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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 방사선 노출 줄인다...AI로 저선량 CT영상 고화질로

산포로 2022. 9. 21. 15:23

암 진단 방사선 노출 줄인다...AI로 저선량 CT영상 고화질로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 의료 AI 활용사례 소개
 
왼쪽부터 일반적인 선량을 사용한 CT 검사 영상물과 저선량 CT 검사 영상물. 저선량 CT 검사 영상물에는 AI 프로그램이 적용돼 병변이 뚜렷하게 나타나도록 했다. 촬영 박정연 기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는 간암, 폐암과 같은 주요 암을 진단하기 위해 이뤄진다. 가족력이 있는 등 위험군의 경우 검사를 자주 받아야 할 수도 있는데 검사를 할 때마다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문제가 있다. 촬영 과정에서 선량을 줄일 수 있지만 얻게 되는 영상물의 화질이 저하된다.

 

최근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은 상대적으로 방사선량이 적은 장비로 촬영한 CT 검사 결과지의 화질을 기존과 같은 수준의 선량을 사용한 영상물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활용되고 있다. 적은 선량을 사용한 CT 촬영물로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지면 환자들의 방사선 노출 부담이 크게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오세아니아 영상의학회 학술대회 및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AOCR2022 & KCR2022)’에선 영상의학 검사 과정에서 AI 의료 프로그램이 도입된 주요 사례가 소개됐다.

 

이날 학회에서 발표한 이동호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기존 방사선량의 약 30%만을 사용해 촬영한 저선량 CT 검사 결과지를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AI 의료 프로그램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간암이 의심되는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기존과 같은 수준의 선량을 사용한 CT와 기존 선량의 3분의 1 정도만을 사용한 CT 영상물을 확보했다. 적은 선량을 사용한 CT 검사 결과지에는 AI 의료 프로그램이 적용됐다. 간암 환자의 CT 검사 결과지 수만건을 학습한 AI는 노이즈가 잔뜩 낀 저화질의 사진에서 나타난 작은 병변의 흔적만으로 얼마나 병변이 퍼져있는지 추측해 표시했다.

 

실제 두 영상물을 판독의에게 제공한 결과 판독 정확도엔 큰 차이가 없었다. 기존 방사선량을 사용한 CT와 저선량 CT 모두 95.8%의 정확도로 간암을 진단해냈다. 이 교수는 “간암환자와 복부질환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CT 검사를 받게 되면서 방사선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어나게 된다”며 “최근에 개발된 의료 AI 프로그램은 CT에 사용하는 방사선량을 대폭 줄이면서도 고화질의 영상을 얻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의료 AI 프로그램이 CT 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량을 한계까지 줄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남주강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이날 학회에서 저선량 CT의 25% 가량의 선량을 사용한 ‘초저선량 CT’ 검사 결과지의 품질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폐암 의심 환자 100명의 저선량 CT와 초저선량 CT 검사 결과지를 각각 판독의에게 제공하고 폐결절을 발견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판독의들은 두 검사 결과지에서 유사한 수준의 판독 정확도를 보였다. 저선량 CT 검사 결과지를 활용한 판독 정확도는 78.9%였으며 초저선량 CT 검사 결과지를 사용한 판독 정확도는 81.1%였다. 더 적은 선량을 사용한 CT 검사결과지에 의료 AI프로그램을 적용하자 오히려 정확도가 높아진 것이다. 

 

해당 의료 AI 프로그램을 개발한 김종효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클라리파이 대표)는 “CT는 엑스레이(X-RAY)에 비해 수십 배 많은 방사선을 방출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궁극적으로는 기존 CT 선량의 10 분의 1, 수준의 선량을 사용한 영상물만으로 질환을 진단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2022.09.2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