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초음파로 암세포 파괴기술…항암제 내성억제물질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기주·김광명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최근 초음파로 수술 없이 암 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기술과 항암제 내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나란히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초강력 초음파로 암 세포를 파괴하는 기술을 개발한 건 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기주 박사 연구팀. 초음파 에너지를 타깃에 모아 고열을 발생시키면 외과적 수술 없이 조직을 태워 괴사시킬 수 있다. 이 방법은 자궁근종,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전이성 골종양 등에서 종양을 열을 이용해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임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고열로 조직을 태우다 보니 열확산 현상에 의해 종양 주변 조직까지도 태울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초음파 기술보다 수십 배 강력한 수십 메가파스칼(MPa) 음향 압력 세기를 갖는 초음파, 이른바 고강도 집속초음파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열에 의한 신체 손상 없이도 칼로 자른 듯 종양을 깨끗하게 파괴할 수 있음을 지난해 확인하고 그 원리를 밝혀낸 바 있다. 하지만 목표 지점뿐 아니라 주변에 2차로 여러 미세 기포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성된다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
후속 연구에서 종양조직을 없앨 때 생기는 2차 미세 기포의 발생 원리를 밝히기 위한 수학 모델을 개발했다. 초음파에 의해 생긴 1차 수증기 기포가 초음파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수증기 기포로 인해 전방위로 퍼지는 초음파와 지속적으로 입사되는 집속 초음파의 간섭이 그 원인이며, 간섭되는 범위에서 2차 기포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초고속카메라로 촬영한 결과와도 비교해보니 초음파가 간섭되는 범위와 2차 미세기포가 실제 생성되는 위치가 일치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종양 조직만을 안전하게 제거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테라그노시스연구센터 김광명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약물은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일명 `암세포 특이적 항암제 전구체 약물`이다. 연구팀은 항암제 내성을 억제하는 약물(SMAC)과 항암제(독소루비)를 결합시켜 새로운 약물을 만들어냈다. 이 약물은 생체 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다가 암세포를 만나면 암세포에서 과발현하는 효소(카텝신B)와 반응한다. 암세포와 반응한 약물은 항암제와 함께 내성억제제를 방출해 효과적으로 항암제 내성을 극복해냄과 동시에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그 결과 암세포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항암제 내성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후천적 항암제 내성도 억제할 수 있게 됐다.
매일경제 김시균 기자 입력 : 2020.10.07 0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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