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후 추가로 접종받는 ‘부스터샷(추가접종)’은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면역이 저하된 기저질환자나 고령층을 중심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나 백신 수급이 원활치 않은 중저소득 국가에 추가접종에 활용되는 백신 물량을 공급해야 전세계적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 등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오미크론 변이 첫 보고 이후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억제하고 중증 환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으로 추가접종이 거의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추가접종시 이미 알려진 것처럼 접종 완료자의 중화항체 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면역체계가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백신 접종은 수개월 간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보호 효과를 제공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중화항체 수준이 감소한다. 대규모 백신 접종을 처음 시작해 발빠르게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접종 완료 3개월 뒤부터 체내 중화항체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6개월 뒤에는 돌파감염이 발생할 확률이 15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백신의 보호효과를 감소하는 방향으로 변이가 발생했다. 기존 백신의 타깃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 중화항체가 오미크론을 차단하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억제하려면 더 많은 중화항체가 필요하지만 접종 완료자의 체내 중화항체 농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다는 게 문제다.
추가접종시 중화항체 농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는 나와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이달 8일(현지시간) 추가접종이 오미크론에 대한 항체를 접종완료(2회접종) 때보다 25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가 실제로 적용될지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디언은 “추가접종 후 더욱 광범위하고 강력한 면역 반응이 나타난다는 초기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면역체계가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생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을 기억하는 T세포가 오랜 기간 체내에 남아서 오미크론 변이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식하고 감염된 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화항체가 충분치 않다면 T세포가 적어도 중증 환자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으로 추가접종으로 T세포가 생성되는 광범위한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실험 연구에서 유의미한 데이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제약사들은 이르면 내년 3월 오미크론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 3월엔 또다른 새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제약사들은 중화항체가 아닌 T세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차세대 백신 개발이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고 개발 및 임상을 진행중이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2021.12.14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