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으로 의식의 깊이 측정해 의식 수준 설명하는 기술 개발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 이성환 교수(교신저자)와 이민지 박사(제1저자)의 연구 논문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유럽 현지시간 2월 25일 게재됐다.
게재된 이성환 교수팀의 논문 「Quantifying Arousal and Awareness in Altered States of Consciousness using Interpretable Deep Learning」은 설명 가능한 딥러닝을 사용하여 매우 짧은 뇌 신호만으로 의식의 깊이를 정량화할 수 있는 의식 지표인 ‘Explainable Consciousness Indicator(ECI)’를 제안했다.
의식의 정량화는 수면 장애 환자,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성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마취 심도 측정, 의식 장애 환자의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뇌과학 분야의 핵심 기술이다. 의식은 지각(awareness)과 각성(arousal)의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 가장 신뢰받고 있는 의식 지표로인 Perturbational Complexity Index(PCI)는 지각만을 측정할 수 있어 Ketamine과 같은 마취제나 꿈을 꾸는 Rapid eye movement(REM) 수면에서는 완전히 깨어있을 때와 구분이 불가능하다. 또한 최소 5분 정도의 뇌 신호가 필요로 하여 데이터 획득에 시간 소모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ECI지표는 각성과 지각 두 요소를 동시에 측정하는 세계 최초의 의식 지표로서 수면, 다양한 마취제를 활용한 마취 상태, 진단이 모호한 의식 장애 환자의 경우에도 모두 명확한 구별이 가능하다. 또한 1초 가량의 짧은 뇌 신호만으로도 실시간으로 의식의 깊이를 측정이 가능하고, 의식 수준과 관련 뇌 활성 부위를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인 지표이다.
이성환 고려대 교수는 “사람들은 흔히 불러서 반응이 있으면 의식이 있고, 반응이 없으면 의식이 없다고 간단하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의식은 굉장히 복잡한 뇌의 정신 작용”이라며 “이번 논문은 의식의 수준을 각성과 지각 두 요소에서 실시간으로 정량화하여 설명해주는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면, 마취, 질병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의식 지표로서, 수술 중 환자의 마취 심도를 측정한다거나, 식물인간과 같은 의식 장애 환자의 진단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환자는 데이터를 길게 획득하기 어려운데, 짧은 신호로 신뢰성 있는 지표를 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University of Wisconsin at Madison, University Hospital of Liège 연구 팀과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대학원지원사업’과 ‘AI혁신허브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논 문 소 개 ]
제목 : Quantifying Arousal and Awareness in Altered States of Consciousness using Interpretable Deep Learning(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2-28451-0)
■ 의식은 각성(arousal)과 지각(awareness)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정의될 수 있다. 각성은 불렀을 때 반응하는 것으로 전반적인 깨어있는 상태를 뜻하고, 지각은 파란 삼각형과 빨간색 원을 구분할 수 있는 것, 즉 주관적인 인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꿈을 꾼다고 알려져 있는 렘(rapid eye movement) 수면의 경우, 우리가 부르면 움직이지 않으므로 각성은 낮지만, 꿈속에서 파란 삼각형과 빨간색 원을 구분할 수 있으므로 지각은 높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의식의 깊이를 측정하는 것은 마취 심도 측정 및 의식 장애 환자의 진단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지금까지 의식 지표는 각성 또는 지각을 각각 구분하였을 뿐, 이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나타낼 수 없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사용하는 Perturbational Complexity Index(PCI)는 지각만을 측정할 수 있으며, 경두개 자기자극(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기반의 뇌 신호를 사용하고, 최소 5분 정도의 뇌 신호가 필요로 하여 데이터 획득에 시간 소모가 많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다소 떨어진다.
■ 이성환 교수 연구팀은 의식의 깊이를 정량화할 수 있는 Explainable Consciousness Indicator(ECI)라는 새로운 의식 지표를 제안하였다. 이 지표는 딥러닝을 사용하여 각성과 지각 각 요소에서 각 특징을 스스로 학습하게 하였다. 따라서 의식의 두 요소인 각성과 지각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으며, 경두개 자기자극 기반의 뇌 신호뿐만 아니라 휴식 상태의 뇌 신호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사용자 독립적 모델을 사용하여 단 1초의 짧은 뇌 신호만으로도 계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매우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제안하는 ECI는 수면, 마취, 의식 장애 환자와 같은 다양한 조건에서 검증해보았으며,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모두 적용이 가능하였다. 특히 수술 중 각성을 방지할 수 있는 마취 심도 측정은 매우 중요한데, 본 기술은 직접적으로 수술 중 의식 상태를 측정할 수 있으며, 무반응 각성 증후군(unresponsive wakefulness syndrome, UWS, 식물인간)이나 최소 의식 상태(minimally conscious state, MCS) 환자와 같은 의식 장애의 진단에도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는 두 가지 의식 요소를 동시에 구분함으로써, 기존에 구분이 불가능했던 다양한 의식 상태를 분류할 수 있도록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향후 수면 모니터링, 수술 시 마취 심도 측정, 의식 장애 환자의 진단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1. 수면, 마취, 의식 장애 환자에서의 ECI
ECIaro(X축)은 각성(arousal)을 나타내고, ECIawa(Y축)은 지각(awareness)를 나타낸다.수면(왼쪽)에서NREM(non-rapid eye movement) 수면은 각성과 지각이 모두 낮고,REM(rapid eye movement) 수면은 각성은 낮으나, 지각이 높으며, WFN(wakefulness, 깨어있음)은 각성과 지각이 모두 높다. 마취(가운데)에서는 Ketamine 약제 하의 마취 상태에서는 각성은 낮지만 지각은 높으며, Propofol과 Xenon 마취제 하의 마취 상태에서는 각성과 지각 모두 낮다. 각 약제를 투여하기 전 깨어있는 상태(W-K; Wakefulness before Ketamine, W-P; Wakefulness before Propofol, W-X; Wakefulness before Xenon)에서는 모두 각성과 지각이 높다. 마지막으로 의식장애환자에서는 MCS(minimally conscious state) 환자와 UWS(unresponsive wakefulness syndrome) 환자 모두 자극에 반응을 하므로 각성은 높으나, 지각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생명과학 고려대학교 (2022-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