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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모델로 개별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 밝혀

산포로 2022. 3. 21. 14:27

수학 모델로 개별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 밝혀

 

- 항생제와 같은 동일한 외부 자극에도 이질적인 반응 또는 약물 내성이 강한 존속성 세균이 발생하여 암 화학요법 치료 시 암세포의 완전 사멸을 막는 원인임을 발견하고,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하는 큐잉 모형 개발
-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 간 이질성이 신호 전달 체계를 구성하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실제 대장균의 항생제 반응 실험 데이터로 결과 검증
- 항생제 내성 세균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향후 항암 치료 효과 개선 기대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와 같은 동일한 외부 자극에도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근본적인 원인을 밝혔다. 

KAIST는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수학 그룹 겸임) 연구팀이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 간 이질성(cell-to-cell heterogeneity)의 크기가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의 반응 속도 제한 단계(rate-limiting step)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이 동일한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특히,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이질성은 항암 치료 시 화학 요법을 적용할 때 암세포의 완전 사멸을 막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 간 이질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서 속도 제한 단계를 제시한 이번 연구는 화학 요법 치료의 효과를 개선하는 데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김대욱 박사와 홍혁표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3월 18일 字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명 : Systematic inference identifies a major source of heteogeneity in cell signaling dynamics: the rate-limiting step number,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bl4598)

우리 몸속에 있는 세포는 항생제, 삼투압 변화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호 전달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가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데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동일한 외부 자극을 세포들에 가했을 때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이질적인 반응과 약물 내성이 강한 존속성 세균(persister cell)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을 유발하는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다. 특히,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많은 중간 과정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제안됐으나, 실험적으로 모든 중간 과정을 직접 관측하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기에 난제로 남아 있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 난제 해결을 위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하는 큐잉 모형(Queueing model)을 개발했다. 개발된 큐잉 모형을 바탕으로 통계적인 추정 방법론인 베이지안 모형(Bayesian model)과 혼합 효과 모형(Mixed-effects model)을 결합해 신호 체계의 중간 과정에 대한 관측 없이도 신호 체계를 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MBI; Moment-based Bayesian Inference method)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 간 이질성이 신호 전달 체계를 구성하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김 교수는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가 늘어날수록 유전적으로 같은 세포 집단일지라도 전달하는 신호가 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ˮ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수리 모델 분석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대장균(E. coli)의 항생제 반응 실험 데이터를 이용해 이론적 결과를 검증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항생제 내성 세균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항암 치료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세포 간 이질성에 대한 이해를 수리 모델을 통해서 높인 연구ˮ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성과를 통해 항암 치료 개선 방안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연구 개요
세포는 항생제, 삼투압 변화, 산성 변화 등의 다양한 외부 자극에 대해 반응을 한다. 이러한 반응은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수용체에서 시작되어 신호 전달 체계를 따라 전달된 후 최종적으로 반응으로 나타난다. 

신호 전달 체계의 최종 반응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 간에서도 이질성 (cell-to-cell heterogeneity)이 나타나는데 (그림 1), 이러한 이질성의 원인으로는 수용체의 개수 차이, 세포 분열 주기에서의 위상 차이, 비대칭적인 세포 분열 등이 기존에 밝혀져 있었다.  이러한 원인 외에도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중간 과정들의 본질적인 무작위성이 이질성을 유발한다고 제안되어 왔으나 실험적으로 중간 과정을 모두 관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수리 모형을 이용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가 미비하여 해결되지 못한 체로 남아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하는 큐잉 모형을 개발하고 (그림 2), 혼합 효과를 반영한 베이지안 추정을 이용하여 반응하는 신호의 세기가 세포 간 차이를 보이는 새로운 원인을 제시하였다. 신호 전달 체계에 관여하는 수많은 중간 과정 중 가장 느린 속도로 일어나서 전체 신호 전달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가 커질수록 반응 신호의 세포 간 이질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림 3).

김재경 교수 연구팀은 속도 제한 단계와 반응 신호 세기의 세포 간 이질성이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실제 대장균 (E. coli)의 항생제에 대한 반응 세기를 측정한 시계열 자료로부터 검증하였고, 이론적으로 뒷받침하였다. 

나아가, 신호 전달 체계에서의 세포 간 이질성 연구를 돕기 위해 신호 전달 체계에서의 음성 피드백을 묘사하는 더 정교한 모델로 결과를 확장시키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MBI; moment-based Bayesian inference method)를 개발하여 공개하였다. 이를 통해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을 더 자세히 규명하고, 화학 요법 등의 항암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림 1. (i) 동일한 자극에 대한 반응 신호라도 세포에 따라 그 세기가 달라질 수 있다. (ii) 이에 따라 같은 약물에 대해 사멸하는 세포와 살아남는 세포가 존재할 수 있다.

 

그림 2. (A) 세포 외부 자극이 수용체를 통해 신호 체계를 활성화하고 활성화된 신호가 전달외서 최종 반응을 일으킨다 (i). 이러한 신호 전달 체계는 n개의 속도 제한 단계를 갖는 수리 모형으로 기술될 수 있고 (ii), 이는 Gamma 분포를 따르는 시간 지연을 갖는 일변수 모형으로 대체가능하다 (iii). (B) 일변수 모형에 대응되는 큐잉 모형. 활성화된 신호는 시간 지연을 거쳐 전달이 완료되어 반응이 나타나고, 최종적으로 소멸된다.

 

그림 3. (A) 항생제 투여 후 시간에 따른 대장균 (E. coli) 반응 신호의 세기를 형광 단백질을 통해 측정한 시계열 자료. 두 군집에서 신호 세기의 이질성이 관측되며 그 크기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화살표, 점선) (B) 연구 결과 도식.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가 많아질수록 최종적으로 반응하는 신호의 세기의 이질성이 커진다.

 

그림 4. 본 연구 공동 교신 저자인 김재경 교수 (중)와 공동 제1 저자인 김대욱 박사 (좌)와 홍혁표 박사과정 학생 (우)

의학약학 KAIST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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