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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났던 비만치료제 '찬물'···자살 부작용에 재검토 착수

산포로 2023. 12. 14. 09:41

신바람 났던 비만치료제 '찬물'···자살 부작용에 재검토 착수

유럽의약청, GLP-1 계열 약물 부작용 관련 제약사들 데이터 요청…내년 4월까지 검토 연장
‘위고비’ 국내 출시 영향 받을까

 

▲ 비만 치료제 시장에 이른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 계열 약물에 자살 부작용 이슈가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김동주 기자] 비만 치료제 시장에 이른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 계열 약물에 자살 부작용 이슈가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 비만치료제, 자살 충동 유발한다?…유럽, 내년 4월까지 추가 검토

유럽의약청(EMA)은 최근 당뇨병 및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하는 일부 환자의 자살 충동과 관련된 추가 조사를 위해 관련 제약사들의 데이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상 의약품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들로 노보노디스크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릴리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등이다.

EMA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현재로서는 인과관계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몇 가지 확인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

EMA의 이번 발표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된 GLP-1 약물들에 대한 자살 충동 및 자해 부작용 사례 검토에 따른 조치이다.

EMA는 앞서 아이슬란드 의약품청으로부터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의 활성 성분에 대한 2건의 사례와 ‘오젬픽’과 ‘위고비’의 활성 성분에 대한 1건의 보고를 받았으며 의약품에 대한 의심되는 부작용을 등록하는 시스템을 통해 150건의 이상 사례를 보고받은 바 있다.

EMA에 따르면 지난 7월 발표 때보다 의심 사례는 추가로 20여 건 늘어났다.

당초 EMA의 조사는 지난 11월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추가로 6개월이 연장된 오는 2024년 4월 회의에서 이 주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노보 노디스크 측은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에 대해 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GLP-1 계열 약물에 부작용 이슈를 들여다보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FDA는 2010년부터 2023년 6월까지 GLP-1 약물을 복용한 환자에게서 자살 충동 등에 대한 265건의 이상 사례를 보고받았다. 다만 FDA는 보고서에 대해 검토는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조치는 내놓지 않고 있다.

 

◇ 국내 영향 없을까? ‘위고비’ 올해 4월 품목허가 후 정식 출시는 아직

 

유럽발 부작용 이슈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게 되면서 ‘위고비’,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4조3000억원대였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규모는 올해 2배가 넘는 10조12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아이큐비아,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1757억원으로 2018년 968억원에서 4년간 81.5% 증가했다.

 

비만은 고혈압과 2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및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비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국내 비만율은 2021년 37.1%에 달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은 ‘위고비’는 기존 삭센다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위고비’는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로 약 13kg을 감량했다"고 소개하면서 크게 유명세를 탔다. 또한 미국을 대표하는 셀럽인 킴 카다시안이 마릴린 먼로의 옷을 입기 위해 ‘위고비’를 처방받아 3주 만에 7.5kg을 줄였다고 밝히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앞서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4월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았지만 아직 정식 출시 되지 않았다.

 

이르면 오는 2024년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는 일부 전망이 있었으나 EMA가 자살충동 등 부작용과 관련된 추가 검토를 내년 4월까지 연장하기로 한 만큼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가 조사를 성실하게 받고 있다”며 “‘위고비’의 국내 출시 일정은 현재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mdtoday.co.kr)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2023-12-14 07:4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