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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과학이라니] 무질서가 만든 질서- 스튜어트 A. 카우프만

산포로 2023. 12. 21. 13:48

태초의 말씀이 계시니라.(In the beginning was the Word).
요한복음 1장

 

우주의 근원

 

소설 해리포터에서 지팡이를 휘두르며 주문을 외우면 놀라운 마법이 나타난다. 이러한 마법을 쓴다는 의미로 Spell이라는 영어단어를 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Spell은 문자와 텍스트를 의미하는 언어이기도 하다. 언어 중심의 전통을 갖는 서구 문명권은 우주의 근원에서도 언어를 찾는 것을 성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성경의 요한복음을 보면 우주의 시작을 말씀으로부터 규정한다. 태초 우주로부터 생명에 이르기까지 신의 말씀에서 근원 된 것이다. 이와 같이 과학은 만물의 탄생을 어떻게 설명하는 것일까? 그로부터 생명은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우주의 근원을 향한 질문이 이처럼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 존재의 근원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가장 궁금한 것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르기 때문이다.

 

 

책 무질서가 만든 질서는 이러한 질문들의 답을 제시한다. 저자 스튜어트 카우프만 교수는 복잡계 생물학을 전공한 교수이다. 복잡계 생물학은 복잡계 현상을 다루는 물리학의 연구방법을 생명현상에 응용하는 학문이다. 대표적으로 복잡계 물리학으로 카오스 이론이 있다. 카오스 이론은 무작위처럼 보이는 아주 복잡한 현상에서 동일한 패턴을 찾는 것이다. 즉 쉽게 말하면 무질서 속 질서를 찾는다. 이러한 물리적 법칙을 생명 현상에 응용하면서 생명의 다양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생명현상은 가장 복잡한 질서가 만들어낸 현상으로서 아직까지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복잡계 생물학은 아직 연구하지 못한 다양한 복잡한 질서로 이뤄진 생명현상에 대해 가설을 제시하며 도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생명의 탄생에 대해 놀라운 가설을 제시한다. 책 무질서가 만든 질서는 자칫 어렵고 난해한 복잡계 물리학부터 생명현상으로 쉽게 설명한다. 특히 물질과 다른 생명이 갖는 고유의 의미와 탄생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다룬다. 먼저 물질과 생명이란 무엇일까?

 

기계로서의 세계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 방법서설

 

데카르트

 

한번 즘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데카르트의 어귀는 근대의 서막을 여는 중요한 문장으로 알려져 있다. 데카르트는 수학자이며 철학자였다. 오늘날 수학에서 쓰는 가로 세로 공간에 수치화시키는 좌표를 처음으로 생각해 낸 인물이다. 또한 오직 이성적인 사고로서 세계를 해석해야 하는 인식론을 주장하여 과학의 뿌리를 만든 사람이다. 이러한 데카르트는 특히 우주를 하나의 기계로서 바라보았다. 마치 부품들의 합으로 이뤄진 기계처럼 우주는 작은 물질들의 합으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 결과 고대와 중세로 이어지는 정령과 신으로 가득한 신비한 세계관은 완전히 사라지며 오직 이성적인 사고로서 물질들의 결합으로 이뤄진 세계관으로 인도하게 하였다. 과학은 그러한 데카르트가 남긴 기계적 세계관의 산물이다.

 

기능으로의 세계

 

2006년 과학자들이 투표를 통해서 명왕성이 행성계에서 퇴출되었다. 행성에 기준에 비해 크기와 질량이 작고 공전 궤도가 찌그려져 해왕성에 침범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객관적인 사실을 탐구하는 과학에 있어 투표를 통해 정의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이러한 사실을 볼 때 객관적 사실을 탐구하는 과학에도 주관적인 판단과 가치가 투영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과학도 사실 인간의 주관과 가치의 행위인 것이다. 매일 밤 별을 보며 천문학을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통계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러한 이유는 거대한 우주에 비해 작은 인간은 먼지처럼 보이는 나머지 삶의 가치를 못 느끼는 것이다. 우린 과학이라는 부분들로 환원하고 물리적 객관성의 집합으로 보는 나머지 스스로의 탐구하는 주관적 가치를 잊곤 한다. 그러한 결과 물질과 생명은 차이가 사라져 버렸다. 데카르트로부터 만들어진 기계적 세계관은 이성의 힘으로 자연의 숨겨진 질서를 법칙으로 밝혀내는 과학을 탄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명도 기계와 같이 물질들의 결합으로 이뤄진 복잡한 물질정도로 격하되었다. 우주는 단지 어떤 목적도 없고 물질들만 둥둥 떠다니는 공간일 뿐이다. 

이러한 기계론적 세계관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다윈의 진화론과 더불어 생명의 목적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생명의 세계

 

책은 기계론적 세계관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부터 기능의 세계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물질과 다른 생명만이 갖는 목적성인 기능으로의 세계에 대해 설명한다. 예를 들면 기계론적 세계관에 따르면 심장은 단순히 단백질로 구성된 물질에 머물러 있지 않다. 심장은 그 자체로서 동물의 생명을 위해 혈액을 순환시키는 기능이 내재되어 있다고 책은 설명한다. 생명을 설명하기 위해선 이처럼 부분들의 합으로 환원하고 기계론적 관점으로 보면 안 되며, 전체적인 관점에서만 본연의 정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책에서 과학자 주세폐 롱고와 몬테빌의 연구를 소개하여 구체적으로 물리학의 일반성과 생물학의 특성에 차이를 정의하였다. 질량이라는 일반적 개념엔 돌멩이든 세포든 다 같은 범주에 있으며 질량 위치 운동량 운동법칙 모두 같은 대칭성이 나타난다. 하지만 생명은 토끼와 해삼이 서로 다르게 정의되듯 생명은 물리학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러한 근원에는 생명 자체가 물질과 달리 기능의 세계의 산물로서 그 자체에 목적성을 내재한 채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무생물에서 생명이 어떻게 출연할 수 있을까?

 

물과 얼음과 증기의 차이점은? 맞다. 같은 원소 기호지만 온도에 따른 원자구조가 변화되면서 상전이가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복잡계에서도 같은 상전이 작용이 있다. 에르되시 팔과 알프레드 레니가 연구한 램덤 그래프라는 연구가 있다. 점은 v 라고 하고 선을 e라고 하면 랜덤 그래프는 선과 점으로 연결된 집합체이다. 그런데 이 선과 점의 비(E/V)가 0.5보다 커지면 상전이가 일어나 작은 덩어리들이 거대한 덩어리로 흡수되어 버린다. 이러한 순간을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커지는 집단적 자가촉매 집합의 출연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만 개의 단추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고 하자. 각 실로 무작위적으로 두 개씩 단추를 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E.V>0.5) 하나의 단추를 들자 모든 단추들이 그물처럼 엮여서 들어 올려지는 걸 상상해 보자 각각 따로따로 흩어진 단추들이 전체를 이루는 것이다.)  실제 유전자의 합성을 담당하는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 이와 같은 합성 작용을 촉진시켜서 자가 촉매 집합을 출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설명한다.

 

자기조직화 창발성

 

고대-중세시대는 만물은 신의 창조물로써 목적성이 정해져 있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신을 향한 목적성에 신앙은 과학의 발전을 막는 장애물이었다. 한편 헤겔의 철학에서 말하는 변증법적 방법처럼 그의 반동으로 데카르트 이후 극단적인 이성적 사고로 기계론적 세계관은 만물을 오직 물질로 환원되기 이른다. 그 결과 생명은 단지 복잡한 물질일 뿐이다. 하지만 생명은 물질과 다른 복잡성에 내재된 목적성인 기능이 있다. 특히 생명만 갖는 기능을 만드는 특성을 창발성이라고 설명한다. 창발성이란 부분들의 합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만들어지는 현상이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책은 생명 현상을 자기조직화 창발성이라고 설명한다. 즉 자기조직화 창발성이란 스스로의 자기 조직화되어 임계점이 넘어서면 그전에는 나타나지 않는 기능이 생성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생명만이 나타나는 고유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존에 갇혀진 환원주의와 기계론적 세계관이 생명을 연구하는데 장애물임을 깨닫게 한다. 아직까지 생명의 탄생에 대해 미지의 영역으로서 많은 수수께끼가 남겨져 있다. 하지만 책은 복잡계 물리학과 창발성이라는 생명의 특성을 바탕으로 생명의 탄생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길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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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춘천앓이(필명)) 등록일2023.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