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선천성 질환 등 이상 발생기전 밝혀져
노화 난모세포 염색체 조기분리 원인…인공비즈 도입으로 억제 성공
日 연구팀, 쥐 실험결과 공개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불임이나 유산, 선천성 질환을 초래하는 이상이 생기는 자세한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쥐 실험을 통해 난자의 토대가 되는 난모세포가 노화하면 세포분열로 난자를 만들 때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염색체 분리가 빨라지는 '조기분열'이 일어나는 사실을 확인하고, 난모세포에 인공비즈를 도입함에 따라 이러한 조기분리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논문은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19일 게재됐다.
난모세포 염색체는 사람이 23종 46개, 쥐가 20종 40개로, 각각 부모에서 유래한 2개가 한 쌍이 된다. 난자를 만들 때에는 염색체가 럭비공 모양의 방추체라는 구조의 내부에 들어가고 상하로 관 형태의 소기관에서 서서히 끌어당김으로써 쌍을 분리한다. 이를 통해 1종 1개씩으로 분리되는데, 타이밍이 너무 빠르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이상이 생긴다.
연구팀은 난모세포의 세포분열을 쥐에서 자세히 관찰한 결과, 조기분리의 대부분이 방추체 중심에 가까운 내측에서 일어나며 염색체를 상하로 끌어당기는 힘은 외측보다 내측이 강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러한 점에서 노화한 난모세포 염색체는 방추체 내측에서 강하게 끌어당기는 힘을 견딜 수 없는 상태로 열화하고 조기분리가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결론지었다.
연구팀은 방추체 중심에 직경 약 2마이크로미터의 미세한 인공비즈를 도입하고, 내측을 막아 염색체를 외측으로 밀어내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조기분리를 약 3분의 2로 줄일 수 있었다.
염색체 이상은 불임이나 유산, 다운증후군 등 선천성 질환을 초래하지만, 분리 시 위치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불임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매우 중요한 진전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