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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마다 진단기준이 조금씩 다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에 대해 한국 환자의 임상자료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진단기준’이 나왔다. 해외 환자가 아닌 국내 환자의 특성이 반영돼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전문가 합의안’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합의안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지와 대한내과학회 영문학술지 10월호에 발표됐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유전성 질환이다. 젊은 나이에도 혈액 안의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수용체에 이상이 생긴다. 병을 방치하면 사망 위험성이 높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중증도도 높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국내에 10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진단기준은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네덜란드는 가족력, 과거력, DNA 분석 등 5개 항목을 검토하며 미국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고 판단한다. 일본에서 고안된 기준은 LDL 수치와 황색족, 가족력 3개 항목을 확인한다. 국내에선 유럽과 미국의 지침을 활용해왔다.
이번에 확정된 합의안은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축적된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한국 환자의 특징과 심혈관질환 위험도 및 유전적 특징관 진단 사례를 종합해 한국인에 최적화된 진단‧진료 지침을 마련했다. 진단기준에는 병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는 LDL 수치 기준과 관상동맥질환(CAD)과 가족력 및 LDLR, APOB, PCSK9 3개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이 포함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앓으면 중년 이전에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최고 10배 높아진다”며 “한국인에 최적화된 이번 합의안을 활용해 조기 진단과 치료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2022.10.06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