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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전기 만들어 세포 배양한다

산포로 2024. 4. 4. 08:38

스스로 전기 만들어 세포 배양한다

 

기계적 동작만으로 스스로 전기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세포배양시스템을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생기원 김채화 연구원, 김태희 수석연구원, 김시형 선임연구원, 오성재 학생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인큐베이터 내에서 단순한 기계적 동작만으로 스스로 전기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세포배양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김태희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기존 전원공급 방식이 갖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통합형 전기자극 세포배양시스템(FESA)’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연골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데에는 주로 전기자극 방식이 사용된다. 전원공급장치 또는 함수발생기를 통해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이처럼 세포 배양을 위해 외부에서 전기에너지를 공급받는 방식은 온도 관리, 전기 안전, 미생물로 인한 세포오염 등 시스템이 복잡하고 크기도 커서 인큐베이터와 연계해 실험하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연구팀은 인큐베이터 내에서 탄소나노튜브 실(Yarn)의 단순한 인장 및 수축만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트위스트론 하베스터 기술’을 활용해 이번 시스템을 설계했다.

 

트위스트론은 ‘Twist(꼬다)’와 ‘Tron(기구)’의 합성어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CNT)를 꼬아서 코일 형태의 트위스트론 실을 제작하고 여기에 친수성 폴리도파민(PDA)을 코팅해 에너지 생성 효과를 높였다.

 

이어 CNT 시트에 전도성 고분자인 폴리 3,4-에틸렌디옥시티오펜(PEDOT)을 코팅해 세포 접착에 적합한 친수성 표면과 전기 저항성이 낮은 전도성 지지체를 제조했다. PDA를 코팅한 CNT 코일로부터 생성된 전기에너지가 PEDOT이 코팅된 CNT 시트로 전달돼 CNT 시트 표면에 부착돼 있는 세포들에 전기적 자극을 주는 원리다. 
 
이를 통해 스스로 전력을 만들어 세포를 배양하는 전기자극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했다. 세포에 전달되는 전기자극 범위도 넓어져 연골세포 뿐 아니라 다양한 세포에 활용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된 통합형 전기자극 세포배양시스템(FESA)은 스스로 전기 에너지를 생성할 뿐 아니라 기존 세포배양 시스템보다 연골 세포의 증식과 분화 촉진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 관절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반월상 연골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분석한 결과 FESA를 통해 전기자극을 받은 반월상 연골세포의 세포성장률이 전기자극 없이 배양했을 때보다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반월상 연골의 주요 세포외기질인 1형 및 2형 콜라겐,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 함량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 손상되면 자연 회복이 어려운 반월상 연골세포의 성장·회복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란 평가다.  

 

연구를 이끈 김 수석연구원은 “개발된 세포배양시스템은 바이오 리액터의 소형화를 통해 세포 배양 조건을 정밀하게 맞춤 제어할 수 있어 공간 및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라며 “넓은 범위의 전기자극 제어가 가능해 연골세포 뿐 아니라 신경재생 및 상처 치유, 근육 자극 및 재생 등 다양한 조직공학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서녈 머터리얼즈’ 온라인판에 지난달 게재됐다.

 

통합형 전기자극 세포배양시스템(FESA) 모식도 및 세포 분화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동아사이언스(dongascience.com)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2024.04.03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