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신약 블루오션, 13조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잡아라

산포로 2024. 1. 5. 10:14
신약 블루오션, 13조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잡아라
 
향후 5년 내 치료시장 4조원 성장 전망...연평균 성장률 25% 수준
글로벌 빅파마·토종제약 R&D 격차 적어 대등한 입장서 경쟁
항암·면역·대사·만성질환 치료영역 확장...선진국, 규제개선 속도전
미국·유럽 시장 확대 일로...케미컬·바이오의약품 대비 성장 폭 빨라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수년 내 13조 외형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영역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명 '세컨드 게놈(Second Genome)' '제2의 장기'로 일컬어지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빅파마의 기존 기득권 신약 개발이 아닌 신생 바이오텍을 포함해 개도국도 R&D 출발선상이 평등하게 주어져 도전과 투자 가치 그리고 가능성이 케미컬·바이오의약품 보다 높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존재, 우리 몸을 함께 공유하며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들의 총합으로 혁신신약,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진단 등 모든 헬스케어산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확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을 리딩하고 있는 북미와 EU에서는 10년 전부터 정부 주도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빅파마들도 전략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에 투자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달로 인한 질병 연관성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전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속도와 특성, 작동기전 분석 기술을 지원하면서 이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최초 신약은 페링제약 리바이오타(Rebyota, 개발명 RBX2660)로 2022년 11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을 적응증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약물은 대변미생물이식(FMT) 방식으로 직접 직장에 투여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어 투약 방식 면에서 대중적 상용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후 2023년 4월, 같은 적응증을 대상으로 미국 세레스테라퓨틱스가 경구용 치료제 보우스트(Vowst, 개발명 SER-109)의 FDA 승인을 획득했다.

보우스트의 개발은 리바이오타의 투여방식 한계로 발생하는 상용화 장벽과 미생물 치료제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일거에 해소하며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 영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보우스트는 론칭 4 개월 만에 미국 내 처방 1500건을 돌파, 순매출 750만 달러(약 100억원)를 기록하며 미지수였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의 성공적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 영역은 CDI 치료제와 같은 염증질환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 면역 질환(아토피 등), 비만,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등과 더불어 장내미생물을 매개로 장신경계와 중추신경계가 연결되어 상호작용한다는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에 의거한 뇌 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마트 파마(MaaT Pharma)는 급성 이식편대숙주병 FMT 치료제 후보물질인 MaaT013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다.

지난 2023년 12월 개최된 제65회 미국혈액학회 연례회의(ASH 2023)에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EAP)을 통해 MaaT013으로 치료받은 111명의 급성 이식편대숙주병 환자에서 그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며 차기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가능성을 보였다.

이외에도 미국 오셀사(Osel Inc.)는 질 유래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크리스파투스(Lactobacillus crispatus) CTV-05 균주를 활용한 질 도포형 세균성 질염 치료제 후보 물질 LACTIN-V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베단타 바이오사이언시스(Vedanta Biosciences Inc.)와 에이오바이옴(AOBiome Therapeutics, Inc.)은 각각 CDI, 아토피/여드름을 적응증으로 임상 2상을 완료하고, 3상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경구제형과 더불어 스프레이, 도포형 등 비교적 다양한 제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외 기업들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복용편의성을 높인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엔테로바이옴은 ‘EB-AMDK19(파이프라인명 ETB-D01)’을 활용해 경구용 아토피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다.

EB-AMDK19은 건강한 한국인의 장에서 분리한 극혐기성·난배양성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 물질로, 면역세포의 일종인 Th1/Th2 사이토카인 균형을 통해 면역 과민반응을 억제하고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유도해 아토피 증상을 완화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관련해서 엔테로바이옴은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 균주를 활용한 세계 최초 아토피 질환 대상 특허를 획득했다. 현재 해당 균주를 대상으로 비임상 독성시험을 완료해 내년 상반기 IND 신청을 계획 중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CJRB-101’은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했음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비소세포폐암 등의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김치 유래 유산균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 활용 경구용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면역항암제(키트루다)의 병용투여 방식으로, 암 조직 성장을 억제하는 M1 대식세포를 활성화하고 암을 키우는 M2 대식세포는 M1으로 바꾸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현재 식약처, FDA로부터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쎌바이오텍은 한국인의 대장에 서식하는 김치유산균을 활용한 경구용 대장암 치료제 ‘PP-P8’을 개발 중이다.

김치 유산균 페디오코커스 펜토사세우스(Pediococcus pentosaceus) 특허 균주에 락토바실러스 람노수스(Lactoibacillus rhamnosus)에서 유래된 P8이라는 항암 단백질이 분비하게 만든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이다.

항암 단백질 P8이 대장암 세포 내로 침투해 대장암의 성장 촉진 유전자를 감소시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며, 현재 식약처에 IND를 제출한 상태다.

지놈앤컴퍼니의 ‘GEN-001’은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 분리한 락토코커스 락티스(Lactococcus lactis) 단일 균주를 개량해 경구제형으로 만든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GEN-001은 체내 면역을 활성화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며, 현재 위암 대상으로 머크·화이자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와 병용으로 임상 2상을 수행하고 있고, 담도암 대상으로는 미국 MSD의 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아이바이옴의 ‘GB-104(파이프라인명GB-X01)’은 건강한 성인 여성에서 분리한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Lactobacillus plantarum) 단일 균주를 활용한 경구용 대장암 치료 후보물질이다.

해당 물질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종양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대사체를 억제하고, 면역세포 활성화를 통해 종양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지난 2월 식약처로부터 IND 승인을 받고 현재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마이크로바이옴 전체 시장 규모는 2022년 61.8억 달러(약 8조원)에서 연평균 13.1%로 성장해 2026년에는 100.9억 달러(약 1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치료제 시장은 2021년 5억3500만 달러(약 7000억원)에서 2022년 첫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리바이오타의 승인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해 2029년에는 31억 달러(4조원)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시장규모는 연평균 성장률이 24.9%로 전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성장률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데일리팜](dailypharm.com) 노병철 기자 (sasiman@dailypharm.com) 2024-01-03 12: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