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연구팀 "소규모 모임 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역조치"
소규모 모임을 금지하는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전파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역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표면을 소독하는 행위는 방역 조치 중 효과가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피터 클리멕 오스트리아 비엔나의대 교수 연구팀은 전 세계 곳곳에서 실시된 방역조치의 효과를 감염병 수리모델에 대입해 그 효과를 비교하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에 이달 1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구팀은 79개 국가와 지역에서 올해 3월과 4월 실시한 6068개의 비약물중재(NPI) 효과를 분석했다. NPI는 백신이나 치료제 등 약물 없이 감염병을 막는 조치들을 뜻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국경 폐쇄, 학교 폐쇄 등 방역당국이 활용하는 전략 대부분이 해당한다. 연구팀은 NPI를 이같은 분류로 나눈 뒤 4개 감염병 수리모델에 이를 대입해 효과를 분석했다. 이후 226개 지역 및 국가의 NPI 4만 2151개와 비교해 모델을 검증했다.
분석결과 소규모의 모임을 취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중요하지 않은 약속을 취소하거나 소모임을 금지시키고, 일부를 재택근무 시키는 등 작은 규모의 사람들이 모이지 않게 한 것이 4개 모델에서 모두 가장 높은 효과를 발휘했다. 이외에도 학교를 닫거나 국경을 걸어잠그는 것, 사람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 마스크와 같은 개인보호구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가 높은 NPI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가장 효과적인 조치는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대부분의 장소를 폐쇄하고 제한하는 것”이라면서도 “경제에 방해가 되지 않는 효과적인 조치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노약자 등 감염에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해 알리는 조치가 봉쇄와 비슷한 정도로 전파 속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조치는 표면을 소독하는 행위, 공항에서의 건강 확인, 국제 원조 등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능에 대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연구팀은 “공공장소의 표면 소독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환경 조치와 같은 요소들은 정부나 언론에 거의 보고되지 않는 만큼 과소평가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가별로 효과가 높았던 NPI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문화나 감염병 상황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달 10일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코로나19 재유행 예측과 효과적 대응’ 포럼에서 발표한 분석결과에서는 이번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정보제공과 행사 제한 정책은 효과가 컸다. 반면 국경을 막는 것과 학교를 폐쇄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낮았다.
클리멕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완벽한 NPI는 없다”며 “각자 국가와 전염병 상황에 맞춘 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사이언스 조승한 기자shinjsh@donga.com 2020.11.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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