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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전 켜두는 희미한 조명, 임신부 당뇨병 위험 높여

산포로 2023. 3. 13. 09:38

수면 전 켜두는 희미한 조명, 임신부 당뇨병 위험 높여

미국 노스웨스턴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수면 직전 더 많은 빛에 노출되는 임신부는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부가 당뇨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자기 전에 수면용 조명을 키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민지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원 연구팀은 수면 전 3시간 동안 더 오랜 시간 빛에 노출되는 임신부가 임신 중에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산부인과학회지'에 발표했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밤에 노출되는 빛은 우리 몸에서 멜라토닌이라 불리는 호르몬 생성을 억제한다. 각종 면역체계와 연관된 멜라토닌은 신체 각 기능이 원활하게 기능하기 위한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당뇨병 예방을 위해 중요한 혈당 수치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국왕립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임신부의 당뇨병은 출산 과정에서 아기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은 제왕절개 확률을 높이며 출산 과정에서 아기에게 더 많은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또 태어난 아기에게서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도 증가한다.

 

연구팀은 밤에 노출되는 빛에 따른 멜라토닌 생성 억제가 임신부의 당뇨병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2011년부터 2013년 기간 임신 15~28주인 미국의 임신부 741명을 대상으로 빛을 감지하는 센서를 손목에 착용하고 1주일 동안 수면일기를 작성하도록 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잠들기 3시간 전 빛에 노출되는 시간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수면 전 1.7~2.2시간 동안 희미한 양의 빛에 노출된 여성 247명 중 16명은 임신성 당뇨병에 걸렸다. 전체 참가자 중 수면 직전 2.2~2.6시간 시간 동안 빛에 노출된 여성 12명과, 2.6~3시간 동안 빛에 노출된 여성 3명도 임신성 당뇨병에 걸렸다. 수면용 조명이나 스마트폰 불빛 등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희미한 빛에 노출되어도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수면 전 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가장 적은 그룹은 가장 오랜 시간 빛에 노출된 그룹보다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부의 나이, 수면의 질과 시간, 체질량지수(BMI)와 같은 변수를 고려해 도출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 교수는 "잠자기 3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 액정을 포함한 전자기기 조명을 멀리해야 한다"며 "최소한 화면을 어둡게 하거나 야간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임신성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체중 관리, 건강한 식단 유지, 운동량 유지와 같은 생활습관 전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사이언스(dongascience.com)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2023.03.12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