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내 코로나19 공기 오염 심각한 곳은 복도·화장실"
프랑스 연구팀 병원 내 오염 논문 24건 분석결과
프랑스 연구팀이 병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공기오염이 잦게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병원 내 오염 관련 논문 24건을 분석한 결과로 이 논문들에는 병원 내 2284개 장소의 샘플을 수집해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공기의 경우 471개 샘플이 수집됐다. 이 중 82곳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가브리엘 버간드 프랑스 낭트대 중앙병원 감염학과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의 분석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네트워크 오픈'에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구팀은 지난 1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발표된 병원 내 오염 관련 논문 24건을 대상으로 했다. 영어나 프랑스어로 쓰여진 논문만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병원 내 총 2284개의 샘플이 수집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471개가 병원 공기 샘플이었다. 이 중 82개의 샘플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전체의 17.4%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중환자 병상 입원 비율이 높을수록 공기샘플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일 확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공기오염은 병원 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발생했다. 복도 등 공공 구역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 비율이 가장 높았다. 42곳에서 샘플을 수집했는데 이 중 14곳(33.3%)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화장실의 경우 21개 중 5개(23.8%), 의료진 구역샘플은 122개 중 15개(12.3%)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치료 공간은 상대적으로 양성 반응 비율이 낮았다. 242개의 샘플을 수집했는데 이 중 20개(8.3%)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와 가까운 공기와 먼 공기 모두 잦게 공기오염이 발생했다”며 “바이러스가 생존해있는 샘플은 적었지만 화장실과 욕실, 직원구역, 공공 복도 등에서는 높은 바이러스 수치가 발견된 점을 미뤄봤을 때 더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팀은 지난 9월 정반대의 연구결과를 내놨다. 장희창 전남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와 기승정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한 병실에서 환자에게 2m 떨어진 채 공기를 검사했더니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전남대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 빛고을전남대병원, 대구동산병원 등 병원 4곳에 올해 3월 25일부터 4월 8일까지 입원한 환자 8명의 병실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 주변 공기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환자가 입원한 병실에서 각각 환자에 대해 채집한 공기 검체 32개에서는 모두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음압병상 여부와 관계없이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2m 이상 퍼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공호흡기나 삽관 등 에어로졸이 만들어지는 처치가 없다면 환자가 배출하는 바이러스가 공중으로 전파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병원 등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에 집중되면서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 22일 정례브리핑에서 “13일부터 19일 사이에 발생한 집단감염의 71.2%가 종교시설, 의료기관, 요양 시설에서 나왔다”며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60대 이상에서 코로나19 치명률이 매우 높고, 동시에 위중증 환자도 60대 이상이 거의 90%를 차지한다”며 “의료시설이나 요양병원, 요양 시설에는 60대 이상이 많이 입원해 있어 사망자도 급증하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com)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2020.12.24 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