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혈관 속 문제, '의료로봇 어벤져스'가 해결한다
DGIST(총장 국양)는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최홍수 교수 연구팀이 한양대학교 이병주 교수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윤창환 교수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박훈준 교수팀, 스위스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 브래들리 넬슨(Bradley J. Nelson)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원격 및 실시간으로 자기장을 이용해 혈관시술 기기인 가이드와이어의 방향을 선택적으로 제어하여 목표병변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가이드와이어를 위치시킬 수 있는 ‘자기장 기반 정밀 제어 마이크로로봇 혈관 중재시술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소칩습적 치료법인 혈관중재시술의 경우, 피부를 미세하게 절개한 후 와이어 형태의 시술기구인 가이드와이어(유도철사)와 카테터(도관)를 삽입하여 막힌 혈관 부위를 X-ray 영상으로 관찰하며 진행하는 시술이다. 기존의 경우 시술자의 숙련도와 전문성에 따라 시술 성공률의 편차가 크고, 특히 환자의 혈관구조가 복잡할수록 수동으로 가이드와이어와 카테터의 방향을 정확하게 제어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특히 이러한 시술을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의료진은 X-ray 방사선 피폭량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DGIST 최홍수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중재시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연 자성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 수술용 침대와 결합된 8개의 전자기 코일 기반 자기장 제어 시스템, 바이플레인 X-ray 영상 시스템 및 마스터 슬레이브 시스템이 통합된 전자기 제어 마이크로로봇 혈관 중재시술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술자는 전자기장을 인가하여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이 자기장 방향에 따라 정렬(alignment)하는 원리를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가이드와이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제어각도 90도 이상의 3차원 조향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전자기 제어 마이크로로봇 중재시술 시스템의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돼지모델에서 전임상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원격 자기장 제어를 통해 돼지 심장의 관상동맥(coronary artery) 내에 위치한 다수의 목표병변에 선택적으로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을 성공적으로 위치 시켰으며, 개발한 시스템이 실제 심혈관시술에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장골동맥(iliac artery), 신장동맥(renal artery) 환경에서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이 자기장 제어를 통해 목표 위치까지 성공적으로 도달함을 확인하여 심혈관 이외에도 간, 뇌 등 다양한 혈관에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최홍수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유연 자성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 수술용 침대와 결합된 전자기장 제어 시스템, 바이플레인 X-ray 이미징 시스템 및 마스터 슬레이브 시스템을 통합하여 전임상시험 수준에서 개발한 기술의 장점 및 잠재적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기술의 고도화 및 최적화 연구를 통해 최종적으로 의료기기 승인을 받아 실제 의료현장에 활용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국제 과학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의공학 분야 상위 8.43%)’에 6월 8일 자로 게재됐으며, 표지논문(Back Cover)으로 선정되었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 구 결 과 개 요
An Electromagnetically Controllable Microrobotic Interventional System for Targeted, Real-time Cardiovascular Intervention(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 Wiley Online Library)
Junsun Hwang, Sungwoong Jeon, Beomjoo Kim, Jin-young Kim, Chaewon Jin, Ara Yeon, Byung-Ju Yi, Chang-Hwan Yoon, Hun-Jun Park, Salvador Pané, Bradley J. Nelson, Hongsoo Choi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2022, 202102529, 08 June 2022)
기존의 혈관중재시술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다양한 종류의 자기장 제어 중재시술 로봇들이 보고되어 왔으나, 대부분의 경우 밀리미터(mm) 크기의 직경으로 인해 관상동맥과 같은 좁은 혈관에서 사용하기에 부적합했다. 또한 로봇의 방향 제어를 위해 사용되는 자기장 제어 시스템의 제한적인 workspace 및 이미징 시스템과의 호환성 문제 때문에 휴먼스케일(human-scale)의 (전)임상시험을 통해 기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임상에서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연 자성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 수술용 침대와 결합된 8개의 전자기 코일 기반 자기장 제어 시스템, 바이플레인 X-ray 영상 시스템 및 마스터 슬레이브 시스템이 통합된 전자기 제어 마이크로로봇 중재시술 시스템(Electromagnetically Controllable Microrobotic Interventional System, ECMIS)을 개발했다. 개발한 ECMIS를 통해 다양한 체외 혈관모델 환경에서 원격 및 실시간으로 전자기장을 이용해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의 방향을 제어하여 혈관 내 목표병변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가이드와이어를 위치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전임상 돼지모델 환경 (장골동맥, 관상동맥, 신장동맥)에서 ECMIS를 통해 시술자가 원격으로 신속하게 가이드와이어의 방향을 제어하며 목표 병변까지 방사선 피폭의 위험 없이 가이드와이어를 위치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ECMIS는 심혈관, 간혈관, 뇌혈관, 말초혈관 등 다양한 혈관질환 치료를 위한 중재시술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최소칩습적 치료법인 혈관중재시술은 피부를 미세하게 절개한 후 와이어 형태의 시술기구인 가이드와이어(유도철사)와 카테터(도관)를 삽입하여 막힌 혈관 부위를 X-ray 영상으로 관찰하며 개통하는 시술이다. 하지만, 기존의 혈관중재시술은 시술자의 손으로 가이드와이어와 카테터를 다루기 때문에 시술자의 경험과 전문성에 따라 시술 성공률의 편차가 크고, 특히 병변의 혈관구조가 복잡할수록 수동으로 가이드와이어와 카테터의 방향을 정확하게 제어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특히 이러한 시술을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의료진은 방사선 피폭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혈관중재시술의 한계를 극복하여 시술자가 안전하고 정밀하게 가이드와이어의 방향을 제어하는 동시에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소프트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이러한 결과로 세계최초로 2018-19년도에 가이드와이어 부착형 마이크로로봇을 보고했다 (Jeon et al., Micro and Nano Systems Letters, 2018; Hoshiar et al., Micromachines, 2018; Jeon et al., Soft Robotics, 2019).
이전 연구에서는 소프트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의 개념을 처음 증명하는 원천연구로 체외실험 수준에서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이번 연구는 이전 연구의 후속연구로써 소프트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의 디자인을 발전시켜 안전성과 성능을 개선하였으며, 임상에서의 적용을 위해 필요한 8코일 기반 전자기장 제어 시스템, 바이플레인 X-ray 이미징 시스템, 원격 마스터 슬레이브 시스템을 자체 개발 및 통합하여 중동물 전임상시험까지 진행한 연구이다. 연구팀은 전임상시험을 통해 전자기 제어 마이크로로봇 중재시술 시스템의 유효성 및 안정성을 확인하였으며 추후 기술의 고도화 및 상용화를 통해 가까운 미래에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디에 쓸 수 있나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기 제어 마이크로로봇 중재시술 시스템은 내시경, 카테터 및 가이드와이어 등 와이어 형태의 시술기기가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최소침습적 시술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시술자의 손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뇌혈관, 간혈관, 말초혈관과 같은 병변에 시술자가 능동 자기장 제어를 통해 원격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중재시술 기기를 제어 및 위치시켜 스텐트 삽입, 약물/세포 전달, 색전물질 전달 등의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자기 제어 마이크로로봇 개념을 활용한 원격제어 중재시술로봇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추가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을 통해 기술의 고도화 및 상용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관련 원천기술을 마이크로로봇 시스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아임시스템에 이전한 상태이며,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 및 3차원 자기장 제어 시스템을 포함한 각 시스템 모듈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상태이다. 한 가지 관건은 각 시스템 모듈마다 품목 승인을 포함한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허가 취득에 필요한 추가적인 검증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기기 허가 및 임상시험은 적지 않은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의료현장에 도입되어 사용되기 까지는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가 정책 및 지원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번 연구는 유연 자성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 전자기 코일 시스템, 바이플레인 X-ray 이미징 시스템, 마스터 슬레이브 시스템이 통합된 전자기 제어 마이크로로봇 중재시술 시스템의 잠재적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한 원천연구로써, 전임상 중동물 실험을 통해 개발한 기술의 성능을 확인하였다. 앞으로는 기술의 고도화 및 상용화를 위해 의료기기 허가, 임상시험 및 기술의 제품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료기기 허가 및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정부부처의 적극적인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연구팀은 약 5년 전 심근경색 치료를 위한 가이드와이어 부착형 소프트 마이크로로봇 개발을 목표로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의 관상동맥 중재시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체적합하고 유연한 재료 및 자성물질을 사용해 가이드와이어 부착형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했으며, 2018-19년도에 첫 원천연구 결과 보고 (Jeon et al., Micro and Nano Systems Letters, 2018; Hoshiar et al., Micromachines, 2018; Jeon et al., Soft Robotics, 2019)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기술의 고도화 및 상용화를 위해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기 제어 마이크로로봇 중재시술 시스템은 기존 혈관중재시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능숙한 시술자를 양성하는 막대한 비용 및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환자는 시술자의 경험과 실력에 의존하지 않고 항상 높은 수준의 시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개발한 마이크로로봇 중재시술 시스템은 심혈관질환 이외에도 뇌혈관, 말초혈관, 간혈관 등 혈관질환이 존재하는 모든 인체 내 혈관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본 연구에서는 전임상 동물실험을 통해 자기장 제어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의 임상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향후 추가 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을 통해 가이드와이어 마이크로로봇 및 시스템 모듈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인허가 절차를 통해 상용화를 이뤄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심혈관 이외에 뇌혈관, 말초혈관, 간혈관 질환 치료를 목표로 연구범위를 확장하여 다양한 혈관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 중재시술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의학약학 DGIST (202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