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의료 AI로 질병 예측·치료 혁신 이룬다"
간암 생존율·에크모 치료 사망률 예측 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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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질병 예측 기술이 잇따라 개발돼 의료기기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간암 최적 치료법과 생존율 예측, 복잡한 미생물 대사 과정 설명, 에크모 치료 시 사망률 예측할 수 있는 AI기술을 잇따라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 최근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 고대구로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경화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광현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으로 간암 환자별 치료 방법을 제안하고 생존율을 예측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각 기관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간암 치료방향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진단 분야에 국한되어있던 AI의 역할을 확장해 치료 방법 결정에 활용할 수 있음도 증명됐다.
연구팀은 개별 환자가 병원별로 어떤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하고 그 치료를 받은 이후의 생존율을 예측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서울아산병원 및 고대구로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등 국내 9개 기관에서 2010년 1월~2012년 12월 간세포암을 진단받고 다양한 치료를 받은 환자 2685명의 △기본 임상정보 △암 진단 후 처음 받은 치료의 종류 △치료 이후의 생존 데이터를 수집해 병원별로 나누어 인공지능을 학습시켰다.
연구 결과 치료 예측 정확도는 서울아산병원 내부 및 외부 데이터셋에서 각각 87.27% 및 86.06%였고 생존 예측 정확도 역시 91.89%와 86.48%로 높은 진단성능을 보였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각 기관의 특성을 바탕으로 동일한 환자에게 다른 치료방법을 권장하기도 하고 치료별 생존율을 다르게 예측하는 특성을 보여, 실물과 똑같은 상황을 가상모델로 구현하고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간암의 경우 내과, 외과, 방사선 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과가 긴밀하게 협력해서 치료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최적의 치료방법 제안과 생존율을 예측한 이 프로그램이 각 병원 인프라와 연결되고 인허가 과정을 거친다면 실제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건국대학교 윤성호 교수팀은 최근 인공지능과 가상세포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영양 조건에서 미생물 성장을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대사 반응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생명체의 전체 대사 과정을 컴퓨터상에 구현하는 가상세포로부터 예측된 대사 반응 데이터와 다양한 성장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머신러닝 및 딥러닝 모델을 개발, 미생물인 '대장균 K-12'를 대상으로 30가지 주요 영양 조건에서의 균주 성장에 중요 또는 저해 대사경로를 도출했다.
그 결과, 생명체가 유기물질을 합성하는 대사 과정인 생합성 경로는 대부분의 탄소원에서 성장을 촉진하지만, 에너지 생성 경로의 중요도는 탄소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예측된 주요 대사 반응을 유전자 조작 실험과 배양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대장균이 아세트산을 탄소원으로 이용할 경우 대사 반응인 '피루브산 산화 과정'(pyruvate dehydrogenase)이 균체 성장을 저해한다고 예측됐고 실제로 이를 차단하면 성장이 촉진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가 유전체 설계를 통한 맞춤형 미생물 제작과 최적의 생산 전략 수립에 중요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연구진이 중증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서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를 적용함에 있어 인공지능(AI) 기술인 기계 학습(머신러닝)으로 사망률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성윤 교수는 최근 가정의학과 정세영 교수와 함께 2012~2015년 전국 16개 3차 병원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은 급성 호흡부전 환자 368명의 다양한 생체 신호 및 임상데이터에 기계 학습(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90일 이내 사망률을 예측하는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과 '라이트 그라디언트 부스팅(LGB)'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전자건강기록(EHR) 시스템에서 수집한 40가지 특성이다.
연구팀은 이번 예측 모델의 성능 평가를 위해 내부 및 외부 검증을 통해 기존의 에크모 생존 예측 모델 RESP, PRESERVE와 비교했다. 평가 지표는 AUROC(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 아래의 면적)를 사용했다.
AUROC는 어떤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특정 검사도구의 진단정확도를 나타내는 통계 기법으로 인공지능 러닝 모델의 성능평가 지표로 주로 사용된다.
연구 결과 90일 사망률 예측 성능에서 AUROC 수치가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 모델은 0.82, '라이트 그라디언트 부스팅(LGB)' 모델은 0.81로 기존 모델인 RESP(0.66), PRESERVE(0.71)보다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외부 검증에서도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모델이 0.75로 RESP(0.70), PRESERVE(0.67)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의 경우 에크모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낮은 환자를 식별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으며 코로나 팬데믹 같은 시기에 제한된 에크모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고 의료진이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