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대규모 은퇴’ 임박
◆ 베이비부머 인생 2막 ◆
한국 베이비붐세대가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내년은 한국 베이비붐세대(55~63년생)의 맏형인 55년생이 만 55세를 맞아 정년퇴직을 하는 시기다. 이후 9년 동안 이들의 은퇴 행진이 이어진다.
베이비붐세대는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15%에 육박한다.
한국 베이비붐세대가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내년은 한국 베이비붐세대(55~63년생)의 맏형인 55년생이 만 55세를 맞아 정년퇴직을 하는 시기다. 이후 9년 동안 이들의 은퇴 행진이 이어진다.
베이비붐세대는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15%에 육박한다.
이들이 대거 은퇴를 맞이하는 것은 베이비붐세대 개인적으로도 큰일이지만,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고령화사회를 더욱 심화시켜 한국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금융자산이 그리 많지 않은 이들이 현 상태에서 은퇴하면 이들 가정경제가 위태로워질 것은 뻔한 이치다. 반면 한국 베이비붐세대가 멋진 인생 2막을 맞이하면 이는 한국 경제가 고령화로 인한 악영향을 조금 덜 받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베이비붐세대의 근사한 인생 2막을 위해 개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또 정부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인가.
한국전쟁 이후 55년부터 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한국판 베이비붐세대.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이들은 약 712만명으로 총인구의 14.6%를 차지하게 된다. 일본판 베이비붐세대인 '단카이세대'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베이비붐세대 비중이 주는 의미가 어떠한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이처럼 워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베이비붐세대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사회 현상을 일으켜왔다. 88년을 전후로 한 주택 가격 급등, 2000년 이후 본격화된 중대형 아파트 가격 급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베이비붐세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도달하면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게 88년 전후의 주택 가격 급등 배경이다. 이후 집값은 수도권 200만호 주택 건설이 완성되기까지 수직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런가 하면 2000년 초반 있었던 중대형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40대에 진입한 이들이 중대형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면서 나타난 사태다. 이제 은퇴기에 들어선 이들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주택을 판다면 이는 주택 가격 하락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내년은 한국 베이비붐세대의 맏형인 55년생이 만 55세를 맞이하면서 정년퇴직을 시작하는 해다. 바야흐로 2018년까지 계속될 한국 베이비붐세대의 은퇴 행진이 이때부터 비로소 시작된다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된 일본의 제로 성장,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단카이세대의 은퇴였다. 50~60년대 청년으로 성장했던 일본 베이비붐세대가 90년대 초 일자리를 잃으면서 소비를 줄인 것이 내수시장 위축과 투자 감소를 야기했다는 논리다. 더불어 이들이 한창 경제활동을 하던 시기에 천정부지로 올랐던 부동산 가격이 이들의 몰락과 함께 급락했다. 이 같은 부동산 불황은 부동산을 소유한 은퇴 단카이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고, 이는 다시 소비를 줄이는 단초가 됐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또한 실제 배경은 미국 베이비부머의 소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베이비붐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7700만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무려 30%를 차지한다. 이들은 2006년부터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이제 한국이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겨우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온 듯한 한국 경제가 자칫 베이비붐세대 은퇴라는 장애물을 만나 다시 수렁으로 가라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들 베이비붐세대의 대거 은퇴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한국에 한층 더 큰 고령화사회 파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고령화사회는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수가 7% 이상인 사회를 가리킨다. 더 나아가 14% 이상이 되면 고령사회가 된다. 통계청은 2018년에 65세 인구가 14.3%를 기록하면서 한국이 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고령화사회 문제점의 핵심은 일할 사람이 줄어듦으로써 경제 활력이 줄고, 또 고령자들이 은퇴 이후 삶을 채 준비 못한 상황에서 은퇴 이후를 맞이함으로써 경제적 불안 계층으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문제만으로도 심각한데, 베이비붐세대가 65세도 채 되기 전인 55세부터 대거 은퇴 후 생활로 내몰리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임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부터 2018년까지 베이비붐세대 712만명 중 임금근로자 311만명이 은퇴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이 본격적인 고령자가 되면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된다. 2020년이면 베이비붐세대의 맏형 격인 55년생이 65세를 넘기며 노인이 된다. 이때부터는 매년 70만~80만명의 새로운 노인들이 탄생한다. 베이비부머 전체가 노인인구에 편입되는 2030년에는 65세 인구 비율이 24%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소위 중고령자에 해당하는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이처럼 목전에 와 있지만, 이들의 은퇴준비는 거의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높은 집값으로 인한 거액의 주택담보대출금 상환과 허리가 휠 정도인 자녀 사교육비 때문에 금융자산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한 탓이다.
결국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세대를 어떻게 생산가능인구로 유지시킬 것인가'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준비가 덜된 은퇴 이후 시기 도래를 연기시킴으로써 좀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한편, 한국 경제에 몰아닥칠 고령화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중고령자 고용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본은 2004년 고령사회대책기본법에 의해 65세 정년이 거의 의무화됐다. 미국은 정부가 직접 노동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대신 충분한 연금 적립을 통해 베이비붐세대 은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도 저도 아닌 한국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현실이다.
[김소연 기자 sky6592@mk.co.kr]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09.10.02 16:37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091002163708826&p=mkeconomy
베이비붐세대의 근사한 인생 2막을 위해 개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또 정부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인가.
한국전쟁 이후 55년부터 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한국판 베이비붐세대.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이들은 약 712만명으로 총인구의 14.6%를 차지하게 된다. 일본판 베이비붐세대인 '단카이세대'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베이비붐세대 비중이 주는 의미가 어떠한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이처럼 워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베이비붐세대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사회 현상을 일으켜왔다. 88년을 전후로 한 주택 가격 급등, 2000년 이후 본격화된 중대형 아파트 가격 급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베이비붐세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도달하면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게 88년 전후의 주택 가격 급등 배경이다. 이후 집값은 수도권 200만호 주택 건설이 완성되기까지 수직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런가 하면 2000년 초반 있었던 중대형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40대에 진입한 이들이 중대형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면서 나타난 사태다. 이제 은퇴기에 들어선 이들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주택을 판다면 이는 주택 가격 하락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내년은 한국 베이비붐세대의 맏형인 55년생이 만 55세를 맞이하면서 정년퇴직을 시작하는 해다. 바야흐로 2018년까지 계속될 한국 베이비붐세대의 은퇴 행진이 이때부터 비로소 시작된다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된 일본의 제로 성장,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단카이세대의 은퇴였다. 50~60년대 청년으로 성장했던 일본 베이비붐세대가 90년대 초 일자리를 잃으면서 소비를 줄인 것이 내수시장 위축과 투자 감소를 야기했다는 논리다. 더불어 이들이 한창 경제활동을 하던 시기에 천정부지로 올랐던 부동산 가격이 이들의 몰락과 함께 급락했다. 이 같은 부동산 불황은 부동산을 소유한 은퇴 단카이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고, 이는 다시 소비를 줄이는 단초가 됐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또한 실제 배경은 미국 베이비부머의 소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베이비붐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7700만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무려 30%를 차지한다. 이들은 2006년부터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이제 한국이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겨우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온 듯한 한국 경제가 자칫 베이비붐세대 은퇴라는 장애물을 만나 다시 수렁으로 가라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들 베이비붐세대의 대거 은퇴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한국에 한층 더 큰 고령화사회 파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고령화사회는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수가 7% 이상인 사회를 가리킨다. 더 나아가 14% 이상이 되면 고령사회가 된다. 통계청은 2018년에 65세 인구가 14.3%를 기록하면서 한국이 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고령화사회 문제점의 핵심은 일할 사람이 줄어듦으로써 경제 활력이 줄고, 또 고령자들이 은퇴 이후 삶을 채 준비 못한 상황에서 은퇴 이후를 맞이함으로써 경제적 불안 계층으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문제만으로도 심각한데, 베이비붐세대가 65세도 채 되기 전인 55세부터 대거 은퇴 후 생활로 내몰리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임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부터 2018년까지 베이비붐세대 712만명 중 임금근로자 311만명이 은퇴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이 본격적인 고령자가 되면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된다. 2020년이면 베이비붐세대의 맏형 격인 55년생이 65세를 넘기며 노인이 된다. 이때부터는 매년 70만~80만명의 새로운 노인들이 탄생한다. 베이비부머 전체가 노인인구에 편입되는 2030년에는 65세 인구 비율이 24%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소위 중고령자에 해당하는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이처럼 목전에 와 있지만, 이들의 은퇴준비는 거의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높은 집값으로 인한 거액의 주택담보대출금 상환과 허리가 휠 정도인 자녀 사교육비 때문에 금융자산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한 탓이다.
결국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세대를 어떻게 생산가능인구로 유지시킬 것인가'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준비가 덜된 은퇴 이후 시기 도래를 연기시킴으로써 좀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한편, 한국 경제에 몰아닥칠 고령화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중고령자 고용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본은 2004년 고령사회대책기본법에 의해 65세 정년이 거의 의무화됐다. 미국은 정부가 직접 노동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대신 충분한 연금 적립을 통해 베이비붐세대 은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도 저도 아닌 한국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현실이다.
[김소연 기자 sky6592@mk.co.kr]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09.10.02 16:37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091002163708826&p=mk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