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바이오 안보, 우리가 대응해야할 세 가지 과제

산포로 2024. 11. 5. 09:23
바이오 안보, 우리가 대응해야할 세 가지 과제
 
KPBMA FOCUS, 바이오기술 신흥안보 이슈 분석

“바이오기술, 전염병 및 자원 위기 해결할 수 있지만 생물학적 무기 개발에도 쓰여”

“첨단 바이오기술 핵심 역량 확보 위해 전략 요인 면밀히 분석해야”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신흥안보는 군사 안보 개념에서 벗어나 기술 발전, 기후변화, 전염병, 테러리즘, 사이버 공격 등과 같이 비군사적인 도전에 준비하고 대응하는 개념이다. 지난 9월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우려하는 나라의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으로, 바이오 신흥안보가 지닌 중요성을 전 세계에 드러내는 기회가 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4일 발간한 보고서(KPBMA FOCUS)는 바이오기술이 글로벌화로 인한 전염병 및 자원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반면, 생물학적 무기 개발에까지 쓰일 가능성 있어 안보적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 기술은 민간 및 군사 용도로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주요국들은 이미 자국 내 바이오 공급망 확보 등 기술주권 확립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합성생물학, 뇌·기계 인터페이스 등 국가별로 보유한 핵심기술을 타국으로 반출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월 생물보안법 하원 통과에 앞서 2022년 9월, 건강, 식량안보, 공급망 확보 등을 목적으로 생명공학 및 바이오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인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를 발동했다. 우리돈 2조 7000억 원 이상을 들여 합성생물학 등 바이오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인력양성 등으로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2023년 2월 합성생물학, 유전자편집 등 핵심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일본 역시 2022년 5월 ‘경제안정보장추진법’을 만들어 의료·공중위생, 뇌컴퓨터·인터페이스, 바이오 제조 등을 특정 중요기술로 선정, 특허 미출원 등과 같은 조치를 할 수 있는 상태다.

 

영국도 지난해 6월 ‘생물학적 안보 전략(Biological Security Strategy)’을 발표했다. 이는 질병과 같은 생물학적 위험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로, 큰 유행으로 번질 수 있는 병원체에 대한 백신·치료법 개발과 같이 생물안보 중요도가 높은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대응해야할 바이오 기술 안보 과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대응하는 매커니즘 필수

 

바이오 기술이 지닌 불확실성과 빠른 변화에 맞춰 새 기술이 일으킬 수 있는 사회·경제적 이슈를 여러 각도로 빨리 파악하고, 예상 리스크와 기회에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① 초기 경고 시스템: 수평적 탐색(Horizon Scanning)을 통해 주요 이슈를 조기에 탐지하여 기술의발전이 가져올 잠재적 위험과 기회를 사전에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

 

②정책적 우선순위 설정: 예비 진단(Preliminary Diagnosis)을 통해 기술의 위험성과 정책적 관심 수준을 평가하고,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이슈와 대응 범위를 정립한다.

 

③협력적 리스크 분석: 주요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리스크와 기회의 파급 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한 대응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④적응형 대응 전략: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신속한 정책 조정을 통해 리스크 완화와 기회 극대화를 동시에 도모한다.

 

바이오·디지털 융합 발전시키고 데이터 자원 중시해야

 

바이오·디지털 융합을 통해 바이오 데이터 자원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AI(인공지능)와 ML(머신러닝)을 통한 생명 정보의 고속 분석과 유전체 설계는 바이오 데이터가 국가적 자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는 새로운 데이터 기반 경제 성장의 기초가 된다. 

 

합성생물학의 발전으로 바이오 데이터의 활용 방식이 ‘읽기’에서 유전체 설계와 변형을 통한 ‘쓰기’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전체 자원의 산업적·경제적 활용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국가 안보 측면에서의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유전체 데이터 해외 유출을 제한하는 것도 이러한 안보적 중요성에서 비롯된다. 생명 정보가 국가의 바이오 안보와 주권 확보의 핵심 자원이 되는 만큼, 유전체 자원의 자립성과 보호를 위한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

 

 지속 가능한 바이오 발전모델 구축 필요

 

바이오기술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바이오 플랫폼 국내 기업이 출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은 자원(유전자 데이터 및 빅데이터), 기술(바이오 설계 및 제조 역량), 장비(AI와 슈퍼컴퓨팅) 등 요소를 총체적으로 망라한 전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최근 확정된 ‘국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2025~2029년)’은 바이오 연구와 상용화에 필요한 생산 인프라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바이오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자원 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시범 사례로 볼 수 있다.

 

바이오파운드리는 AI와 바이오 융합, 데이터 안보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국제 표준 정립을 통해 바이오 부문의 신흥안보적 대응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분야에서 장기적인 경제 성장과 안보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전략 모델을 추진해야 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흥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센터장은 “신흥안보 위협에 대한 최선의 대안은 첨단 바이오기술 역량의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며 “따라서, 첨단 바이오기술의 핵심 역량 확보를 위한 전략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기술블록화와 국제 경쟁 등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술 블록화는 상호 의존도가 높은 국가 사이 공통의 이해 증진을 위해 기술을 공유하고 외부에 통제하는 블록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창용 admin@hkn24.com 2024.11.04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