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산포로기행 강원도 화천군 용화산-배후령-오봉산-부용산-사명산]08년 5월 23~25일

산포로 2008. 6. 10. 16:42

[산포로기행 강원도 화천군 용화산-배후령-오봉산-부용산-추곡령~운수령~사명산(산포로 외1 비박 산행)]2008년 5월 23~25일 2박3일

 

 

산포로는 산이 좋아 오늘도 2박3일 강원도 비박산행을 합니다.

 

그러나 날씨는 어느덧 여름이 가까워져 낮에는 더워 산행이 조금은 힘이 듭니다.

 

한여름 시원한 창가에 누워서 <山水記(산수기)>를 읽는 것, 이름하여 “臥遊山水(와유산수, 누워서 산수를 여행한다”입니다.

 

조선시대에도 산수 체험에 열정을 가진 이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유명한 산은 말할 나위 없고 가까운 곳의 알려지지 않은 산수에서도 발견의 기쁨을 누리려 했습니다.

 

산수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안내뿐만 아니라 여행자의 독특한 체험, 인생, 철학, 예술을 담았습니다. 그렇기에 산수기에는 여행자의 깊고 진지한 사색이 배어 있습니다.

 

유명한 조선 중기 때 성리학자 어유봉(魚有鳳, 1672~1744)은 동유기(東遊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산을 유람하는 것은 독서를 하는 것과 같다. 보지 못한 것을 보는 것도 좋지만 실은 충분히 익히고 또 익히는데 핵심이 있다. 굽이굽이 환하게 파악하고, 그 자태를 또렷하게 간직하고, 그 정신을 통해야만 비로소 터득하는 것이 있다. 서둘러 대충 섭렵하고서야 무슨 수로 오묘한 경지를 얻을 수 있으랴?”

 

그 시대에는 독서에서도 섭렵이 아니라 숙독을 강조했고 산을 보는 데도 역시 깊숙한 수련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역시 조선 중기 때 장서가 이하곤(李夏坤)은 이렇게 말합니다.

 

“산을 유람하는 것은 술을 마시는 것과 같다. 그 깊이는 각자의 국량에 따라 정해지는데, 그 아취(雅趣)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얻는 것은 고작 산의 컽 모양에 지나지 않는다.

 

산수를 보는 것은 미인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경험이 많은 자라 해도 이름만 듣고 얼굴을 실제로 보지 못했다면 약한 마음에 이끌리게 마련이다.“

 

산수의 품격을 알려면 신령한 정신과 지혜의 눈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나치게 즉흥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진지하지도 않은 산수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산수 탐방에 대한 천박하지 않은 취미를 드러냅니다.

 

한편 한국 산수의 멋을 가장 잘 아는 선비로 칭송받는 김창흡(金昌翕)이 어느 친구에게 보낸 편지 역시 인상적입니다.

 

“낭떠러지와 정상을 뒤져 오르고 구름과 달을 뒤쫓아 가노라면, 절로 마음에 맞을 뿐만 아니라 내게 슬픔과 괴로움이 있다는 것을 잊게 되오. 내게는 산천이 진실로 좋은 벗이자, 훌륭한 의원이오.”

 

이같은 말들은 지식으로 산수를 아는 것이 아니라 체험으로 느꼈기에 할 수 있었으며 선인들의 산수기는 산수에 포용되기를 갈망하는 선인들의 심경이 잘 드러나 단순한 여행기 같으면서도 실은 자신의 마음을 그려낸 내면의 고백입니다.

 

또한 <산포로기행>은 산포로 저자신의 진솔한 고백이며 기록입니다.

 

용화산 정상 부근 칼바위를 배경으로 저자신을 담아봅니다.

 

 

 

득남바위를 배경으로 찍습니다. 이바위들은 당장 아들 4명은 거뜬하게 뽑아 줄 수 있을 정도로 힘이 넘쳐 보입니다. 이곳에 아주먼 옛날 4명의 여인이 3명의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엄청 싸웠다는 사녀의 전설이 퍼져 있을만 합니다.

 

 

 

용화산 정상부근은 바위가 멋지게 펼쳐 있어 절경입니다. 바위산이어선지 경치와 더불어 계곡, 물이 넘쳐납니다. 

 

사녀령입니다. 4여인이 전설속에 묻쳐있지만 내려가면 절터들이 많습니다. 고려시대는 국교가 불교여서 지배층은 이를 핑계삼아 온갖 폐륜을 다 저질렀다고 합니다. 그시대에 만들어진 전설인것 같네요. 또한 용화산 부근은 고시대 맥국의 요충지라고 합니다.

 

 

 

 

 

 

 

 

 

 

 

 

정상은 수없이 오르지만 사진으론 처음 남깁니다. 

 

 

  

 

 

 

용화산 정상에 있는 고시대 맥국의 성터입니다. 정상주위로 2km 정도 둥그렇게 쌓아 있습니다. 물론 샘터도 있지요. 

 

 

 

 

 

 

 

 

용화산에서 오랜만에 진정한 산포로가 되었습니다.

텐트줄에 걸린 종이 나를 깨울 수 있듯이 산사랑이 우리를 원래의 모습으로 깨울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이들이 알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른 새벽에 새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 보니 산밑에 구름이 산을 삼킬듯이 올라 왔다 나를 또 깨워 놓고 내려갑니다.

 

그누가 열심히 흘린 내 땀의 냄새와 맛을 알겠습니까?

 

나의 영원한 죽마지기 인생 파트너입니다. 나를 무척이나 편하게 해주지요.

 

역시 산은 나를 포로로 삼았습니다. 없던 길도 만들어 가며 새로운 산을 찾아 갑니다. 너무 좋습니다. 

 

죽엽산과 사명산을 향하던 중 잃었던 길을 다시 찾아 오름에 올라 기쁨을 만끽합니다.

 

죽엽산이 보입니다. 운수골까지 가야하는데 길이 멉니다.

 

오늘은 운수골에서 길을 접습니다. 내일은 사명산으로 향합니다.

 

 

여러 산행코스와 2박 비박은 힘들었지만 함께 해준 적운님이 있어 훨씬 가벼웠고 기억에 남습니다. 사명산에서 운수령코스는 7층 석탑에서 추곡약수쪽으로 300m쯤 떨어진 우축에 있었습니다. 조만간 시간이 된다면 다시 한번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산포로산행기 - Sanporo Trekking

누군가는 산천은 가노라면 절로 마음에 맞을 뿐만 아니라 내게 슬품과 괴로움이 있다는 것을 잊게 해주어, 내게는 산천이 진실로 좋은 벗이자, 훌륭한 의원이라고 합니다. 저도 전적으로 동감하

caf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