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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도입 정책 실패" VS "예산 미비 중 최선의 선택"…대립하는 전문가들

산포로 2020. 12. 28. 16:12

"백신 도입 정책 실패" VS "예산 미비 중 최선의 선택"…대립하는 전문가들

코로나19 백신 확보 정책에 석학 의견 갈려

 

(왼쪽부터)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는 가운데 정부의 미온적인 백신 확보 정책을 두고 여론은 물론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늑장 대처를 하며 도입 시기를 놓쳤다는 의견과 내년 2~3월에 첫 접종이 가능하니 매우 느린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것.

그동안 코로나19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온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고품질 백신을 적재 적소에 충분히 사용해야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선진국은 물론 동남아 일부 국가도 시작한 백신 접종을 우리나라는 보고만 있어야 한다. 백신 접종을 마친 여타 국가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할 때 우리는 손 놓고 있어야 될 상황이다. 내년 2월 접종하겠다는 것은 가정일 뿐 실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가 발현한 올 초부터 바이러스를 중장기적으로 보고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국내에 코로나19가 첫 발생했을 때부터 “전염성은 물론 치사율도 감기·독감에 비해 현저히 높다. 정부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안이한 대처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반면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접종을 시작한 국가는 막대한 예산으로 선구매가 가능했기 때문에 백신을 도입할 수 있었다”며 “행정과 예산의 미비 속 백신 4400만병분을 확보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정부의 정책에 찬사를 보냈다.

이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문제가 있다는 미국발 뉴스는 근거가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애쓴 건 사실이다. 그 의도를 폄하하지 말고 정부가 좀더 적극적이고 원활한 외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러한 의견에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정책에 당근만을 주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적절한 비판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는 “내년 3월 이전까지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은 여당의 터무니없는 주장일 뿐”이라며 “아직 임상 3상도 끝나지 않아 미 FDA 승인도 못받은 아스트라제네카를 내년 2~3월에 접종한다는 건 그림의 떡 같은 낙관론이다. 다른 나라가 효과 높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동안 우리 정부는 방역 자신감에 빠져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피력했다.

김우주 교수도 “백신은 미국 등 여타 선진국처럼 국민 수의 2~3배에 해당하는 수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맞다. 이른바 보험처럼 여러 채널을 통해 다양하고 많은 백신이 필요하다. 그래도 경제적 요인들을 들어 최소한 50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하자고 주장했으나,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갈등에 시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 송예은 씨는 “정부의 백신 도입 정책을 두고 정치계는 물론 전문가 간 의견이 엇갈리니 불안하고 초조하다”며 “지금은 반대를 향한 비난을 잠시 멈추고 한 목소리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빠져나와야 할 때”라고 토로했다.

스포츠서울 (sportsseoul.com) certain@sportsseoul.com 입력2020-12-27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