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백신 혈전 부작용은 헤파린 부작용과 같아
혈관을 흐르는 혈액세포 이미지. 코로나 백신 부작용인 혈전증은 혈액 응고 저해제인 헤파린과 마찬가지로 항체가 혈소판에 결합하면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으로 확인됐다./존스홉킨스의대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일어나는 혈전(혈액 응고) 부작용이 헤파린 투여 후 드물게 발생하는 혈전증과 같은 면역반응으로 밝혀졌다. 헤파린은 혈액응고를 막으려 처방하는데, 이로 인해 유도된 항체가 혈소판과 결합해 뭉치면서 혈전을 유발하고 혈소판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드물게 일어난다.
캐나다 맥매스터대의 이샥 나지 교수 연구진은 7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소수 환자 대상 시험에서 코로나 백신이 유도한 항체가 헤파린처럼 혈소판 단백질과 결합해 혈전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맥매스터대 연구진은 ‘헤파린 유도 혈소판 감소증(HIT)’ 환자 10명과 코로나 백신 유도 혈전증 환자 5명에서 항체를 추출해 분석했다. 백신 투여 후 혈전이 발생한 환자의 항체는 헤파린 혈전증 환자에서 추출한 항체와 마찬가지로 혈소판 표면의 ‘혈소판 인자 4(PF4)’라는 단백질의 특정 위치에 결합했다.
연구진은 항체가 PF4에 결합하면 혈소판 표면의 다른 단백질이 혈액 응고를 시작하고, 그 결과 혈전과 혈소판 감소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유럽의약청(EMA)은 지난 4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증 부작용을 공식 인정하면서 백신이 유도한 항체가 헤파린과 마찬가지로 PF4에 결합해 혈전을 유발할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맥매스터대 연구진은 이번에 이를 실제 환자에서 확인한 것이다.
지난 4월 미국과 유럽 방역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코로나 백신이 희소 혈전증을 유발한 사례를 공식 확인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 백신 부작용이 헤파린 유도 혈소판 감소증과 유사하나 헤파린 노출과 무관하게 발생한다며 ‘백신 유도 혈전호발성 면역 혈소판 감소증(VIPIT)’으로 명명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있지만 여전히 백신의 이득이 부작용 피해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VIPIT 발생률은 12만5000명 중 1명에서 100만명 중 1명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chosun.com)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1.07.08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