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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AI 전성시대 … 연구소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산포로 2024. 6. 4. 09:18
신약 개발 AI 전성시대 … 연구소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GC녹십자 목암연구소 AI 전문가 신현진 신임 소장 취임

종근당, LG화학 AI 신약개발 주도 곽영신 연구소장 영입

대웅제약, 국내 최초 AI 신약 개발 전담팀 신설·운용
 
[사진=언스플래시 재가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면서 R&D를 진두지휘하는 연구소의 조직 구조와 중추 인력 구성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의·약사 또는 화학 전공자가 출신이 주를 이뤘던 연구소장들까지 AI 전문가로 바뀌는 추세다.

 

#GC녹십자의 비영리 연구재단법인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최근 신현진 부소장을 신임 소장으로 선임했다.

 

신 소장은 서울대 전기공학부 졸업 후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의생명공학 석사와 의생명정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다나- 파버 암연구소를 거쳐 다케다제약 미국법인에서 생명정보학‧전산생물학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2021년 목암연구소에 합류해 전문 분야인 생명정보학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주도해 왔다. 현재 메신저 리보핵산(mRNA)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AI 신약개발플랫폼 구축을 비롯한 AI 신약 개발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며 서울대병원,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KAIST 등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AI 신약 개발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22년으로, 당시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으로 꼽히는 김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연구소장으로 선임돼 큰 이슈가 된 바 있다.

 

김선 전(前) 소장은 미국 듀퐁중앙연구소 선임 연구원을 거쳐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인디애나대 컴퓨터정보학 부교수,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학과장 등을 역임한 AI 분야 전문가다.

 

목암연구소는 신현진 신임 소장을 선임하는 동시에 김 전 소장을 연구소 자문으로 위촉하고 국내 AI 신약개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AI 신약개발 전문가인 곽영신 LG화학 수석연구위원을 자사의 신약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곽 소장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엘리아스 제임스 코리 교수 지도 아래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쳤다.

 

2004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바이오의약연구소 신약 개발팀에 합류했다. 2009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의약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고려대학교 약학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LG화학 신약연구센터로 자리를 옮겨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주도했다. 지난해 3월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가 발족한 AI신약개발전문위원회의 위원을 맡았다.

 

종근당은 지난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신약 후보 물질 발굴 플랫폼 고도화를 선언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곽 소장 선임은 이러한 회사의 R&D 전략을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1년 국내 최초로 AI 신약개발을 전담하는 ‘AI 신약팀’을 신설해 운용 중이다. 팀을 이끄는 신승우 팀장은 국립보건원과 한국고등과학원에서 당뇨병 연구와 단백질 구조 예측을, 순천향대 부천병원과 신테카바이오에서 AI 활용 연구를 수행한 전문가다.

 

AI 신약팀은 국내 제약사 중 최고 수준의 가상 물질 탐색 라이브러리(library)를 구축, 신물질 발굴에 적용하고 있다. 후보물질 도출 후에는 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예측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에도 AI를 활용한 첨단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신설된 지 3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웅제약의 AI 신약팀은 신약개발에 즉각 이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 종의 분자모델을 전처리를 거쳐 자체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이를 재료로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해 내는 독자적 ‘AI 신약개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이미 굵직한 성과들을 도출해 내고 있다.

 

AI 신약팀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의 명칭은 ‘다비드(DAVID, Daewoong Advanced Virtual Database)’다. 해당 DB를 이용해 골리앗 같은 글로벌 빅파마들와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한 DB를 신약 후보 물질 탐색의 첫 단계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툴인 ‘AIVS(AI based Virtual Screening)’를 개발하고,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와 ‘AIVS’에 기반한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DAISY, Daewoong AI System)’를 사내에 오픈하기도 했다.

 

AI 신약팀은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체 AI 시스템으로 단 두 달 만에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원들이 1년 넘게 고민하던 난제를 AI로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AI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로 특허까지 가능한 ‘선도물질’을 확보하는 데는 단 6개월이 걸렸다. 기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 최소 1~2년 소요될 프로젝트였다.

 

대웅제약은 이러한 AI 신약팀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개발(Drug Development) 전주기로 AI 기술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신약 개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성공률 또한 높여 줄 수 있어서 제약업계에서도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며 “다만, 제약사들이 보유하지 않은 기술 영역인 만큼, 상위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외부에서 AI 전문가 영입이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헬스코리아뉴스(hkn24.com) 이순호 admin@hkn24.com 2024.06.04 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