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엔진, 심장의 연료는?
심장은 혈액을 통해 몸 전체에 각종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며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엔진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작 어떤 물질이 심장의 연료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많지 않았다.
졸탄 어러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페렐만의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심장을 통과하는 혈액의 성분을 분석해 심장 박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가 지방산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질환인 심부전이 있는 성인과 그렇지 않은 성인 총 110명을 대상으로 관상정맥동과 노동맥, 대퇴정맥에서 277종의 세포 대사 산물을 비교했다.
그 결과 피실험자 모두에게서 심장과 다리에서 사용하는 영양소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리에서는 일반적으로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포도당이 주로 소비됐지만, 심장은 지방산을 주로 소비했다.
다리와 심장에서 방출되는 대사 산물도 각각 달랐다. 다리에서는 주로 지방산이 방출됐지만,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에는 질소를 포함한 아미노산이 풍부했다. 이는 심장에서 단백질의 분해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부전 환자는 건강한 성인에 비해 심장에서 케톤을 소비하는 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톤이 심부전 예방과 심장 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연구팀은 케톤을 심장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면 심부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어러니 교수는 “심장에서 소비되는 연료를 포괄적, 정량적으로 분석해 심장의 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했다”고 연구 의미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0월 16일 발표됐다. doi: 10.1126/science.abc8861
동아사이언스 이병철 기자alwaysame@donga.com 2020.11.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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