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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 백신' 개발 어디까지? 과제는 효능 측정법 개발

산포로 2022. 6. 8. 09:16

'암 예방 백신' 개발 어디까지? 과제는 효능 측정법 개발

초기 임상시험 다수 진행중…백신 효과 측정에 어려움

 

 
암 치료를 위해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백신을 예방용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현재 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암 예방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이 여러 건 진행되고 있다. 과제는 시험 대상자들이 암에 걸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백신의 성공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백신을 이용한 암 예방은 본격적인 종양이 형성되기 전 초기 종양 세포를 공격하도록 면역체계를 자극시켜 암을 예방하는 원리다. 이를 위해 암세포의 단백질 또는 항원의 조각을 전달하는 방식이 사용되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은 아니나 최근 암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암 예방 백신의 가능성이 재조명 되고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나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 바이러스 등 특정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암 예방 백신은 이미 개발이 완료돼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암은 비바이러스 성으로 이러한 암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현재 NBCC(National Breast Cancer Coalition)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연구팀을 포함해 몇몇 팀에서 예방 백신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초기 암의 유전적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 확보와 초기 종양세포가 면역체계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연구자들은 종양세포에서 발현되는 다양한 항원을 대상으로 암 예방 백신을 개발 중이다. 종양항원(tumor antigens, 건강한 세포에는 드물지만 암세포에 풍부한 분자표지자), 신생항원(neoantigens, 종양 세포에서만 발견되는 단백질), 단일항원(single antigen) 또는 다항원(multi-antigen)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최선의 백신 전략을 탐색하고 있다.

Penn Medicine 연구팀은 유방암 및 기타 일부 암의 위험을 높이는 암 유전자인 BRCA1 또는 BRCA2의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팀은 암이 발생한 후 관해 상태에 있는 16명을 대상으로 백신에 대한 안전성 및 면역 반응을 연구 중 이다. 내년에는 암에 걸린 적이 없는 BRCA 돌연변이 보유자 28명에게 백신을 시험할 예정이다. 

Cleveland Clinic의 Vincent Tuohy 연구팀은 alpha-lactalbumin을 표적으로 삼중음성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의 1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임신 후기와 모유 수유 중에만 생성되는 alpha-lactalbumin이라는 유방 세포 단백질은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70% 이상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임신 계획이 없는 2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면역반응 유도를 확인할 계획이다.

Johns Hopkins University 연구팀은 암에 걸리지 않았지만 유전적 돌연변 및 가족력으로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은 25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돌연변이 KRAS 펩타이드를 함유한 백신의 안전성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MD Anderson Cancer Center의 Vilar-Sanchez 연구팀에서 개발한 백신은 Lynch 종양에서 발견되는 무려 209개의 프레임이동(frameshift) 신생항원에 대한 DNA를 전달하도록 변형된 바이러스로 구성돼있다. 올 6월쯤 시작되는 임상시험은 린치 증후군이 있는 45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역반응, 용종이나 종양 형성에 명백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한다.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다음 단계로 5~10년에 걸쳐 수백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암 예방 백신의 개발과 관련해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김은중 전 연구원은 "가장 큰 과제는 백신의 효능을 판단하기 위해 건강한 사람들이 암에 걸릴 때까지 수십년을 기다리지 않고도 성공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양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 모든 예방 백신의 승인까지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결장암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의 폴립 성장 감소'와 같은 대체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mRNA 백신의 성공을 기반으로 지질 입자를 사용해 항원 mRNA를 세포로 운반하는 예방용 mRNA 백신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약사공론](kpanews.co.kr) 배다현 기자 dhbae@kpanews.co.kr 2022-06-04 05:5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