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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이번 주 안에 5세 미만 영유아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 데이터를 제출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모더나가 내달쯤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또 모더나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되지 않은 이 연령대에서 세계 최초로 승인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은 현재 5세 이상 연령층이 접종하도록 승인된 상태다. 이들 백신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모더나도 5세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했지만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부작용으로 꼽ㅎ 중 하나인 심근염에 대한 우려로 승인되지 않았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보다도 mRNA가 많이 포함돼 효과가 좋은 반면 이상반응도 다소 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는 생후 6개월~5세 미만 영유아용 백신도 FDA에 승인 신청했지만 아직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최근 영유아용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화이자가 공개한 중간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생후 6개월~5세 미만 영유아용 백신은 델타 변이에는 다소 효과가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보건국과 밴더빌트대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서는 5~11세 역시 12세 이상에 비해 백신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종 한 달여 만에 감염 예방 효과는 12%, 중증화 예방 효과는 48%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화이자 백신이 어린이 대상으로는 성인에 비해 적은 용량을 접종하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11세 영유아용 백신 용량을 성인(30µg·마이크로그램)의 10분의 1인 3µg으로 정했다. 이보다 용량을 늘리면 고열 같은 이상반응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화이자는 용량을 늘리는 대신 기본접종을 3회로 해야 할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모더나는 6세 미만 영유아 대상으로 성인 용량(100µg의 4분의 1인 25µg을 2회 기본접종하도록 결정했다. 모더나 측은 이 용량이 화이자 백신보다 훨씬 크지만 고열 같은 이상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을 담당하는 이본 말도나도 미국 스탠포드대 소아전염병학과 교수는 "향후 수 주 안에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각각 영유아용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며 "특히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영유아들에게서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2022.03.1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