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달물질 분비 조절하는 원리 밝혀내 … 뇌질환 치료 단초
DGIST(총장 국양) 뇌과학과 서병창 교수 연구팀은 신경세포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는 중요한 단백질인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의 활성에 대한 분자적 기전을 규명하였다고 23일(수) 밝혔다. 특정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의 활성만 조절하는 시스템 개발로 다양한 정신질환 및 만성통증 같은 신경성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칼슘이온의 유입을 조절하는 전압의존성 칼슘채널 중 ‘CaV2.2’채널은 신경세포의 축삭말단에 발현하여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함으로 신경세포간의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CaV2.2의 활성조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조울증, 정신분열증, 자폐증 같은 정신질환이나 뇌전증(간질), 만성통증 등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막은 인지질이라고 불리는 물질에 의해 형성되는데, 인지질 중 하나인 PIP2가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의 활성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여러 소단위체들이 결합하고 있는 복잡한 구조로 인해 PIP2가 어떻게 칼슘채널의 활성을 조절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었다.
서병창 교수 연구진은 다양한 수용체 및 이온채널들의 활성에 대한 PIP2의 분자적 기전에 대해 연구해왔다. 특히 연구진은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의 보조 소단위체인 β2 단위체의 세포막 결합 유무에 따라 칼슘채널의 PIP2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짐을 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β2 단위체의 세포막 결합 유무에 따라서 PIP2가 어떻게 CaV2.2의 활성을 다르게 조절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분자적 수준에서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CaV2.2 채널과 β2 단위체의 다양한 변이 모델들을 만들어 전기 생리학 기법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CaV2.2 채널에서 β2 단위체가 결합하고 있는 ‘I-II loop’ 와 전압감지 도메인 중 하나인 ‘S4II’에 PIP2가 각각 결합하여 채널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β2 단위체의 세포막 결합 유무에 따라 I-II loop에 PIP2가 결합하는 것이 결정되고 이로 인해 CaV2.2의 활성이 조절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아가, β2 단위체를 응용하여 CaV2.2의 I-II loop에 인위적으로 PIP2의 결합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실시간으로 CaV2.2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세포간의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CaV2.2 채널 활성의 새로운 작용 기전을 규명한 연구이다. 향후 자폐증, 조울증,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이나 뇌전증, 만성통증 같은 치명적인 신경성 질병 치료에 중요한 단초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DGIST 뇌과학과 박천규 박사가 제1저자로, 서병창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 ‘eLife’에 11월 14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기초연구기반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 구 결 과 개 요
Molecular basis of the PIP2-dependent regulation of CaV2.2 channel and its modulation by CaV β subunits(elifesciences.org)
Cheon-Gyu Park, Wookyung Yu, and Byung-Chang Suh
(eLife, on-line published on 14th Nov, 2022)
전압의존성 칼슘채널(CaV channel)은 세포막 탈분극에 의해 세포내 칼슘이온의 유입을 조절한다. 기존 연구에서 보조 소단위체인 β2 단위체의 세포막 결합유무에 따라 인지질 PIP2 (phosphatidylinositol 4,5-bisphosphate)에 대한 CaV 채널의 활성이 조절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분자적 기전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CaV2.2 채널과 β2 단위체의 다양한 변이 모델들을 만들어 전기생리학 기법으로 확인하였다. 그 결과, CaV2.2 채널에서 β2 단위체가 결합하고 있는 ‘I-II loop’ 와 전압감지 도메인 중 하나인 ‘S4II’에 PIP2가 각각 결합하여 채널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β2 단위체가 세포막에 결합하고 있으면 I-II loop에 PIP2가 결합하지 못하게 되며 이로 인해 CaV2.2의 PIP2에 대한 민감도가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β2 단위체가 세포막에 떨어져 있으면 I-II loop에 PIP2가 결합하게 되며 CaV2.2의 PIP2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게 된다. S4II에 결합하는 PIP2는 β2 단위체의 세포막 결합유무에 상관없이 결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세포간의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CaV2.2 채널 활성의 새로운 작용 기전을 규명한 연구로, 향후 자폐증, 조울증,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이나 뇌전증, 만성통증 같은 치명적인 신경성 질병 치료에 중요한 단초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세포막 인지질인 PIP2가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의 활성에 중요한 역할은 한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은 여러 소단위체들이 결합한 복합체로 이루어져 있어 중요성에 비해 PIP2가 어떤 원리로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의 활성을 조절하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CaV2.2 채널에 PIP2가 결합하는 2개의 site를 규명하였으며, β2 단위체의 위치에 따라서 I-II loop와 PIP2의 결합을 조절하여 CaV2.2의 활성을 조절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어디에 쓸 수 있나
CaV2.2 채널의 비정상적인 활성은 자폐증, 조울증,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이나 간질, 만성통증, 고혈압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본 연구를 통해 CaV2.2 채널의 활성 조절원리를 이해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로 적용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과 과제는
이번 연구는 세포 수준에서 분자적 메커니즘을 확인 한 경우이기 때문에 추후에 더 상위 개념인 동물 모델에서도 세포막 인지질인 PIP2가 CaV2.2 채널의 활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추가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인지질 PIP2는 세포막 안쪽에 존재하여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을 포함한 이온채널 및 수용체 같은 다양한 막단백질에 결합하여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신경세포간의 신호전달에 중요한 CaV2.2에 대한 PIP2의 조절에 대한 분자적 기전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고자 하였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CaV2.2 채널의 활성조절 기전에 대한 정확한 규명은 신경세포간의 신호전달기전에 대해 이해하는데 필수적이며, 동시에 관련된 여러 질병들에 대한 치료연구에 매우 중요한 방향을 제시 할 수 있다. 따라서 CaV2.2 채널의 세포막 인지질에 의한 조절 기전을 명확하게 증명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CaV2.2 채널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다른 종류의 전압의존성 칼슘채널의 활성 기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CaV2.2 채널과 관련된 신경성 질병의 치료 약물 개발에 도움을 제공하고 싶다.
[그림 1] β2 단위체에 의한 CaV2.2 채널의 활성 조절기전 모델
(그림설명)
본 연구에서는 CaV2.2 채널이 β2 단위체가 결합하고 있는 ‘I-II loop’ 와 전압감지 도메인 중 하나인 ‘S4II’에 PIP2가 각각 결합하여 채널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세포막에 자체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β2a 단위체는 I-II loop에는 PIP2가 결합하지 못하고 S4II에만 PIP2가 결합하게 하여 CaV2.2 채널의 PIP2에 대한 민감도를 적게 한다.
세포막과 결합하지 않는 β2c 단위체는 I-II loop과 S4II 둘 다 PIP2와 결합하게 하여 CaV2.2 채널의 PIP2에 대한 민감도를 크게 한다.
생명과학 DGIST (202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