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예방 가능한 마약 탐지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성범죄에 흔히 사용되는 마약 GHB(Gamma-Hydroxy butyric acid, 감마 하이드록시낙산)에 노출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 권오석 박사팀과 안전성평가연구소(이하 안전성연) 예측독성연구본부 김우근 박사팀은 GHB에 반응하면 색이 변하는 겔(gel)을 개발하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마약을 악용하는 성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약물 검출 기기 시장을 새롭게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HB는 무색, 무취, 무미의 중추신경 억제제로 주로 물이나 술 등에 타서 액체 상태로 마시기 때문에 '물 같은 히로뽕'이라는 뜻의 속칭 '물뽕'으로 불린다.
체내 투여 후 15분 이내 몸이 이완되고 환각 증세 및 강한 흥분 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어 성범죄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며, 6시간 후면 대부분 신체를 빠져나가는 특성으로 인해 성범죄 사건 직후 소변이나 혈액 시료를 채취하지 않는 이상 검출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마약류 검출은 사후적으로 노출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주를 이루고 있어 사전에 이를 확인하여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SPPs, Self-Protection Products) 개발에 대한 요구가 크다.
사후적인 검출 기술마저도 수사기관과 전문기관 등에서 특수 장비를 활용해야만 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일반인 수준에서는 접근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생명연 권오석 박사 연구팀은 별도의 절차나 장비 없이 마약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헤미시아닌(hemicyanine)이라는 염료를 기반으로 GHB와 반응하면 색이 바뀌는 신규 발색 화합물을 만들고 이를 하이드로겔(hydrogel) 형태로 제작하였다.
평소 노란색을 띠는 겔이 GHB에 노출되면 약 10초 이내에 빨간색으로 변하여 육안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민감도는 실제 GHB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1㎍/㎖ 농도에까지 반응한다.
또한, 미량의 GHB로 육안 확인이 어려운 범위의 색 변화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안전성연 김우근 박사 연구팀은 제브라피시 동물모델을 활용하여 인체에 미치는 유해한 영향이 없는 것을 검증하였다.
개발된 겔은 인체나 화장품과 여성용품 등과 같은 다양한 제품군에 코팅하여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과 시장성을 갖췄으며, 화장품 기능성 소재 개발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권오석 박사는 “색 변환 하이드로겔 제조기술은 GHB와 같은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하게 된 기술”이라며, “현재 약물 검출 시장에서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약물 검출 기술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해당 기술이 성범죄 예방과 약물 검출을 위한 새로운 진단시장 개척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센서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IF 10.613) 3월 1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 IIn situ, Real-time, Colorimetric Detection of γ-Hydroxybutyric acid(GHB) using Self-Protection Products Coated with Chemical Receptor-Embedded Hydrogel,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6566322002354) / 교신저자 : 생명연 권오석 박사 ˑ 안전성연 김우근 박사 / 제1저자 : 생명연 하시영 박사 ˑ 김진영 연구원)
산업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과기정통부 국민생활안전긴급대응연구사업, 농식품부‧과기정통부‧농진청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사업, 환경부 환경성질환예방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바이오융합사업 및 바이오인프라선진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 구 결 과 개 요
연구배경
○ 기존 마약류와 달리 사후 검출이 안 되는 성범죄 약물*(데이트 강간약물, Date rape drug)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 대표적 성범죄 약물(8종) : Gamma-Hydroxybutyric acid(GHB), Ketamin, Flunitrazepam(Rohypnol), Methamphetamine(Philopon), Methylenedioxymethamphetamine(Ecstasy), Morphine, Cocaine, Heroin
○ 무색, 무취, 무미의 성범죄 약물은 술이나 일반 음료에 타서 피해자를 심신미약 상태로 만들어 범죄에 이용하는 것으로 기존 마약류나 최음제와는 달리, 수면마취 상태를 유도하게 된다. 특히, GHB(gamma-hydroxybutyric acid, 일명 물뽕)를 포함한 성범죄 약물이 포함된 술이나 음료를 마시게 될 경우, 블랙아웃 현상이 동반되며, 6시간 이후로 대부분 체내 흡수 및 배출되어 사후 검출이 불가능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 2015년에서 2018년 국과수 성범죄 약물 감식에서 GHB가 검출된 건수는 총 15건이었으나, 피해자의 소변이나 혈액이 아닌 압수품에서 확인되었고 신종 성범죄 약물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로 피해자의 자발적 사전 예방을 위한 간편 생활보호 제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내용
○ 연구팀은 GHB를 검출하기 위한 헤미시아닌 염료 기반의 신규 발색화합물(BHEI)을 합성하는데 성공하였고, 이를 포함하는 하이드로겔 기반 코팅 기술을 개발하였다.
○ 신규 발색 화합물은 GHB를 검출하는 화학적 수용체로써 이를 포함하는 하이드로겔을 제조하여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마약 검출이 가능한 인체 친화적인 생활보호 제품을 개발하였다.
연구성과의 의미
○ 색 변환 하이드로겔의 활용성 : 실시간 현장 진단 마약류 검출 생활보호 제품 개발
- 본 연구는 GHB와 같은 마약류 약물 존재 하에 발색을 나타냄에 따라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마약류 약물을 검출해 낼 수 있는 발색 화합물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러한 발색 화합물을 결합한 하이드로겔을 제공함에 따라 인체에 친화적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바이오센서 등)으로 응용할 수 있어 성범죄 대상이 될 우려가 있는 피해자에게 사전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실시간 정밀 진단을 제공함으로써 그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현재까지 마약류 검출을 위한 색 변환 하이드로겔 기술은 없었습니다. 본 연구진은 GHB를 검출할 수 있는 발색 화합물을 포함하는 하이드로겔을 제조하였고, 이는 인체 무해하고 다양한 재료에 코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현장에서 간편하게 육안으로 성범죄 약물을 검출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쓸 수 있나
발색 화합물을 포함하는 하이드로겔은 인체에 친화적으로 스프레이, 스킨, 로션, 크림, 쿠션 등의 화장품 또는 여성용품 등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 또는 응용시켜 생활보호 제품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현재 화장품 기능성 소재 개발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여 하이드로젤 성능 최적화 조건을 찾았으며, 제품화를 위한 논의 중에 있으며 빠른 시일내에 가능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자체 과제를 통해 수요기업을 통한 준양산 공정 검증 및 성능 최적화 조건을 찾고 유효성 검사를 수행하였으며, 현재 실용화를 위한 수요예측 및 비즈니스 모델 계획 수립 등 제품화를 위해 기술이전 기업과 논의 중에 있습니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본 연구진(권오석 박사)은 지금까지 나노소재와 유해 물질 측정 센서의 융합을 통해 고성능 환경 모니터링 센서를 개발해왔습니다. 최근 약물 성범죄 문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보호제품을 개발하고자 하였고, 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발색 화합물을 찾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염료들을 검출부로서 후보군에 두고, 마약과 반응 할 수 있는 작용기를 가진 탐침부 화합물을 찾았습니다. 검출부와 탐침부 두 가지를 결합하여 실제 마약과 반응하여 색 변화가 일어나는 신규 발색 화합물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 색 변환 하이드로젤을 개발하고 실제 GHB 샘플에서 색 변화 반응이 왔을 때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본 논문 게재를 위해서 많은 저널에 지원하였지만, 5번의 고비를 겪고 나서 6번째 저널에 게재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심사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보완/개선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다양한 소재에 코팅 가능한 하이드로겔 기반의 GHB 센서 가능성을 제시하였으므로, 이를 더욱 확장하여 더욱 다양한 마약류(암페타민, 케타민 등)를 표적으로 하는 생활보호 제품 및 바이오센서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국민과 정부가 요구하는 실생활에 유용한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연구했으면 합니다. 또한, 융복합 연구를 위한 다양한 교류를 통하여 새로운 응용 분야를 개발에 힘쓰기를 응원합니다.
그림1. BHEI의 GHB 검출 메커니즘
그림2. 실시간 GHB 검출 시스템 개요
(A) 하이드로겔형 SPP는 인체나 물체에 코팅 및 제거가 용이
(B) BHEI가 내장된 노란색 상태의 하이드로겔(BHEI-HY)
(C) GHB에 노출 후 빨간색으로 변한 하이드로겔(BHEI-HR)
(D)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색 변화
(E)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GHB의 노출 여부 확인
그림3. GHB에 따른 BHEI의 색 변화 및 다양한 활용
(a) 다양한 주류 및 음료 속의 BHEI-H가 GBH와 반응 전(노란색)과 반응 후(빨간색)
(b) 신체와 다양한 물체에 코팅된 BHEI-H의 GBH와 반응 전(노란색)과 반응 후(빨간색)
그림4.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BHEI의 색 변화 확인
생명과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2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