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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산포로 2008. 1. 25. 21:55

산을 오르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같은 산을 오르더라도 계절과 날씨가 다르고, 바람과 풍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특별한 산행은 마음맞는 이와 함께 하는 산행이 아닐까. 국내산은 물론 킬리만자로와 히말라야까지 오른 양종훈 교수. 사진작가와 교육자의 두 가지 일을 겸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칠 때면 산을 오르며 새로운 내일에 대한 힘을 얻는다고 한다.

 

2008년 1월, 양종훈 교수는 겨울 방학을 맞아 제자들과 함께 지리산을 찾았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마음을 담은 사진을 찍기를 바란다는 그는 이번 산행에서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 많다. 그래서 눈꽃이 흐드러지게 핀 지리산 겨울 종주 산행이 마냥 즐겁고 설레인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지리산은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를 아우르며 서있다.

 

지난 1967년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데, 특히 겨울의 지리산은 눈꽃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풍경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지리산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지리산 종주’. 서쪽의 성삼재에서 동쪽의 천왕봉에 이르는 종주 코스는 그 거리만 25.5Km, 보통 2박 3일 이상 걸려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꼭 완주를 꿈꾸는 코스이기도 하다.

 

 

이번 산행은 상명대 사진과 양종훈 교수와 그리고 제자 4명이 함께했다. 3박 4일 동안 사용할 모든 짐을 배낭에 짊어지고 성삼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전날부터 내린 비가 눈으로 바뀌었다. 처음부터 만만치 않은 길이 될 것 같다.

 

산행이 익숙치않은 학생들이 걱정스러운 양교수는 시시때때로 겨울 산행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올 겨울 지리산은 특히 눈꽃이 한창이다. 눈꽃과 어울린 환상적인 일몰, 그 풍경을 양교수와 학생들은 카메라에 담는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경은 추위와 힘듦을 이겨내는 힘을 준다. 지리산 종주 코스는 백두대간의 첫 번째 구간에 속하기도 한다.

 

양 교수와 제자들은 지난 1년 동안 지리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왔는데 앞으로도 백두대간과 그 곳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찍을 예정이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더 많은 풍경이 눈에 담기고, 카메라를 든 손을 더욱 분주해진다. 발길 닿는 곳곳, 지리산의 절경은 그대로 아름다운 작품이다. 양 교수는 ‘기술’뿐 아니라 사진과 피사체를 대하는 마음도 가르치고 싶다. 어머니의 품처럼 넓고 넉넉한 지리산은 그래서 양교수에게 최고의 작품 산행지이다.


지리산의 정상은 해발 1,915m의 천왕봉. 일행은 지리산 8경 중의 1경으로 꼽히는 천왕봉 일출을 만나기 위해 어두운 새벽을 연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을만큼 만나기 힘들다는 천왕봉의 일출. 일행은 새로운 해를 보며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한다.


 

 

스승은 자기가 가진 것을 내어주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제자는 스승의 뜻을 배우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스승은 산을 오르면서 사진과 산이 닮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한발 한발 내가 걷는 만큼 내게 다가오는 산처럼, 사진도 마음을 열고 찍어야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사제(師弟)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함께한 지리산 종주를 <영상앨범 산>에서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