐베르크 불연속면”을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오늘날에는 지하에 있는 수원지나 기름이 있는 유전을 탐사할 때 이러한 지진파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합니다.

 

우주생물학에서 웬 지진파냐 싶으실 수도 있지만, 거듭 말씀드리듯이 우주생물학에서 물이란 정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물을 찾기 위한 지질학도 사실 우주생물학 연구에 포함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렇게 물이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으니 이제 이 데이터는 우주생물학적인 분석과 연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면 그 행성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아짐은 당연하고, 그 외에도 화성의 기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인간이 미래에 우주 거주지로 화성을 계획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의 기술로 그 물을 꺼내 쓰는 것은 어려우니 기술의 발전이 더 필요하지만요.

 

우리 인간은 모두 우주에서 기원한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주를 연구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기원을 탐구하는 순환의 여정입니다. 기존의 지식을 통해 새로운 발견을 이루고, 그 발견을 바탕으로 우리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 과정 또한 우주와 우리를 잇는 끝없는 순환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인간 우주 이주 프로젝트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화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가 꿈꿔왔던 것들을 이룰 수 있는 우주 탐사 역사에서의 커다란 이정표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죠. 어쩌면 생각보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인류에게 중요한 만남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다음 연재도 기대해 주세요~!


[출처]

[1] Wright, Vashan, Matthias Morzfeld, and Michael Manga. "Liquid water in the Martian mid-crust."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21.35 (2024): e2409983121.

[2] Gutenberg, B., and C. F. Richter. "Magnitude and energy of earthquakes." Nature 176.4486 (1955): 795-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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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김동석) 등록 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