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의 식량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2년간 옥수수 3배, 밀과 콩 2~2.5배로 뛰어
최근 곡물 수입가 상승률이 27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세계적으로 식량 소비가 늘어나면서 가격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량 재고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한국을 비롯 지구촌 모두의 먹을거리 위기사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세계 식량위기 사태를 종합 취재했다. [편집자 註]
식량위기 탈출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농림수산품의 수입 물가는 지난해 5월보다 44.8% 올라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로 보았을 때 1980년 12월 48.3% 이후 27년5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률은 외환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했던 1998년 2월의 농림수산품 수입물가 43.9%보다도 높은 것이다. 특히 올 5월의 상승률은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효과를 제외하더라고 28.9%나 상승했다. 환율 때문이 아니라 국제 곡물가 급등사태가 농수산품 수입 물가를 크게 올려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제 곡물가 상승은 예상을 훨씬 넘어설 만큼 빠른 속도로 값싼 식량 시대의 종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6월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정섭 원장은 한국공학한림원에서 주최한 98회 CEO 포럼을 통해 2008년 6월12일 기준 곡물 국제가격이 2년 전에 비해 55.6~198.9%까지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옥수수 가격의 경우 198.9%, 콩 156.7%, 쌀(장립종) 145.5%, 밀 88.1%, 쌀(중립종) 55.6%가 올랐는데, 문제는 지금과 같은 곡물가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향후 이어질 세계 식량난을 우려했다.
최 원장의 말대로 최근의 곡물가 급등사태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5월29일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와 FAO(세계식량농업기구)는 현재의 세계 식량상황을 ‘위기(crisis)'라고 진단했다.
이어 FAO는 지난 6월 초 이탈리아 로마에서 40여 개국 정상 포함, 151개국 대표가 참석한 식량안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한발 한발 다가오고 있는 식량위기 사태를 막을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곡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원인들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정섭 농촌경제연구원장은 최근 국제 곡물가 급등 원인을 일곱 가지로 정리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세계 곡물 재고율의 감소다.
2000년 곡물연도인 10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30.4%를 기록했던 곡물재고율이 2005년부터 20% 이하로 하락하더니, 2006년에는 16.2%, 2007년에는 15.0%로 하락했다. 15.0%의 재고율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는 1973~1074년 식량위기 기간 중 15.0%와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가 더 심각한 것은 매년 곡물 생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곡물 재고량은 계속해 바닥으로 내려앉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거대국인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의 식용 및 사료용 곡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곡물 소비 증가량이 곡물 생산 증가량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 곡물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중국, 인도 등 신흥 공업국의 곡물 소비량이 육류 소비 증가 등으로 인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데 있다. 최 원장은 이들 국가들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이 1만 달러에 도달할 때까지 곡물 소비량 증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바이오 연료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곡물 소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유가급등으로 바이오연료 생산의 채산성이 개선되고, 주요 곡물생산 국가들이 바이오연료 생산을 장려함에 따라 2007년 미국에서 바이오연료 생산에 투입된 옥수수는 813만 톤으로 미국 옥수수 생산량의 25%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2년 13%에 비해 12.0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최근 유가급등으로 인해 곡물 운송비용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는 것도 곡물가 급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 원장은 미국 걸프만에서 한국까지의 해상운임이 2006년 톤당 35.9달러였으나 2008년 3월5일에는 110.0 달러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국제 곡물가가 급등하면서 일부 곡물 수출국들은 자국의 식품가격 상승 억제 등을 이유로 수출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2007년 이후 카자흐스탄과 중국이 3회, 러시아, 우크라이나, 세르비아, 이집트, 아르헨티자가 2회, 인도, 브라질, 파키스탄, 캄보디아, 베트남가 1회씩 추출제한조치를 취했으며, 호주는 남부지방 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6년간 수출 규제조치를 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곡물 재고량 감소, 곡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는 국제 투기 자본을 유입시켜 사태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경제불안, 미국 달러와 약세에 이은 금리인하 등으로 주식, 채권 등 달러화 자산이 상품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데, 최근 세계 옥수수 선물거래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비상업적 거래의 비중이 40%에 이르고 있다고 최 원장은 말했다.
카길, ADM, 콘아드라, 컨티넨탈, 루이 드레퓌스, 벙기, 앙드레 등 세계 곡물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7대 곡물 메이저들이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메이저들이 세계 주요 항구마다 확보하고 있는 창고 등 물류시설을 통해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문이 수시로 제기되고 있는데, 과거 식량위기 사태 때마다 이들 메이저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에 비추어 매우 신빙성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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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 기술위험 … 결국 생명공학이 열쇠”
[교수신문 공동] 합리적 실험결과 정확하게 전달돼야
사이언스타임즈는 사회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 키워드를 정해 다양한 전문가 관점의 학자적 식견이 상호 소통하는 장인 ‘학문간 대화로 읽는 키워드’를 마련했다. 이 기획은 학술 전문 주간지 <교수신문>(www.kyosu.net)과의 공동기획으로, 21세기 현재 지식의 전선을 바꿔나가는 이슈 키워드에 다양한 학문간 대화로 접근함으로써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미학적 이해와 소통의 지평을 넓히는 데 목적이 있다. 그 세 번째로 최근 식량주권 문제 · 광우병 논란과 함께 화두로 떠오른 유전자변형식품(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註]
학문간 대화로 읽는 키워드 20세기 말 첨단과학으로 탄생한 생명공학 작물은 가히 ‘과학의 혁명’이라는데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1865년 유전학의 아버지 멘델은 완두콩을 재료로 작물잡종실험을 보고해 작물 품종개량을 위한 현대 유전육종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육종은 동일종내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벼의 품종 개량을 위해 유전적으로 다른 벼 품종 간 인공교배를 통해 우량한 유전자가 재조합된 신품종을 육성하는 것이다.
최근 급속히 발전한 생물공학 기술은 과거 인공교배로는 넘을 수 없었던 종간 장벽을 뛰어넘어 미생물과 동물에 있는 유용한 유전자를 아그로박테리움이나 유전자총을 이용해 작물에 형질전환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작물의 개량은 가속화 됐다. 과학자는 지속적으로 우량유전자를 선발하고 그 유전자를 작물에 삽입시켜 병충해저항성 및 제초제저항성을 가진 작물을 개발했다. 철분과 비타민A가 강화된 ‘황금쌀’을 개발, 비타민A 결핍으로 고생하고 있는 1억 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레익 지방산이 높은 콩을 개발해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 인류 건강에 좋은 생명공학 작물이 등장하게 됐으며, 식용백신작물 개발이 가시화돼 적극적인 병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공학, 지구환경 개선의 기술로 자리매김
무엇보다 생명공학은 미래 지구환경을 개선하는 중요한 기술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중금속오염지역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식물환경정화용 형질전환식물은 화석 원료를 대체하는 환경친화적 에너지 공급원으로 부각되는 생물연료용 작물로 개발되고, 극한지역에서도 재배 가능한 작물이 개발되는 등 여러 면에서 생명공학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작년 12월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부근 해상에서 일어난 유조선 원유 유출사고로 우리는 국내 최악의 해양오염 사고를 경험했다. 방제를 위해 사용된 일부 화학 약품이나 기름을 녹이는 세제같은 계면활성제는 방제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제2차적인 악영향이 우려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생명공학 기술로 해양에서 기름을 분해하는 능력이 높은 친유성 박테리아를 개발하면 해양에서 막대한 양의 원유를 분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생명공학작물이 개발되었을 때 인류 전체가 밝은 미래만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생명공학작물의 산물은 인체에 해롭고, 원하지 않는 새로운 종을 탄생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을 막연하게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일례로 1999년 미국에서 해충저항성유전자를 가진 유전자재조합 옥수수가 나비 유충에 유해하는 보고가 나왔다. 그러나 관련 분야 학자의 재실험 결과 실험환경이 실제 자연환경과는 거리가 멀고 잠재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평가한 결과 “위해성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무엇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실험결과가 정확하게 국민에게 전달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생명공학기술의 기준과 지침이 되는 법과 규율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생명공학 작물의 안전성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에 따라 평가되고 있으며, 유럽 · 일본 · 호주 ·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같은 기준으로 안정성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생명공학작물의 식품안전성과 환경위해성 심사와 관련, 농촌진흥청의 ‘유전자변형생물체 환경위해성 전문가 심사위원회’, 식품의약안전청의 ‘유전자재조합식품 안전성평가자료 심사위원회’, 국립환경과학원의 ‘유전자변형생물체 자연환경위해성 심사위원회’의 3개 심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생명공학 · 육종학 · 독성학 · 면역학 · 의학 · 식품영양학 · 생태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생명공학작물이 사람에게 독성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일반 농산물과 영양성분의 차이가 없는지, 농업환경과 자연환경에 위해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검토한다. 생명공학작물의 안전성을 평가, 심사한 결과는 국민에게 공개돼 의견 수렴 절차를 밟는다.
생명공학작물의 식량위기 극복가능성은?
그 동안 생명공학작물이 개발되었을 때 부정적이었던 유럽연합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 최근 유럽연합에서는 생명공학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했을 경우, 국제 곡가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 검토를 시작했다. 영국의 브라운 총리도 생명공학작물이 근래 지구상의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유럽위원회에서도 유럽연합이 생명공학작물을 거부하면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유럽의 곡물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 세계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랫동안 생명공학작물에 부정적이었던 유럽도 그 이면에는 많은 연구비를 투자해 미국과의 경쟁에 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식물생명공학기술개발과 관련하여 교육과학기술부의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과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 농촌진흥청의 바이오그린21사업단 등 관련분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의 자동차나 전기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도 많은 인류가 그 위험성을 걱정했지만 더욱더 안전성 있게 개발해 지금 우리와 함께 하듯, 보다 개선된 미래생명공학산물은 우리 인류와 함께할 것이다. 생명공학작물의 식품안전성을 높이고 환경위해성을 줄이는 것도 생명공학기술에 의해 가능하다.
필자는 미국 조지아대에서 「초다뿌리혹형성 콩 계통의 뿌리혹착생 및 질소고정능력」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서로 『생명공학으로의 초대-삶의 혁명』(라이프사이언스) 등이 있으며, 전국 공동실험실습관장 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올해부터 2012년까지 세계작물학회장을 맡고 있다.
이석하 서울대 교수 · 식물생산과학 저작권자 20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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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켄 식품’ 혐오인가, 기아극복의 열쇠인가
[교수신문 공동] GMO, 시작에서 현재까지 현황과 쟁점
사이언스타임즈는 사회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 키워드를 정해 다양한 전문가 관점의 학자적 식견이 상호 소통하는 장인 ‘학문간 대화로 읽는 키워드’를 마련했다. 이 기획은 학술 전문 주간지 <교수신문>(www.kyosu.net)과의 공동기획으로, 21세기 현재 지식의 전선을 바꿔나가는 이슈 키워드에 다양한 학문간 대화로 접근함으로써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미학적 이해와 소통의 지평을 넓히는 데 목적이 있다. 그 세 번째로 최근 식량주권 문제 · 광우병 논란과 함께 화두로 떠오른 유전자변형식품(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註]
학문간 대화로 읽는 키워드 1988년 미국 칼진(Calgene)社 연구실, 연구원들은 잘 익은 토마토 하나를 들고 샴페인을 터뜨렸다. 겉보기에 여느 토마토와 다를 바 없는 이 토마토가 ‘플레이버 세이버(Flavr Savr)’, 최초의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작물이다.
플레이버 세이버는 붉은 색일 때 수확, 시장까지 장시간에 걸쳐 옮겨와도 과육이 물러지지 않고 향기까지 오래 유지됐다. 특정 유전자 발현을 선별적으로 억제시키는 앤티센스(anti-Sense) 기술을 적용, 과일의 노화를 늦춘 것이다. 1994년 미국식품의약청은 이 단단한 토마토를 GMO 작물로는 처음으로 정식 승인했다. 이 토마토는 그러나, 프랑켄 식품(Franken Foods, 프랑켄슈타인 같은 위험성을 가진 식품)라는 별명도 함께 가지게 됐다.
유전육종학자 김순권 경북대 교수는 현 GMO 연구방식이 각국의 토양과 환경에 맞지 않는 편리한 사고라고 비판하면서 농업후진국을 살리려면 농업식민화 방법이 아니라 친환경농정으로 농업자생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반해 식물생산과학자 이석하 서울대 교수는 GMO 유해성이 과장됐다는 연구결과와 반대 입장에 있던 EU등도 GMO 개발에 나선다고 지적, GMO는 전기 · 자동차처럼 향후 인류와 함께하게 되며, 첨단생명기술력이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O 선행 연구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탄스(D. Nathans)는 DNA 특정부위의 염기를 자유자재로 자를 수 있는 제한효소를, 1973년 보이어(H. W. Boyer)와 코헨(S. Cohen)은 이종 간 DNA 단편을 결합시키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개발했다. 유전자를 마음대로 재조립할 수 있게 되자 식물학 · 육종학에서 GMO 연구가 봇물을 이뤘다. 플레이버 세이버 이후 미국 몬산토(Monsanto)社는 1996년 자사의 제초제 ‘라운드업’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RRS(Roundup Ready Soybean)’를 개발, 잡초와 작물을 구분할 필요 없이 제초제를 뿌려도 되는 콩을 개발했다. 이어 노바티스(Norvartis)社는 병충해에 내성이 있는 옥수수(Bt maize)를 개발했다.
생명공학에 대한 테크노포이아 확산돼 있어
GMO는 그러나, 사회적으로 수용하기에는 태생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 생명공학에 대한 테크노포비아가 사회에 널리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 또 종자 특허문제와 기아 난민의 문제가 세계무역 불균형 · 국제 경제문제와 연계돼 있다. 유전인자를 조작하는데 따른 생물 종 · 생명윤리 문제, 재배이후 남게 될 환경보존문제와 생태순환계 불균형 문제도 난점이다. 식품소비자 쪽에서는 농산물 원산지만큼이나 GMO 유무도 표시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생산된 식재료가 GMO인지 아닌지를 가릴 수 있는 검출방안 등도 연구되고 있다.
GMO 안정성 논란은 유전자조작에서 사용되는 ‘선택표지유전자(Selection marker gene)'로 불거졌다. 일반적인 선택표지유전자는 항생물질인 카나마이신(Kanamycin)에 내성을 가지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이 내성 반응 유무로 유전자변형의 성공을 식별한다. 카나마이신 내성을 사람이 식품을 통해 가지게 되면, 다른 치료용 항생물질을 약으로 먹어도 치료효과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다. 또 외래 유전자가 식물 게놈에 삽입되면 본래 유전자가 이에 반하는 독성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는 개연성이 GMO 안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GMO 옹호론 VS GMO 반대론
환경보호의 측면에서는 RRS 사례가 주로 제시된다. 제초제 라운드업은 RRS만 살리고 거의 모든 생작물을 고사시켜 버려 RRS를 거둬들인 토양 생태계가 크게 오염되는 결과를 빚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RRS 재배 후 주변 잡초들이 더 큰 내성을 가지게 되고, 제초제는 더 강력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최근 국제유가가 폭등하자 GMO 작물의 수입논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유가급등은 대체에너지 확보로, 대체에너지 중 바이오에탄올이나 바이오디젤은 곡물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non-GMO 곡물가격이 크게 올랐다. 2006년 톤당 150달러 수준이던 non-GMO 옥수수는 지난해 300달러, 올해 430달러까지 폭등했다.
GMO 식품이 아니면 식품부족 문제를 메우기 힘들어 지면서 GMO 수입논리는 공고해지고 있다. GMO 옹호파들은 “GMO를 통해 세계 기아를 극복하자”는 주장을 한다. GMO 작물은 병충해와 제초제에 강하기 때문에 넓은 면적에서 대규모 작물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대하는 논리는 “GMO는 기아국의 농업지배에만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GMO 종자에 걸린 특허 등의 지적재산권만으로도 후진국의 농경제가 패권국에 손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주 교수신문 기자 | sjpark@kyosu.net 저작권자 20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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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가 식량문제 해결의 유일한 대안?
농수산식품부, 농업 R&D 확대 검토 중...
최근 곡물 수입가 상승률이 27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세계적으로 식량 소비가 늘어나면서 가격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량 재고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한국을 비롯 지구촌 모두의 먹을거리 위기사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세계 식량위기 사태를 종합 취재했다. [편집자 註]
식량위기 탈출 신화사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10년까지 1억2천만 ha의 농경지를 새로 확보하고, 식량 생산량을 5억4천만 톤으로 늘려 식량자급률을 9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일본도 2015년까지 식량 자급률을 45%로 높이겠다는 당초 목표를 50~60%로 상향 조정하고, 그동안 가격 안정을 위해 감산정책을 펴오던 쌀 생산의 증산계획을 세우는 한편 농지정책을 생산위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정부 내에 ‘국제 곡물가격 상승 대응 TF'를 설치하고, 국내외 곡물 가격 동향 점검과 함께 안정적인 국내 수급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향후 10년 간 곡물 등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 가을부터 전국에 40만 ha에 이르는 유휴농지를 이용, 당장 시급한 가축사료 경작을 장려해 전체 곡물 수요량의 70%가 넘는 가축사료 및 식량 증산에 나서는 한편 지난 3월 발족한 ‘우리 밀 생산 확대를 위한 민간 · 정부 협의체'를 통해 식용 밀의 연간 수요량 200만 톤 중 10% 수준인 20만 톤 내외를 국내에서 공급하겠다는 것.
그러나 국민 1인당 3a(90평) 정도에 불과한 협소한 경지면적과 영세농 구조, 고지가와 고임금, 고비용 구조로 설명되는 한국 농업 생산구조에서 수입 곡물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곡물을 대체 생산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곡물 수요를 자급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133만6천 ha, 밀 96만9천 ha, 대두 89만2천 ha 등 총 319만7천 ha가 더 필요한데, 지금의 경작 면적인 128만6천 ha의 2.5배에 달하는 면적을 새로 확보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곡물 생산을 늘리기 위한 R&D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BT 분야 등 상대적으로 한국이 우위에 있는 첨단 기술을 활용, 새로운 종자 개발, 그리고 식량 증산에 성공을 거둘 경우 농경지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의 식량부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방안을 놓고 현재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의견을 수렴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OECD와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 농업정책 개혁을 위한 공동 워크숍에서도 이 같은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워크숍에서 관계자들은 협소한 경지면적, 영세농 구조로 대변되는 한국 농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높은 기술 수준과 연구개발 능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서울대 이석하 교수(식물생산과학)도 한국 정부가 생명공학작물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생명공학작물이 개발됐을 때 부정적이었던 유럽연합도 최근 국제 곡물가가 급등하면서 생명공학작물에 대한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교과부의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과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 농촌진흥청의 바이오그린21 사업단 등 관련 사업단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농식품부가 검토 중에 있는 장기 식량계획이 어떤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이 향후 10년 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생명공학작물로 상징되는 BT 분야가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08.07.11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0000026413
* 쑥쑥 커가는 GMO(유전자 변형 농작물) 위상
"식량위기 해결할 유일한 대안" 인식 확산
"지구온난화 방지 도움" 주장까지 대두도
전 세계적인 식량부족 사태가 예견되면서 유전자 변형 농작물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유전자 변형 반대론자들은 변형 농작물이 간, 신장 기능 악화 등 부작용을 수반하며,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프랑켄푸드'라고 비난해 왔다.
특히 유럽에서는 변형 농작물에 대한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식량난이 대두되면서 유럽의 정치가, 농업 전문가들도 유전자 변형을 옹호하고 나섰다. 영국 정부가 선정하는'최고 과학자'였던 데이비드 킹 경은 "유전자 변형 작물은 식량 위기를 타개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9일 폐막한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서도 각국 정상들은 "생명 과학 기술을 통한 종자 다양성 등 과학에 기초한 위기관리를 촉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현재 농작물에 대한 유전자 변형은 '생물적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1차적 방식에 국한되어 있다. 즉, 해충과 잡초에 강한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생산량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생물적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강한 농작물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식량 생산은 급격히 증가한다.
변형을 통해 식물 내 스트레스 반응 효소인 '팔프'를 감소시킴으로써, 가뭄 홍수 열 추위 염분 산성 등에 강한 농작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독일 바이엘사의 농작물 생산성 총괄 담당자인 미하엘 메츠라프는 "비생물적 스트레스를 줄이면 작황이 65~85 퍼센트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명공학 전문가들은 유전자 변형이 작황 증대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방지 효과도 수반한다고 말한다. 변형을 통해 바이오 연료 생산에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알파 아밀라아제'라는 효소를 증가시키면 연료 생산 효율성을 5~10% 가량 높일 수 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농작물의 질소 사용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질소비료 생산에 드는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질소 산화물 등은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17%를 차지한다.
유전자 변형 농작물 생산은 최근 미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 총 재배 면적은 한반도의 5배 정도 크기인 1억114만 헥타르로 지난해에 비해 12%나 증가했다. 유전자 변형작물 감시 단체인 '농업 생명공학 응용 실현을 위한 국제서비스'의 회장인 클리브 제임스는 "앞으로 8년 내 경작지는 2배 가량 증대해, 전 세계 농지의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유전자 변형 농작물은 대두, 옥수수, 목화, 캐놀라 등이 있으며 현재 변형 쌀과 밀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유전자 변형을 통해 노란
색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소위 '금쌀'이 조만간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밀의 경우 게놈 지도가 복잡해 10년 이내에는 생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전자 변형 농작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의 클레어 옥스보로는 "유전자 변형으로 식량이 늘지도 않으며 기아나 빈곤을 해결할 수도 없다"며 "근본적인 농업 개혁을 추진하는 것만이 식량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강변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입력시간 : 2008/07/12 03:03:45
http://news.hankooki.com/lpage/world/200807/h200807120303402245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