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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실명을 치료하는 3세대 유전자 가위 CRISPR-Cas9

산포로 2024. 7. 5. 11:35

선천성 실명을 치료하는 3세대 유전자 가위 CRISPR-Cas9

[세계는 지금] 선천성 질병의 치료는 어디까지 왔을까?

 

유전성 망막 장애가 있는 사람들, 이제 사물을 보기 시작하다

 

최근 하버드 의과대학의 에릭 피어스(Dr. Eric A. Pierce)가 이끄는 연구팀은 희귀 형태의 유전성 실명 또는 선천성 실명이 있는 사람들의 시력을 회복시키는 데에 3세대 CRISPR-Cas9 기술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CRISPR-Cas9 기술은 DNA를 정밀하게 조작하여 인간 유전자를 편집하는 도구로 ‘유전자 가위 기술’이라고 불린다.

 

이 연구 결과는 2024년 5월 6일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게재되었는데, 연구진은 “놀랍게도 임상시험에 참여한 14명 중 11명이 심각한 부작용 없이 시력 개선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실명 상태로 태어난 어린이를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 치료법을 사용한 최초의 연구이다.

 

이 연구는 실명 상태로 태어난 어린이를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 치료법을 사용한 최초의 연구이다. ©GettyImages

 

연구를 이끈 피어스 박사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부분 유전성 망막 장애로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접시에 담긴 음식을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이란?

 

유전자 가위 기술은 핵산가수분해효소(nuclease)를 활용해 우리 몸에 존재하는 수십억 개의 염기쌍 중 원하는 특정 부위만 자르는 기술과 물질을 뜻한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3세대까지 개발되었는데, 1세대 유전자 가위는 ZFN(Zinc Finger Nulclease), 2세대 유전자 가위는 TALEN(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 3세대 유전자 가위는 CRISPR(Clusters of Regularly Interspaced Palindromic Repeats)-Cas9으로 발전돼 왔다.

 

참고로 3세대 유전자 가위는 DNA 염기서열(sequence)과 상관없이 Cas9 단백질이 언제나 공통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한 번에 대량으로 합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3세대 유전자 가위는 1세대, 2세대 유전자 가위보다 생산과정이 대폭 간소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3세대 유전자 가위는 1세대, 2세대 유전자 가위보다 생산 과정이 대폭 간소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GettyImages

 

CRISPR 유전자 편집, ‘BRILLIANCE’를 가져다주다

 

해당 임상시험은 ‘BRILLIANCE’라는 연구명으로 진행되었으며, 레베르 선천성 실명증(LCA)으로 알려진 희귀 형태의 유전성 실명을 앓고 있는 성인 12명과 어린이 2명이 참여했다. 참고로 LCA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CEP290 단백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어 발생하며, 4만 명 중 1명꼴로 발병한다. 또한, 어린 나이에 심각한 시력 상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CA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CEP290 단백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어 발생하며, 4만 명 중 1명꼴로 발병한다. © Getty Images

 

연구 참가자들은 EDIT-101이라는 CRISPR 유전자 치료제를 1회 투여받았는데, 해당 치료는 특정 DNA 가닥을 잘라내고 새로운 가닥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으로 LCA 환자가 가지고 있는 ‘돌연변이 상태의 CEP290 단백질 생성 관여 DNA’를 잘라내고, ‘정상 CEP290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는 DNA’를 삽입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LCA 환자도 정상 기능을 하는 CEP290 단백질을 생성하여 망막이 빛을 감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2020년 엠마뉴엘 샤르팡티에와 제니퍼 A. 두드나는 CRISPR-Cas9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시력 회복을 위한 EDIT-101 유전자 치료

 

BRILLIANCE 연구는 참가자들이 치료를 받은 후 색색의 불빛을 얼마나 잘 볼 수 있는지, 빛의 양이 다른 작은 미로를 탐색하고 차트를 읽을 수 있는지 테스트했는데, 3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참가자의 시력이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6명의 참가자는 시력과 관련된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차트에서 물체와 글자를 식별할 수 있었다.

 

긍정적인 소식으로 EDIT-101은 참가자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GettyImages

 

또한, 긍정적인 소식으로 EDIT-101은 참가자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부 환자는 경미한 부작용을 경험했지만, 빠르게 해결되었다.

 

CRISPR 유전자 편집의 미래

 

현재까지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CRISPR 기술로 치료를 받았다. 물론, 지금까지 임상용으로 승인된 CRISPR 치료제는 겸상 적혈구 질환 치료제인 ‘Casgevy’ 한 가지뿐이며, 2023년 12월부터 미국, 영국 및 유럽연합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게놈 편집 기술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돕고 치료할 수 있게 되고 있다. ©GettyImages

 

중요한 점은 게놈 편집 기술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돕고 치료할 수 있게 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는 HIV/AIDS, 당뇨병, 암, 심혈관 질환, 항생제 내성 등에 대한 다른 CRISPR 치료법도 함께 시험하고 있다.

 

해당 연구 바로 보러 가기  – “CEP290 관련 망막 변성을 위한 유전자 편집 (Gene Editing for CEP290-Associated Retinal Degeneration)”, Pierce et al. 2024, New England Journal of Medicne

 

김민재 리포터 ㅣ 저작권자 2024.07.03 ⓒ ScienceTimes(원문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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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사이언스타임즈) 등록일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