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혈병이나 암세포의 전이를 연구하기 위한 뼈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가 개발됐다. 인간 몸속 간엽줄기세포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뼈에 영향을 미치는 암 등 질환을 더 정확히 연구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팀은 간엽줄기세포를 기반으로 만든 일명 ‘미니 뼈’를 실험용 쥐에 이식하는 실험에 성공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뼈는 세포와 골수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데 중요하다. 의사들은 세포와 골수의 상호작용을 살펴 암이 어떻게 뼈까지 전이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실험용 쥐의 뼈를 활용해 연구가 이뤄졌지만 인간의 뼈를 직접 사용하는 것보다 인체 고유의 상호작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간엽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이 세포를 생쥐의 피하에 이식해 미니 뼈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간엽줄기세포는 뼈나 연골 그리고 신경세포와 표피세포 등 조직 재생에 활용된다.
연구팀은 생쥐 체내에 생성된 미니 뼈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세포를 이식하는 데도 성공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뼈 안에 있는 골수 속에 백혈병 세포가 발생하는 질병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사율이 높아지는 난치병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서야 치료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또 미니 뼈를 통해 유방암 세포와 신경아세포종 암세포가 뼈로 전이되고 양성골종양을 일으키는 과정을 확인했다. 암세포가 뼈로 전이되면 심한 통증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며 환자의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연구팀은 “미니 뼈는 생쥐의 뼈보다 암세포 등을 이식하는 실험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 인체와 유사한 환경에서 인간에게 알맞은 다양한 치료법을 실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간 장기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인공장기 개발은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 해부학교실 연구팀은 지난 3월 뇌와 척수로 발달하는 배아 구조인 신경관의 형태를 그대로 구현한 인공 척수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뇌의 미세환경과 닮은 3차원 하이드로젤을 개발해 기존보다 커다란 '미니 뇌'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2022.10.13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