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지적장애 원인유전자 ZFX 발견
원인불명, 치료부재의 미개척 분야로 여겨졌던 발달장애 및 지적장애의 원인유전자 ‘ZFX’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발견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충남대학교 김철희 교수 등 9개국 45기관이 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팀이 ZFX 유전자가 뇌신경계 발달에 필요한 여러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로 작용한다는 새로운 원리와 개념을 제시하였다고 밝혔다.
* 전사인자 : DNA의 특정부위에 결합해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단백질
희귀질환의 원인유전자 발굴은, 관련 질환의 진단기술 개발 및 치료제 신약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이지만, 세계적으로 자폐증을 포함하는 새로운 발달장애와 지적장애는 과학적인 접근이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환자유전체 빅데이터의 공동 활용으로 원인유전자 발견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생명과학의 발전으로 유전자가위기술과 질환모델동물을 이용한 원인유전자 규명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미국 하버드 의대를 포함한 9개국 45기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환자유전체 빅데이터 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여 1차로 발굴된 후보유전자(ZFX)를 대상으로 유전자가위기술 및 제브라피쉬를 이용하여 질환동물모델링에 성공하였다.
더불어 세포모델을 이용한 유전자 발현, 전사체 오믹스 분석 등 추가적인 바이오 빅데이터 연구를 통하여 지적장애 원인유전자 ZFX의 작용원리를 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였다.
제브라피쉬 질환모델동물을 이용한 원인유전자의 분자기전 규명은 충남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하였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기술로 ZFX 유전자를 제거한 제브라피쉬 동물모델을 개발하고, 발생유전학적 분석과 사회성 동물행동 분석을 통해 ZFX 결실 제브라피쉬가 자폐증, ADHD 증상과 관련된 불안장애 행동을 보임을 관찰하였다.
김철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다기관이 참여하는 국제협력을 통해 지적장애, 자폐증을 비롯한 희귀질환 연구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한 혁신적인 성과”라며, “단기적으로는 관련 환자의 분자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서,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질환의 치료법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하였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셀 자매지인 ‘미국 인간유전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2월 7일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충남대학교 김철희 교수>
논문명
저널명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키워드
Neurodevelopmental disorder(발달장애), Intellectual
disability(지적장애), XLID(X-염색체 연관 지적장애), ZFX gene loss(ZFX 유전자 결실), KO zebrafish(녹아웃 제브라피쉬)
DOI
doi: 10.1016/j.ajhg.2024.01.007
저 자
김철희 교수(교신저자/충남대학교), 딜란(Dilan Wellalage Don) 박사과정(제1저자/충남대학교)
1. 연구의 필요성
○ 자폐증을 포함하는 발달장애, 지적장애는 원인불명, 치료부재의 희귀질환으로 세계적으로도 과학적인 접근이 어려운 분야였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환자유전체 빅데이터 공동 활용 및 유전자가위기술, 질환모델동물과 같은 첨단 생명과학기술의 혁명적인 발전으로 인하여, 질병 원인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 대단위 환자유전체 유전자분석기술은 비용 면에서, 2001년 인간게놈프로젝트 성공 이후, 지난 20여 년간 수백만 배 이상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미개척 분야인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한 세계적인 대규모 게놈 연구는 수백만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 어마어마한 양(빅 데이터)의 환자유전체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 최근 희귀질환 발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발견이 점차로 가능해지고 있으며, 이들 후보유전자들에 대한 생명과학적인 검증을 위해서는 쉽고, 빠르고, 경제적인 모델동물이 필요하며, 뼈대 있는 척추동물인 제브라피쉬가 첨단의 유전자가위기술과 접목하여 질환모델링 연구가 가속화 되고 있다.
○ 발달장애, 지적장애와 같은 미개척 희귀질환의 원인유전자 발굴은, 관련 질환의 분자진단기술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 제공 및 치료제 신약개발의 새로운 분자표적을 제시하는 원천기술로서 최근 세계적인 바이오산업화의 핵심이 되고 있다.
○ 특히, 지난해 2023년 말, 세계 최초의 CRISPR 기반 유전자 치료제의 탄생으로 희귀질환 치료 분야가 역사적인 대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2. 연구내용
○ 미국 하버드 의대를 포함한 9개국 45기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로 진행되었으며, 환자유전체 빅데이터 부분은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이, 그리고 제브라피쉬 질환모델동물을 이용한 원인유전자의 분자기전 규명은 충남대학교가 중심이 되었다.
○ 새로운 발달장애, 지적장애 환자들의 가계도 분석을 통해, 발병의 원인유전자가 X-염색체에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그 이후 환자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Xp22.11에 위치하고 있는 ZFX 유전자를 후보로 선발하게 되었다.
○ 세포모델을 이용한 유전자 발현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ZFX 유전자가 전사인자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으며, 이후 제브라피쉬 녹아웃 질환모델링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 유전자가위기술로 ZFX 유전자 녹아웃 제브라피쉬를 제작하였으며, 발생유전학적 분석, 동물행동 패턴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ZFX 결실 제브라피쉬가 특히, 비정상적으로 불안 감소 행동을 보이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는 환자에서 동반하는 자폐증, ADHD 증상과 유사한 행동으로 판단되었다.
○ 또한, 소리나 진동에 반응하는 감각계 측정실험에서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 현저히 감소함을 관찰하였으며, 이는 감각처리 기능이나 인지 기능이 비정상적임을 나타내는 결과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발달장애, 지적장애의 새로운 원인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으며, ZFX 유전자가 뇌신경계 발달에 필요한 여러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로 작용하고 있다는 새로운 원리 및 개념을 제시하게 되었다.
○ 발달장애, 지적장애 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는 세계적인 연구 성과로서, 단기적으로는 관련 새로운 환자의 조기분자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서의 직접적인 활용이 당장 가능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질환모델링을 통한 치료법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로서 활용이 가능하다.
○ 또한, 본 연구에서 개발한 ZFX 녹아웃 동물모델은 향후 ZFX의 분자 표적 발굴과 함께 뇌신경계 발달에 필요한 전사 조절 네트워크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필요로 하는 추가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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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희귀질환 국제협력연구를 통한 발달장애/지적장애/자폐증 원인유전자 발견 [사진=한국연구재단]
원인불명, 치료부재의 발달장애, 지적장애, 자폐증을 포함하는 희귀질환 연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환자유전체 빅데이터의 공동 활용이 반드시 필요함. 본 연구에는 9개국 45개 기관이 참여하였음. 후보유전자 검증은 모델동물, 유전자가위기술 등이 필요하며, 원인유전자가 규명되면 새로운 환자의 분자진단 및 치료법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로 활용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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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발달장애, 지적장애, 자폐증 모델동물의 사회성 행동실험 [사진=한국연구재단]
제브라피쉬는 무리를 이루는 사회성 동물이기 때문에, 투명한 유리 칸막이의 한쪽 공간에는 정상군 3마리를 넣고, 다른 공간에는 시험동물 1마리를 넣어서 다른 무리와 어울리고자 하는 사회성 행동을 측정할 수 있음. 30분 동안 동영상 기록을 하고, 그림에서는 10-15분 사이의 동물의 이동궤적을 빨간색으로 나타내었으며, 사회성 행동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 가능함.
연구 이야기
<작성 : 충남대학교 김철희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크기 3cm의 물고기(제브라피쉬, zebrafish)를 이용하여, 자폐증을 포함하는 발달장애, 지적장애와 같은 원인불명, 치료부재의 희귀질환 연구를 위한 질환모델동물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2009년 하버드의대 게놈연구센터와의 첫 공동연구를 계기로, 최근까지 다양한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환자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에서 발굴된 신규유전자의 분자기전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2012년부터는 X-염색체 연관 희귀질환의 세계적인 대가인 미국 그린우드게놈센터의 Schwartz 박사와 공동연구를 시작해서 2015년 뇌전증 관련 ZC4H2 유전자, 2020년 지적장애 관련 FAM50A 유전자를 발견하였다. 최근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의 Marwan Shinawi 교수와의 공동연구가 시작되어, 현재 다수의 새로운 발달장애, 지적장애, 자폐증 유전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제브라피쉬를 이용한 정신질환 관련 유전자 연구는 그동안 연구실의 기술과 경험으로 무난하게 진행이 되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표현형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ZFX 녹아웃 제브라피쉬 표현형 분석에서 특히, 처음 실마리를 찾는데 어려움과 많은 주의가 필요하였다. 다행히 10여년 전에 연구했던 ZFX 유사 유전자 ZNF711 분석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자폐증을 포함하는 발달장애, 지적장애 희귀질환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최근 환자유전체 빅데이터, 유전자가위기술, 그리고 효율적인 제브라피쉬 모델동물을 이용하여, 소위 “미국 서부개척시대”와 같이 새로운 연구 분야의 빗장을 열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약개발 분자 타겟로 활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유전자” 발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2015년 먼저 발견한 뇌전증 관련 유전자의 경우는, 2018년 세계적인 환자재단이 설립되는 계기가 되었고, 국내 S사의 뇌전증 치료제 개발에도 일부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희귀질환 연구팀들과의 국제공동연구가 확장되고 있으며, 2020년부터는 또 다른 환자재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희귀질환의 원인유전자 발굴은 곧바로 환자 진단용의 바이오마커 확보를 뜻하는 것이고, 본 연구실은 훨씬 더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신약개발 관련 전문가들의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그동안, 뇌전증, 자폐증 유전자들을 계속해서 발견해오고 있으며, 추가적인 논문발표를 위한 새로운 유전자들도 다수 대기 중에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들이 국내 바이오산업화에 제대로 활용되기를 희망하며, 관련 희귀질환 전문가들과 진정한 open innovation 정신으로 협력하고자 한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2018년 보고한 자폐증 관련 삼돌이(SAM2) 유전자는 현재 마우스, 랫에서도 후속연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의대교수님께서, “물고기로 어떻게 자폐증 연구를 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으나 이제는 자신 있는 미소로 답하고 있다. 현재 치료제 개발을 위하여 협력연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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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등록일202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