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산 원료를 사용한 아테놀올 성분 고혈압 치료제에서 발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불순물이 검출된 가운데, 식약처는 이전보다 신중하게 다가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된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데이터 수집을 바탕으로 최선의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은 11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아테놀올 고혈압 치료제 내 불순물 관련 대응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의약품 내 불순물 파동은 2018년 고혈압약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 검출을 시작으로 결핵약을 거쳐 이번 아테놀올까지 6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이번 불순물 검출은 해외 원료제조원에서 아테놀올 성분 중 불순물 ‘N-nitroso-Atenolol’이 검출됐다는 정보를 받은 수입업체가 지난해말 식약처에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국내 32개 제약사에서 아테놀올 성분 고혈압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판매 규모는 1년에 약 85억원 수준이다.
식약처는 불순물 관련 보고를 받은 즉시 아테놀올 원료 및 완제의약품 제조 업체들에게 자체 시험검사 결과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현재 제출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오정원 의약품관리과장은 “아테놀올 불순물 관련 검토를 진행함과 동시에 국내 수급문제 발생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 제출된 결과를 분석하고 위험도 평가 등의 결과가 나오면 공식적으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FDA, EMA와 같은 외국 보건당국들도 관련 불순물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태로, 세계 규제 당국 모두 신중하게 처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의 규제당국들이 아테놀올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유는 ‘과학적인 규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테놀올 성분 의약품에서 불순물이 확인됐지만, 현재 관련 불순물에 대한 어떠한 허용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오 과장은 “어느 나라에서도 아테놀올에 대한 허용기준을 발표한 바 없고, 회수 결정을 내린 나라도 없다 보니 관련 불순물에 대한 자료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식약처는 업계와 회수 부분 끝내는 것이 아닌 불순물 저감조치에 대한 방향도 열어 놓고, 전문가 단체들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당장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대한 여러 의견을 취합해 시장에 혼선을 주지 않는 선에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석연 의약품안전국장은 “아테놀올과 관련해선 다른 나라 보건・규제 당국들도 모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며 “규제당국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관련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비슷한 사례의 데이터를 가지고 유추해야 하는 만큼,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부연했다.
강 국장은 “발사르탄 당시 너무 빠르고 광범위하게 회수조치를 내렸던 탓에 국민들이 놀랐고 제약업계는 흔들렸다”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도 함께 청취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 NDMA(N-Nitrosodimethylamine)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신속히 발사르탄 성분 함유 의약품 175개 제품에 대해 판매중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약업신문](yakup.com)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입력 2023.04.1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