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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한 이후 코로나19에 재감염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 이전의 알파나 베타, 델타 변이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이다.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면역 회피 능력 덕분으로 전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폭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한차례 감염된 뒤 다시 감염되는 재감염 사례가 오미크론 변이로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분석, 보도했다.
맘 킬패트릭 산타크루즈캘리포니아대 감염병 연구원은 “백신 접종이나 한차례 감염으로 면역력을 확보한 사람들을 다시 감염시키는 오미크론 변이의 능력은 최근 확진자 급증 현상을 설명하는 핵심”이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재감염 증가 징후는 지난해 11월 오미크론 변이를 첫 보고한 남아프리카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됐다. 당시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에 비해 예상보다 높은 재감염률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했다.
이같은 비관적인 예측과 분석은 현실화했다. 영국 보건당국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2개월 동안 재감염 사례가 65만건에 달한다. 당국은 이전 감염 이후 최소 3개월이 지난 뒤 다시 감염됐을 경우를 재감염 사례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오미크론 변이가 첫 보고된 11월 중순 이전에는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전체 확진자의 약 1%에 그쳤지만 11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재감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로 10배 늘었다.
또 영국 통계청이 영국 전역 가구에 대한 무작위 표본 추출 조사 방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최근 수개월 간 재감염 가능성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됐던 지난해 12월 중순과 올해 1월 초 사이 재감염 위험도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었던 12월 중순 이전 7개월 동안에 비해 1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지만 무증상·경증 환자도 많은 만큼 일부 재감염 사례는 공식적으로 보고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감염 사례가 이보다 더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오미크론 변이의 면역 회피 능력으로 인한 재감염은 다른 변이와도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카타르대 연구진은 팬데믹 기간 동안 카타르 내 확진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기존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적이 있는 환자들은 감염으로 인한 면역 반응으로 알파와 베타, 델타 변이 감염을 약 90%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는 56%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2월 9일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아부 라닷 카타르대 교수는 “재감염 사례 대다수는 약 1년 간격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 번 감염으로 일정 기간 동안 면역 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도 “오미크론 변이는 이같은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다른 변이보다 월등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2022.02.17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