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①] 기술특례상장 제도 도입 20주년…‘빅 바이오텍’ 알테오젠, 코스닥 시총 1위 등극
- 2005년부터 작년까지 총 134곳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기술특례상장 통해 코스닥 시장 입성
- 작년 말 기준 시가총액 47조원 달해, 전년보다 10조원↑…코스닥 시장 전체 시총 14%에 육박
- 92곳 1년 사이 시총 감소, 총 7조6400억원가량 증발…알테오젠 시총은 11조원 넘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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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올해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을 맞는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현재 영업실적은 미미하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이 전문 평가기관의 기술 평가 또는 상장주선인의 추천을 통해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지난 2005년 바이오 업종에 대해 최초로 도입됐다.
2005년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34곳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34곳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시가총액(기업가치)은 지난해 말 기준(12월 30일 종가 기준) 47조원에 달했다. 이는 코스닥 시장 전체 시총의 14%에 육박한다. 2023년 말과 비교하면 10조4000억원가량이 불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총 17곳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했는데, 이들 기업의 작년 말 기준 시총은 2조5840억원이었다. 나머지 증가 폭은 코스닥 시총 1위인 알테오젠의 시총 증가가 메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알테오젠은 1년 사이 무려 시총이 11조원 넘게 증가했다. 알테오젠 외 나머지 41곳도 총 6조6640억원이 시총이 불어났다. 반면 총 134곳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술특례상장 기업 중 3분의 2가 넘는 92곳이 1년 사이 시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92곳의 시총은 총 7조6400억원가량이 증발했다.
지난해 대부분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술특례상장 기업 주가가 부진했지만, 알테오젠의 기업가치 상승이 전체 바이오·헬스케어 기술특례상장 기업 시총 상승을 주도한 것이다. 알테오젠은 코스닥 시총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에서는 기업가치가 10조원 이상의 기업들을 빅 바이오텍(Big Biotech)이라고 부른다. 작년 말 기준 알테오젠의 시총은 16조50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글로벌 제약사 MSD(미국 머크)와 일본 다이이찌산쿄에 각각 기술수출을 성공한 영향이다.
신약 연구개발(R&D) 역량과 글로벌 기술수출(L/O) 성과로 빅 바이오텍에 등극한 알테오젠 사례는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하는 기업과 이미 상장한 기업들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특히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인 ‘ALT-B4’는 플랫폼 사업의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제형의 항체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변경해 주는 히알루로니다아제 플랫폼 기술인 ‘하이브로자임(ALT-B4)’을 보유 중이다. SC 제형은 IV 제형보다 투약 편의성이 높고 주사제 주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에 늦게 뛰어든 MSD는 연매출 37조원으로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자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의 파트너로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을 선택했다. 또 항체약물접합체(ADC) 1위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도 알테오젠의 기술을 활용해 SC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1년 사이 시총이 1조원을 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4곳에서 6곳으로 늘어났다. 기존 알테오젠·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루닛·에이비엘바이오에 이어 펩트론과 보로노이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6곳 중 알테오젠·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펩트론 등은 1세대 바이오 벤처로 분류된다. 특히 연세대 생화학과 동문이기도 한 3사 대표(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모두 초기 LG화학 제약사업부에서 근무하며 신약과 바이오 플랫폼 개발 노하우를 축적한 인물들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과 성장성은 있지만, 재무여건(예를 들면 적자)상 기업공개(IPO)가 어려운 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해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담보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고하도록 돕는 ‘상장 특혜’를 주는 제도를 말한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 상장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자금난으로 무너지는 막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기술특례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수는 지난해(2023년 9곳→2024년 17곳) 턴어라운드를 달성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 20주년을 맞는 올해 또 다른 빅 바이오텍이 등장할지 이목이 주목된다.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입력 2025.01.0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