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지방간' 방치 시 심혈관질환 최대 8배 증가
지방간염·간 섬유화 조기 진단 및 예방관리 중요
비알코올성지방간을 방치하면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4~8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 국립보건연구원(원장 권준욱) 김원호 박사 연구팀(심혈관질환연구과, 박지혜 박사 등)은 한국인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환자 등록 임상코호트(보라매병원, 김원교수)를 활용해 간 생검으로 입증된 비알코올성지방간의 조직학적 중증도가 심화될수록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은 음주와 관계없이 비만, 지질대사이상 등으로 간세포 내에 지방이 축적돼 생기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유병률은 약 20~30% 정도로 추정된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부족, 이로 인한 비만과 당뇨병의 증가 추세를 고려한다면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유병률 자료는 주로 단일기관 건강검진 수검자를 대상으로 분석된 것으로 전국 규모의 연구 자료는 없는 실정이다. 또한 해당 질환이 심혈관질환 발생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환자별 질환 진행상의 조직학적 스펙트럼을 고려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두 질환 간 발생 연관성에 대한 결과는 연구 대상과 분석방법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 한국인을 대상으로 보다 더 정확한 근거 생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의 간 생검 자료를 기반으로 조직학적 중증도를 단순 지방간과 지방간염으로 구분하고 간 섬유화 진행 단계에 따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분석했다. 대부분 초음파 영상이나 간단한 혈액검사 등을 이용해 질환 여부와 중증도를 정의했던 이전 연구들에 비해 임상적 구분 정확도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임상에는 한국인 비알코올성지방간환자 500명이 참여했다. 이중 간 생검으로 입증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AFLD) 환자 398명과 정상인 102명의 임상정보 및 자료를 활용했다. 이를 대상으로 지방간염, 간 섬유화 등 비알코올성지방간의 중증도에 따라 구분해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도(10-year ASCVD)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정상인에 비해 지방간염을 가진 환자에서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4.07배 증가했다. 정상인에 비해 간 섬유화를 가진 환자에서는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중증도에 따라 5.50-8.11배로 증가했다.
단순지방간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간 섬유화가 심한 사람은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4.9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염을 가진 환자가 간 섬유화를 가지는 경우 중증도에 따라 각각 4.97배, 9.42배까지 증가했다.
현재 연구팀은 비알코올성지방간과 간 섬유화를 보다 쉽게 조기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생체 바이오마커 등을 발굴하고 조기 예측, 진단, 중재 지표로서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있다.
김원호 박사 연구팀은 "연구 결과는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환자에서 지방간염 또는 간 섬유화로 질환이 심화될수록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더 나아가 단순 지방간이더라도 진행성 간 섬유화를 동반하는 경우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함을 처음으로 확인해 제시한 결과"라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이번 연구로 만성질환의 주요 사망원인 질환인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심혈관계 대사질환 중 유일하게 정상으로의 회복이 가능한 단순 지방간 단계에서 지방간염과 간 섬유화 발생을 조기 예측하고 진단하여 중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심혈관대사 및 간질환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헤파톨로지 인터내셔널(Hepatology International, 영향력지수 IF 6.047)'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약사공론 (kpanews.co.kr) 배다현 기자 dhbae@kpanews.co.kr 2021-10-27 1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