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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오미크론 이어 '델타+오미크론' 델타크론도 출현…새 변이 우세종 나오나

산포로 2022. 3. 14. 09:42

스텔스 오미크론 이어 '델타+오미크론' 델타크론도 출현…새 변이 우세종 나오나

"오미크론 변이만큼 위협적이지 않을 듯"
 
최근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빠르거나 이전 델타 변이와 섞인 새 변이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우세종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들 새 변이들이 백신 효과나 항체 효과에 있어서 오미크론 변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심각한 대유행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빠르거나 이전 델타 변이와 섞인 새 변이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우세종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들 새 변이들이 백신 효과나 항체 효과에 있어서 오미크론 변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심각한 대유행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텔스오미크론, 오미크론보다 전파력 세지만 중증 위험 크지 않을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인 '스텔스오미크론'(BA.2)은 지난 1월말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전 세계 약 30여개 국에서 발견됐다. 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발견됐으며 덴마크, 중국, 인도 등에서는 이미 우세화했다.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로는 정체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스텔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달 일본 도쿄대 연구팀은 BA.2가 기존 오미크론보다 중증도 더 많이 유발하고, 백신 효과를 회피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논문사전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내놨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전세계 과학자들은 BA.2가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은 강해도 중증 위험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기존 오미크론에 감염됐던 사람이 BA.2에 재감염될 위험도 매우 낮다고 예측됐다.

 

WHO는 BA2가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가량 세고, 감염 시작 시점부터 전파력이 가장 높은 시점까지의 기간인 평균 세대기도 0.5일 가량 짧은 것으로 보고 있다. 

 

덴마크국립혈청연구소는 기존 오미크론에 감염됐던 사람이 2개월 내 BA.2에 감염될 가능성은 180만 건 중 47건으로 상당히 낮고 BA.2 감염으로 중증화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 코넬대 의대 연구팀도 지난달 25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 10만925건을 분석한 결과 기존 오미크론 감염이 BA.2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94.9%라는 사실을 의학논문 사전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공개했다. BA.2에 감염됐던 사람이 기존 오미크론 감염을 피하는 효과는 85.6% 정도였다.

 

영국공중보건국은 BA.2 감염이 기존 오미크론 보다 입원 위험을 높이지 않으며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부실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같은 치료제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3월 첫주 기준 BA.2의 점유율이 22.9%까지 증가했다. 해외 유입 사례의 47.3%가 BA.2다. 다만 질병관리청은 여러 해외 임상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BA.2의 중증화 위험성이 기존 오미크론 보다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BA.2 감염이) 증식이 빠르고 폐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햄스터 실험 결과도 있지만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작용하고 중증도를 높이는지에 대해서 근거가 부족하다"며 "최근 해외 보고에서는 두 변이에 대한 백신 효과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BA.2가 전파력을 조금 높일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으로 영향 분석과 모니터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델타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섞인 '델타크론', 전파 위험 매우 낮아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 제공

 

최근 유럽에서는 델타변이와 오미크론변이가 섞인 델타크론(AY.4/BA.1)이 발견됐다고 여러 번 보고됐다. 이 변이는 같은 사람에게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동시에 감염되고 복제되면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코로나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정보를 공유하는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프랑스에서 33건, 덴마크 8건, 독일 1건, 네덜란드 1건, 미국 2건 등이 보고됐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는 이 변이가 올해 초부터 프랑스의 여러 지역에서 확인됐으며,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 발견된 델타크론과 유전적으로 비슷하다고 GISAID에 보고했다. 에디엔느 시몽로리에르 파스퇴르연구소 바이러스학과 연구원은 11일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 "델타크론의 스파이크단백질은 오미크론 변이와 무척 닮아 전염력이나 백신 효과가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처럼 코와 상기도를 감염시키고 폐까지 감염시키는 능력은 다소 떨어질 거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간 재조합 변이가 생기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시몽로리에르 연구원은 "프랑스에서 발견된 델타크론 변이는 영국에서 발견된 델타크론과는 유전적으로 좀 차이가 있었다"며 "이처럼 델타변이와 오미크론변이 사이에서 여러 다른 재조합 바이러스변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델타크론이 기존의 델타 변이, 오미크론 변이만큼 대유행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 수많은 변이들 가운데 전파력이 유독 강한 것이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전파력이 강하다고 해서 중증화 위험이 높은 것은 아니다. 

 

수미야 스와미나단 WHO 수석과학자는 지난 8일 트위터에 "여러 사람과 동물을 거쳐 바이러스 재조합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을 때 신속하게 유전체를 분석하고 그 데이터를 전세계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변이의 전염성과, 백신 면역 회피 능력의 관점에서 새로운 변이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전세계에서 발견되는 델타크론이 매우 적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전염성이나 중증화 능력, 면역회피 능력 등에서 대해서는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월초 지중해 국가인 키프로스공화국의 키프로스대 생명공학·분자바이러스학연구소도 델타변이와 오미크론변이가 섞인 새 변이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당시에 발견된 것은 바이러스간 재조합의 결과가 아니라 실험실 오염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며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2022.03.13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