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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변화 작동 원리 규명

산포로 2022. 11. 30. 09:18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변화 작동 원리 규명

 

자폐 및 우울증과 같은 사회성 관련 질환 치료법에 단서가 될 사회성 행동 변화에 대한 신경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증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강봉균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행동 변화가 도파민* 신경회로 및 연결 시냅스**의 구조적·기능적 변화에 따라 조절되며, 이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도파민(Dopamine) : 뇌 신경세포들간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이며, 사회성 조절, 동기 부여, 처벌과 보상, 수면, 학습과 기억 등 뇌에 많은 기능에 관여하고 있다.
  ** 시냅스(Synapse) :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지점’을 의미한다.

사회적 고립은 다양한 행동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자폐나 우울증과 같은 사회성 결핍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사회적 고립 동물 모델과 사회적 장애 동물 모델로만 연구되어 왔던 기존의 방식으로는 뇌와 신경회로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더 나아가 성별에 따른 사회적 행동 차이가 뇌에서 어떻게 담겨 있는지 시냅스 수준에서의 연구는 관련 기술의 부재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생리학, 광유전학, 화학유전학, 그리고 자체 개발한 Dual-eGRASP* 기술을 이용하여 사회적 고립에 의해 유발되는 사회적 행동 변화의 작동 원리를 분자-세포-시냅스-행동 단위에서 걸쳐 규명하였다.
  * Dual-eGRASP : 서로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온 시냅스를 청록색과 노란색으로 구분하여 표지할 수 있는 기술. 이 기술을 활용하여 특정 시냅스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 결과, 사회적 고립에 의하여 활성화되는 배측 봉선핵*(Dorsal raphe nucleus) 도파민 신경세포와 측좌핵 간 기능적‧구조적 연결이 수컷 생쥐에서만 증가해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행동 변화가 유발됨을 증명할 수 있었다. 
  * 배측 봉선핵 : 뇌간 중앙에 위치하는 뇌 영역으로, 도파민 신경세포와 세로토닌 신경세포가 존재한다. 사회성 조절, 수면 및 각성 조절, 공포에 대한 기억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변화를 유발하는 인자가 뇌신경 회로에 존재하며, 더 나아가 성별에 따른 사회성 변화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봉균 교수는 “사회적 고립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행동 변화는 동물의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과 신경 회로 차이에서 기반했다”며 “사회성 변화 원리를 뇌의 회로 수준에서 규명하여 동물의 사회적 행동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고, 이는 자폐 및 우울증과 같은 사회성 관련 질환 치료법 모색에 단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국가과학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0월 12일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서울대학교 강봉균 교수>

논문명
Synaptic ensembles between raphe and D1R-containing accumbens shell neurons underlie postisolation sociability in males(Science Advances)
저널명 
Science Advances
키워드 
Social isolation(사회적 고립), Dopamine(도파민), Synapse(시냅스), Dual-eGRASP(시냅스 표지 기술명)
DOI
DOI: 10.1126/sciadv.abo7527
저  자
강봉균 교수 (교신저자/서울대학교), 최자은 (공동 제1저자/서울대학교), 최동일 (공동 제1저자/서울대학교), 이지수 (공동저자/서울대학교), 김주영 (공동저자/서울대학교), 김민정 (공동저자/서울대학교), 홍일강 (공동저자/서울대학교), 정현수 (공동저자/서울대학교), 성용민 (공동저자/서울대학교), 김지일 (공동저자/서울대학교), 김태현 (공동저자/서울대학교), 유남경 (공동저자/서울대학교), 이승희 (공동저자/KAIST), 최한경 (공동저자/DGIST), 구자욱 (공동저자/KBRI), 김정훈 (공동저자/POSTECH)

1. 연구의 필요성
○ 사회적으로 고립되었을 때 동물은 행동학적 변화가 나타나며, 이러한 변화는 성별에 따라서 다르게 발현된다. 하지만 뇌의 어떤 영역들에서, 어떤 메커니즘이 동물의 사회적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본 연구진은 동물 사회성 변화의 작동원리를 다양한 수준에서 규명하고자 연구를 진행하였다.

2. 연구내용 
○ 전기생리학 (electrophysiology), 광유전학 (optogenetics), 화학유전학 (chemogenetics), 파이버포토메트리 (fiber photometry) 그리고 자체 개발한 dual-eGRASP 기술을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배측 봉선핵 도파민 신경세포와 측좌핵의 도파민 수용체 1을 발현하고 있는 신경세포 간 신경회로와 시냅스가 사회적 고립으로 나타나는 사회성 변화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규명하였다.
○ 활성화된 신경세포를 포착할 수 있는 표지기법을 이용하여, 배측 봉선핵과 측좌핵에서 사회적 고립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세포 집단을 표지하였고, 선택적 조절을 통해 사회성 변화를 인위적으로 조절하였다.
○ 이번 연구의 핵심은 동물의 사회성을 변화시키는 뇌의 신경회로를 단순히 밝혀낸 것이 아니라, 이 신경회로의 변화를 최근 개발된 기술들을 적용하여 구조적/기능적 측면에서 모두 증명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뇌의 변화가 성별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기에 성별에 따라 다른 행동 양상으로 표출됨을 밝혀내었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사회적으로 고립되었을 때 성별에 따라 행동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이 뇌의 신경세포 활성과 신경회로 변화에 기반을 둔다는 것을 밝혀내어, 성별에 따른 신경세포 수준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이해할 수 있다.
○ 이번 연구는 자체 개발한 시냅스 표지기법인 dual-eGRASP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글루타메이트 (glutamate) 분비 신경세포에 적용하였다면, 본 연구에서는 동물의 사회성 행동 조절과 관련된 신경조절성 (neuromodulatory) 신경세포에 적용하였다.
○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변화 메커니즘 연구를 바탕으로, 자폐나 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사회성 관련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 방향에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림 1)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변화 원리 규명                       
- 사회적 고립에 의해 활성화 되는 신경세포를 표지하여 전기생리학 기법을 활용한 신경 흥분도를 측정하였다. 화학유전학과 광유전학을 이용하여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을 조절하였다. 
- 도파민 센서를 활용하여, 사회적 고립 이후 도파민 분비가 수컷 생쥐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관찰을 하였다. 또한, Dual-eGRASP 기술을 적용하여 시냅스 단위에서의 구조적인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수컷 생쥐에서만 사회적 고립에 의해 시냅스 밀도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서울대학교 강봉균 교수

 

(그림2) 배측 봉선핵 도파민 신경세포와 측좌핵 신경세포 간 시냅스 변화 관찰
- Dual-eGRASP 기술을 적용하여 뇌의 두 영역(배측 봉선핵, 측좌핵)에서 사회적 고립에 의해 활성화 되는 신경세포 간 시냅스를 시각화하였다. 활성화되는 신경세포와 비활성화되는 신경세포의 조합으로 총 네 가지 종류의 시냅스를 구분할 수 있다. 
- 사회적 고립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시냅스 변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관찰하였으며, 이는 사회성 변화의 행동학적 특징을 시냅스 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서울대학교 강봉균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 서울대학교 강봉균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적 연결고리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그리고 여러 요인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었을 때 심리적인 변화를 겪으며, 이는 다양한 행동적인 변화로 표출된다. 우리 연구진의 강점인 활성화된 신경세포를 특이적 표지하는 기법과 dual-eGRASP 기술을 이용한 시냅스 연구 기법을 이용하여, 동물의 사회성을 조절하는 신경회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연구를 시작하였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변화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관찰하였으며, 뇌에서 어떤 원리로 인해 이러한 변화가 유발되는지를 규명하고자 연구가 시작되었다.
 배측 봉선핵과 측좌핵에서 사회적 고립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 신경세포 집단을 관찰하였다. 이 특이적인 신경세포 집단을 표지하였으며, 특히 전기생리학적 특성이 수컷 생쥐에서만 변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활성화된 신경세포 집단을 선택적으로 조절하였을 때 사회성 변화를 인위적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두 곳의 뇌 영역 간 신경회로가 사회적 고립으로 나타나는 사회성 변화의 주요 메커니즘이라고 가설을 세웠다.
 사회적 고립에 의해 배측 봉선핵 도파민 신경세포와 측좌핵 도파민 수용체 1 신경세포 간에 높은 시냅스 밀도를 보였으며, 도파민 분비 또한 증가되어 있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를 통해 구조적 변화와 기능적 변화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컷 생쥐 특이적인 실험 결과들을 바탕으로, 사회적 고립에 의한 성적 이형적 (sexual dimorphism)인 사회성 변화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실험적 증거들을 얻을 수 있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Dual-eGRASP 기술을 자체 개발한 이후, 다양한 기억 관련 연구에 적용하여 성과를 도출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신경세포에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기에 조건을 최적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었다. 또한, 단순히 구조적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적인 변화와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하여 다방면으로 시도하였으며, 신경 회로 선택적인 조절을 위해서 엄청난 양의 행동실험이 수반되었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연구원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본 연구팀에서 다루는 활성화된 신경세포 표지기술과 dual-eGRASP 시냅스 표지기술은 학습과 기억 분야의 기억저장세포와 흥분성 신경세포에 적용하던 연구방법론이었다. 이러한 연구 접근법을 동물의 사회성 분야와 도파민 신경세포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에 적용하여 행동 변화의 원리를 규명한 점이 가장 다른 점이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서의 도전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사회성 변화가 신경회로와 시냅스 수준에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밝힐 수 있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발병 비율이 성별에 따라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치료의 방향에는 성별이 반영되고 있지 않다. 본 연구에서 밝혀낸 사회성의 성적 이형적 (sexual dimorphism) 특성을 자폐 스펙트럼 장애 동물 모델에 적용해보고 싶다. 이를 기반으로 사회성과 관련된 여러 정신 질환 치료 방향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의학약학 한국연구재단 (2022-11-29)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47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