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네트워크의 연결을 실시간으로 조절 가능한 신경칩 플랫폼 개발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남윤기 교수 연구팀이 나노입자 기술을 기반으로 시험관 조건에서 배양한 신경 네트워크의 연결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신경칩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경 네트워크의 구조를 조절하기 위한 기존의 많은 세포 형태화 기술이 세포 배양 이전 단계에만 적용 가능한 데 반해, 네트워크의 발달 및 성숙 단계에서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홍나리 박사과정(지도교수:남윤기)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2월 9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Thermoplasmonic neural chip platform for in situ manipulation of neuronal connections in vitro, www.nature.com/articles/s41467-020-20060-z)
우리 뇌의 복잡한 구조를 모방하는 신경 네트워크 모델을 체외 조건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신경세포의 위치와 연결을 원하는 구조에 맞춰 정렬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의 미세공정 기법을 통한 신경세포 형태화 기술이 개발돼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은 세포를 배양하기 전에 배양기판의 표면을 개질하는 방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배양 초기 단계에서 원하는 네트워크의 구조를 통제하는 것은 가능하나, 이후 수일 또는 수 주에 걸친 세포 간 네트워크 형성 과정 중에 네트워크 연결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세포 배양 중에도 신경 네트워크의 구조와 기능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아가로즈 하이드로겔 (agarose hydrogel), 금 나노막대, 미세 전극 칩' 기반의 신경 칩 플랫폼을 제작했다. 해초로부터 추출한 물질로 조직공학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아가로즈 하이드로겔은 신경세포의 흡착을 방해하는 세포 반발성을 가지고 있어, 배양기판 상에 다양한 형태의 패턴을 제작해 이 물질이 없는 영역에만 한정적으로 신경 네트워크를 형성시킬 수 있다.
또한 아가로즈 하이드로겔은 열에 의해 녹는 특성이 있어, 국소적인 열을 통해 특정한 위치의 하이드로겔을 제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원하는 영역에만 국소적 열을 발생시키기 위한 매개체로 금 나노막대를 사용했다. 금 나노막대는 근적외선을 선택적으로 흡수해 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광열 특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미세 전극 칩은 신경세포의 전기적 신호를 비침습적으로 장기간 측정한다.
연구진은 배양기판인 미세 전극 칩 위에 금 나노막대 층을 형성하고, 그 위에 미세 패턴을 지닌 아가로즈 하이드로겔 층을 제작함으로써, 각 미세 패턴 안에 독립된 신경 네트워크들을 구축했다. 다음으로 개발된 플랫폼을 통해 세 가지의 다른 조작 방식으로 신경 네트워크의 구조와 기능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첫 번째로는, 금 나노막대 층에서 발생하는 열을 통해 네트워크 사이에 하이드로겔을 국소적으로 제거했으며, 제거된 영역을 따라 신경돌기(축삭)가 생장해 새로운 신경 연결이 생성됨을 확인했다. 두 번째로는,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있는 신경돌기에 직접 열을 가함으로써 원하는 신경 연결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음을 관찰했다. 이러한 신경 연결의 생성과 제거 기술을 미세 전극 칩 상에서 실행함으로써, 연구팀은 네트워크의 구조적 변화에 의한 기능적 연결성을 분석할 수 있었다. 세 번째로는, 광열 자극을 이용한 신경 활성 억제 현상을 이용해 개별 네트워크의 활성 변화를 조절하면서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 간의 기능적 연결성을 대응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남윤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신경 세포 칩 플랫폼은 신경회로의 구조와 기능을 세포 발달과정 중에 조절할 수 있다ˮ며, "앞으로 뇌신경과학 연구를 위한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체외 신경 모델을 구현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와 글로벌박사양성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연구개요
1. 연구 배경
체외 신경 네트워크는 체내 조건보다 접근성이 좋고 조작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뇌의 구조와 기능 간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한 실험 모델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뇌의 복잡한 구조를 모방하는 체외 신경 네트워크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배양되는 신경세포의 위치와 연결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하며, 구현된 모델의 기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신경 네트워크의 신호를 측정·조절하는 방법이 요구된다. 기존의 많은 연구에서 다양한 방식의 미세공정 기법을 적용한 물리적·화학적 패터닝 방법이 개발되었으나, 대다수 기술은 신경세포를 배양하기 전 단계에서만 적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신경 네트워크의 특정한 구조에 따른 기능적 활성의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배양 후의 네트워크 발달 및 성숙 과정에서도 구조적인 연결 변화를 유도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기능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금 나노막대의 열-플라즈모닉 현상과 아가로즈 하이드로겔을 이용한 미세 패터닝 방법을 결합하여, 신경 네트워크 배양 중에도 실시간으로 구조와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나노 광열 신경칩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2. 연구 내용
신경 네트워크의 구조 및 기능을 조절하기 위한 신경칩 플랫폼은 열 감응성의 아가로즈 하이드로겔층, 근적외선 영역에서 광열 효과를 나타내는 금 나노막대 층, 신경 신호를 측정하기 위한 배양기판인 미세전극칩으로 구성되었다. 열에 의해 용융 되는 특성을 가진 아가로즈 하이드로겔은 신경세포가 배양기판에 부착되는 것을 방해하는 세포 반발성 물질로, 소프트 리소그래피를 통해 미세 패턴을 제작함으로써 원하는 크기와 형태의 신경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금 나노막대 층은 하이드로겔층과 미세전극칩 사이에 위치하며, 근적외선 레이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여 특정 영역에 국소적인 열을 발생시킬 수 있다. 미세전극칩은 비침습적으로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를 장기간 측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네트워크의 기능적 연결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제작된 플랫폼상에 신경세포를 배양하여 독립된 여러 신경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금 나노막대 층에서 발생하는 국소적인 열을 통해 네트워크의 구조와 기능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세 가지의 조작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첫째, 아가로즈 하이드로겔을 국소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독립된 네트워크 사이에 새로운 신경 연결을 유도하였다. 둘째, 네트워크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신경돌기에 열을 직접 가함으로써, 원하는 연결을 선택적으로 제거하였다. 이때, 미세전극칩을 이용한 신호 측정을 통해, 새로운 연결의 생성 또는 제거에 의한 구조적 변화에 따라 네트워크의 기능적 연결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하였다. 셋째, 네트워크 단위로 열을 전달하여 하나의 네트워크 활성을 억제하고 그에 따른 연결된 다른 네트워크의 활성 변화를 정량하였으며, 이를 통해 네트워크 간의 기능적 연결을 매핑 하였다.
3. 기대 효과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나노 광열 신경칩 플랫폼은, 신경 네트워크의 발달 및 성숙 과정의 원하는 시점과 위치에 구조적, 기능적 변화를 유도해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장점은, 신경 네트워크의 구조-기능 관계 규명을 위한 체외 신경 모델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 질병, 손상, 재생 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어 그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다양한 약리학적, 전기적, 광열 자극을 복합적으로 접목할 수 있어, 이를 통한 뇌 신경 과학 분야 연구 및 질병에 대한 치료 전략 모색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과학 KAIST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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