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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백신 맞은 3040 돌파감염 느는데 부스터샷 국내서도 필요할까

산포로 2021. 8. 19. 09:17

얀센 백신 맞은 3040 돌파감염 느는데 부스터샷 국내서도 필요할까

해외선 급물살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바이오엔텍, 얀센(존슨앤존슨), 스푸트니크 브이(V) 백신 바이알 모형.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행정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다수 국민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8개월 뒤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는 권고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장기이식이나 암 환자 등 ‘면역체계가 약화된 사람들’에 한해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면역력이 떨어진 이들에 이어 일반인들에 대한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부스터샷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추가접종을 하는 것을 뜻한다. 애초 완료기준으로 승인된 횟수를 넘어 시행한다. 예를 들어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2회 접종이 필요한 데 2회에 더해 1회 더 백신을 맞는 것이다. 


미국을 포함해 각국에서는 부스터샷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부터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해 이미 17일 기준 부스터샷 접종자가 100만명을 넘었고, 영국은 내달 6일부터 50세 이상을 포함한 3200만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에 나선다. 독일과 프랑스도 내달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고, 일본도 주요 백신 제조사와 공급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며 부스터샷을 준비 중이란 보도가 나온다.

 

한국 정부도 국민 70%에 대한 2차 접종이 끝나는 10월 이후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부스터샷을 맞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부스터샷의 접종대상과 시기를 묻는 질의에 "하반기 추가접종이 이뤄진다면 고령층이 우선적 검토대상이 될 것"이라며 "추가 접종도 조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대상이라든지 시기는 전문가들과 논의 중에 있고, 향후에 접종계획을 마련해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이미 부스터샷에 쓸 화이자 백신 물량 3000만 회분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내년에 3000만 회분을 더 구매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며 "델타 변이 확산으로 면역 지속 기간이 짧아져 면역을 높이기 위한 추가접종의 목적도 있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 가능한 개량된 백신을 받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각국이 부스터샷 접종을 검토하는 이유는 ‘델타 변이’의 전 세계적 확산 때문이다. 델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나 영국에서 발생한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높고 기존에 개발된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132개국에서 변이가 확인됐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14일 국내 감염 사례의 26.8%인 3235건을 분석한 결과 2759건이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85.3%가 델타 변이로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나면 일정한 시간 뒤 면역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점과 미국 존슨앤드존스의 제약 부문 계열사 얀센이 만든 백신의 경우 예방효과가 충분히 못하다는 점 때문에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얀센 백신 접종자는 112만9777명으로 이 중 932명이 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난 뒤 코로나19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로 보고됐다.

 

얀센 백신 접종자의 돌파감염 발생률은 0.082%로 다른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0.046%나 화이자 0.015%보다 높다. 방대본 지난달 설명회에서 "코로나19 전파 양상을 분석해 보면 또래집단을 통한 전파가 많고, 활동량이 많은 사람이 많이 감염된다"며 "얀센 백신은 예비군과 민방위 등 30·40대 남성이 주로 맞았는데, 이 또래의 경우 백신 접종률은 낮고 활동량은 많다 보니 고령자 위주인 다른 백신 접종자보다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컸다"고 밝혔다. 

 

하지만 WHO를 비롯한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현재는 추가접종보다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늘려야 한다는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카를로스 델 리오 미국 에모리대 감염병학과 교수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를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부스터샷 접종이 몇가지 질문에 답을 줄 수 있겠지만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이 전체 인구 대비 절반 미만인 상황에서 접종률이 높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전체 미국인에 대한 접종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각국의 부스터샷 접종 움직임은 전 세계 백신 불평등의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나라의 인구 10%가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적어도 9월 말까지 부스터샷을 유예할 것을 촉구한다”며 “가장 취약한 이들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데 전 세계 백신 공급량 대부분을 이미 사용한 나라들이 더 많이 쓰겠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백신이 전 세계에 고루 보급되지 않는 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종식은 어려운 상황에 부스터샷 접종이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처방이란 지적이다.


또 다른 일각에선 부스터샷에 대한 엄밀한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약사의 백신판매 전략에 휘둘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16일(현지시간) 백신 부스터샷에 대한 초기 임상시험 데이터를 제출했다. 양사는 2회차 접종을 마친 지 8∼9개월 후 세 번째 백신을 투여하면 코로나19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중화항체가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메리온 페퍼 미국 워싱턴대 면역학과 교수는 “부스터샷을 통해 면역체계를 과도하게 자극하면 신체가 특정 질병과 싸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런 현상은 코로나19에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라리아에서는 증명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알리 엘레베디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면역학과 교수도 “화이자는 부스터샷 임상시험에서 일부 예비 데이터를 공유했다”며 “실제로 질병으로 보호받는 정도를 불완전하게 보여주는 지표인 혈액 내 항체 수준만 공개하고 관찰기간도 한달에 불과하다. 효과 판단을 위해선 최소한 6개월 정도의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2021.08.18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