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생존과 사멸의 상반된 운명을 결정하는 신호인자 규명
국내 연구진이 세포의 생존과 사멸이라는 상반된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신호전달체를 규명하였다.
한국연구재단은 가천대학교 오병철, 김옥희 교수팀의 연구를 통해 세포의 생존과 사멸이라는 상반된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인자로써 포스포이노시톨 포스페이트(PIP)*의 새로운 기능을 발견하고, PIP를 활용한 탐식세포** 특이적 약물전달체 개발의 핵심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포스포이노시톨 포스페이트 (phosphatidylinositol phosphates, PIP): 인지질의 한 종류로서 PI(3)P, PI(4)P, PI(5)P, PI(3,4)P2,PI(3,5)P2,PI(4,5)P2,PI(3,4,5)P3와 같은 7종의 PIPs가 세포막, 소포체, 미토콘드리아와 신경섬유를 둘러싸는 수초 등과 같은 생체막의 주된 성분으로, 뇌와 간에 많이 함유되어 신경전달이나 효소계의 조절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탐식세포 (Phagocytes): 세포조직이나 이물질, 미생물, 사멸세포, 유해한 외부 물질을 섭식하거나 독소를 분비하여 파괴할 수 있는 세포로, 대식세포와 호중구 등이 있다. 인간 면역에서 탐식세포가 장애를 일으키면 빈번한 감염과 염증을 유발하고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사멸 세포는 세포표면에 ‘eat-me’ 신호를 표시하여 대식세포, 호중구 등과 같은 탐식세포에 의해 인식 및 제거되는데, 조직에서 사멸 세포의 신속한 제거는 세포 내 잠재적인 염증반응과 항원 및 DNA에 대한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는 세포 내 수 많은 인지질* 중 포스파티딜세린(phosphatidylserine, PS)만이 사멸 세포의 표면으로 노출되어 대식세포의 ‘eat-me’신호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 인지질 : 당지질, 콜레스테롤, 단백질과 함께 생체막의 주요 성분으로 인을 포함하는 지질의 일종이다.
본 연구를 통해 세포 내 다양한 신호전달에 중요한 인지질로 알려진 포스파티딜이노시톨 포스페이트(PI(3,4,5)P3)가 세포사멸시 세포 밖으로 노출되면서 ‘eat-me’신호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혔다.
즉, 세포막 안에서의 PI(3,4,5)P3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전달기능을 하는 반면, 세포막 밖으로 노출된 PI(3,4,5)P3는 세포의 사멸을 표시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오병철 교수는 “세포의 생존과 사멸이라는 상반된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인자로써 PI(3,4,5)P3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찾았다는 점이 큰 의의”이며, “나아가 자가면역질환, 암 및 대사질환 연구 등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후속연구를 통해 새로운 대식세포 단백질 수용체를 발굴하고 대식세포 특이적 약물 전달체 개발에 활용을 위한 응용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MRC) 및 기본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세포 사멸 및 분화(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에 1월 11일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가천대학교 오병철 교수>
논문명
Externalized phosphatidylinositides on apoptotic cells are eat-me signals recognized by CD14
저널명
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
키워드
Apoptosis(세포자살), eat-me signal (사멸세포 제거신호), macrophages(대식세포), phosphatitylinsositol phosphates (포스파티딜이노시톨 포스페이트), PIP. 5개 내외, 영문(국문)
DOI
https://doi.org/10.1038/s41418-022-00931-2
저 자
오병철 교수(교신저자/가천대학교), 김옥희 연구교수 (제1저자/가천대학교),
1. 연구의 필요성
ㅇ 생물학자들에 의해 세포사멸은 불필요하거나 심각하게 피해를 입어 결국 생명체에 해를 입힐 수 있는 세포들을 제거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된 기전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ㅇ 사멸세포는 세포표면에 eat-me 신호를 표시하여 조직내의 탐식세포에 의해 제거된다. 신속한 사멸세포 제거는 세포내 잠재적인 염증반응과 세포 내 항원과 DNA에 대한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파티딜세린, 산화지질 등은 탐식세포가 인식하는 eat-me 신호로 알려져 있었다.
ㅇ 포스파티딜이노시톨 포스페이트 (phosphatidylinositol phosphate, PIP)는 세포막 내에서 다양한 농도로 존재하며, 소포체 수송, 세포골격 재구성, 세포 내 신호전달에 매우 중요한 인지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PIP가 사멸세포 표면에 노출된다거나, 사멸세포의 세포막 표면으로 노출된 PIP가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ㅇ 본 연구를 통하여 CD14를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사멸세포의 세포막 표면에 노출된 PI(3,4,5)P3를 인식하고 탐식작용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본 연구에서 PI(3,4,5)P3는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두가지 상반된 기능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즉 세포막 내의 PI(3,4,5)P3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전달기능을 하는 반면에 세포막 밖으로 노출된 PI(3,4,5)P3는 세포의 사멸을 표시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하는 것을 규명하였다.
※ CD14 : 세포표면항원 CD14는 주로 대식세포 및 수지상 세포와 같은 선천 면역 체계의 일부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다.
2. 연구내용
ㅇ 연구팀은 PIP의 유사체인 IP6가 대식세포에 특이적으로 탐식작용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작용 기전 규명을 위하여 대식세포주를 활용하여 IP6에 결합하는 단백질을 분리하고 랜덤 액체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여 분석을 통하여 대식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CD14 단백질 수용체를 발굴하였다.
※ IP6 : Inositol hexaphosphate로 알려진 곡물에 존재하는 인의 주요 저장형태이다.
ㅇ CD14 대식세포 수용체가 IP6에 결합하는 것은 IP6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PIP가 생체 내 리간드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인지질이 도포된 막에 재조합 CD14 단백질 결합력을 분석한 결과 CD14 단백질 수용체가 다양한 PIP에 결합하고 특히 PI(3,4,5)P3에 강하게 결합하는 것을 다양한 실험법을 통하여 증명하였다.
ㅇ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약물을 처리 시 세포막 외부에 PI(3,4,5)P3가 노출된다는 것을 PI(3,4,5)P3와 결합할 수 있는 AKT-PHD, PLCδ-PHD 등 다양한 단백질 및 PI(3,4,5)P3 항체를 이용하여 증명하였고 CD14 수용체 단백질이 PI(3,4,5)P3와 강하게 결합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 AKT-PHD, PLCδ-PHD : 인슐린 신호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로, 도메인으로서 약 11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포막에 존재하는 PI(3,4)P2 PI(4,5)P2 및 PI(3,4,5)P3와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ㅇ 또한 세포사멸 외에 다양한 종류의 유사 기전인 퍼롭토시스 (ferroptosis)와 네크롭토시스 (necroptosis)를 유발하는 약물을 처리시 세포막 외부로 PI(3,4,5)P3가 노출되어 대식세포의 CD14 단백질 수용체가 인식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ㅇ CD14 단백질 수용체가 결손된 생쥐는 사멸세포를 제거하는 능력과 PI(3,4,5)P3를 탐식하는 능력이 감소되었다는 것을 증명하여 향후 CD14 결손에 의한 질환 발병에 관한 연구가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ㅇ 본 연구의 의의는 세포 신호전달에 중요한 인지질인 PI(3,4,5)P3는 세포의 상반된 운명인 세포의 생존과 사멸을 결정하는 신호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혔다. 즉 세포막 내의 PI(3,4,5)P3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전달기능을 하는 반면에, 세포막 밖으로 노출된 PI(3,4,5)P3는 세포의 사멸을 표시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하였다.
ㅇ 세포 신호전달에 중요한 물질인 PIP가 세포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상반된 신호전달 기능에 숨겨진 연결고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며, 자가면역질환, 암 및 대사질환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ㅇ 세포의 생존과 사멸이라는 상반된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인자로서 PIP의 새로운 기능을 발견하고, PIP를 활용한 탐식 세포 특이적 약물 전달체 개발의 핵심 작용 기전을 제시하여 향후 대식세포 특이적 약물 전달체 개발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세포 생존과 사멸의 상반된 운명을 결정하는 PIP3의 신호전달 기능
a) PIP3가 세포 내에 존재 시 생존을 위한 성장을 자극하는 신호로 작용함.
b) 세포사멸*(apoptosis, necroptosis, ferroptosis 등)을 촉진하는 약물 작용에 의해 세포막 표면에 PIP3가 노출되어 대식세포에 의해 제거 되어야하는 ‘eat-me’ 신호가 표시됨.
* 세포사멸 : 세포자살(apoptosis),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 퍼롭토시스(ferroptosis) 등 다양한 세포사멸 기전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짐
c) 사멸세포 외막에 노출된 ‘eat-me’ PIP3는 대식세포의 CD14 단백질 수용체에 인식되어 탐식작용에 의해 제거됨.
즉 PIP3가 세포 내막에 존재 하면 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하는 신호로 작용하고, PIP3가 세포 외막에 노출되면 세포의 죽음을 표시하여 대식세포가 인식 및 제거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함을 증명함.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가천대학교 오병철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 가천대학교 오병철 교수>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본 연구실에서 연구중인 이노시톨 포스페이트(inositol hexaphosphate, IP6)가 대식세포에 특이적으로 인식되어 탐식(phagocytosis)되는 작용기전을 규명하기 위하여 연구가 시작되었고, IP6결합 수용체 발굴을 위하여 대식세포주 RAW264.7 세포와 IP6와의 결합단백질을 분리하고 분리된 단백질을 LC mass-spec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CD14 단백질이 IP6결합 수용체/결합 단백질 후보군으로 발굴이 되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CD14 단백질 수용체는 LPS 및 사멸세포 수용체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CD14와 IP6가 결합한다는 것은 IP6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세포 내막에 존재하는 포스포이노시톨 포스페이트 (phosphatidylinositol phosphates, PIPs)가 생체에 존재하는 CD14 리간드라는 가설이 제시되었지만, CD14는 세포 외막에 존재하는 단백질 수용체이고, PIP는 세포 내막에 존재하는 인지질로 알려져 있어 CD14와 PIP가 결합하는 생리적인 조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PIP는 세포막 내에서 다양한 농도로 존재하며, 소포체 수송, 세포골격 재구성, 세포내신호전달에 매우 중요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인지질로 PI(3)P, PI(4)P, PI(5)P, PI(3,4)P2, PI(3,5)P2, PI(4,5)P2, PI(3,4,5)P3와 같은 7종의 PIPs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PIPs가 사멸세포 표면에 노출된다 거나 혹은 PIPs가 대식세포가 사멸세포를 인식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 다양한 세포자살(apoptosis),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 퍼롭토시스(ferroptosis)를 유발하는 약물을 처리한 결과, 다양한 세포사멸 약물에 의해서 세포내막에 존재하는 PIPs가 세포 외막으로 노출된다는 것을 PIPs 결합 단백질들로 알려진 AKT PH 도메인, PLCδ PH 도메인, CD14 단백질, PI(4,5)P2 및 PI(3,4,5)P3 항체들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 방법을 통하여 증명하였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세포사멸에 의해 PIP가 세포막으로 노출되는 것은 세포 사멸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간주 되었습니다. 또한 CD14 단백질 수용체가 결핍된 생쥐의 대식세포에서 사멸세포 제거능과 IP6 및 PI(3,4,5)P3-BODIPY을 탐식하는 능력이 감소된 것을 증명하였으며,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하여 CD14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사멸세포의 세포막 표면에 노출된 PI(3,4,5)P3를 인식하고 탐식작용을 한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본 연구의 의의는 세포 신호전달에 중요한 인지질인 PI(3,4,5)P3는 세포의 상반된 운명인 세포의 생존과 사멸을 결정하는 신호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즉 세포막 내의 PI(3,4,5)P3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전달기능을 하는 반면에, 세포막 밖으로 노출된 PI(3,4,5)P3는 세포의 사멸을 표시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기초연구는 짧은 기간에 커다란 성과를 얻기는 정말 힘든 분야 인 것 같습니다. 학부, 대학원 석사과정, 박사과정, 해외연수는 정말 오랜 기간 동안 연구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 없이는 힘든 과정인 것 같습니다. 장애요소는 기존에 알려진 도그마 같은 학설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즉 사멸세포 eat-me 신호는 PS라는 인지질만이 작용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인데, 이번에 저희들이 제안한 새로운 인지질인 PIP가 사멸세포의 eat-me 신호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제안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다양한 실험 방법을 통하여 PIP가 정말 중요한 세포 성장 촉진과 같은 세포내 신호전달에 중요한 물질로 작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포의 사멸 즉 죽음을 표시하는 신호로 작용한다는 것을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화학적 물질 합성, 동물모델을 활용한 우수한 실험 결과를 제시하여 타 연구자들을 설득시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현재까지는 세포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세포막 내 인지질 중에서 유독 포스파티딜 세린(phosphatidyl serine, PS) 만이 사멸세포의 "eat-me" 신호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본 연구의 의의는 세포 신호전달에 중요한 인지질인 PI(3,4,5)P3는 세포의 상반된 운명인 세포의 생존과 사멸을 결정하는 신호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즉 세포막 내의 PI(3,4,5)P3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전달기능을 하는 반면에, 세포막 밖으로 노출된 PI(3,4,5)P3는 세포의 사멸을 표시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정상세포와 사멸세포를 구분하는 신호는 향후 사멸 세포의 탐식과 제거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 종양, 동맥경화증, 퇴행성 신경질환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한 치료제 및 약물전달체 개발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즉 PIP3를 활용한 리포좀을 이용한 약물전달체를 이용한 암치료 및 염증치료에 활용이 가능한 기초 원천기술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이노시톨 포스페이트와 PIPs는 암, 신장질환, 고혈압, 자가면역질환, 비만 및 인슐린 저항성 등과 같은 다양한 질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PIPs와 여러 질환 발병에서 역할과 기능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하고 있는 PIPs 연구 분야가 새로운 학문분야 개척 및 치료제 개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생명과학 한국연구재단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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