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Science 선정, 「2020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
매년 이맘때가 되면, 《Science》의 리포터와 편집자들은 「올해의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Breakthrough of the Year)」이라는 이름하에 9개의 차점자와 하나의 우승자를 선정해 발표한다. 우승자를 공개하기 전에 차점자들부터 소개한다.
라디오파열음 (참고 1)
라디오파열음(FRB: fast radio burst)—먼 은하에서 오는, 섬광처럼 짧고 강력한 전파—은 13년 동안 천문학자들의 애간장을 태워 왔다. 이제 우주탐정들은 그게 어디서 오는지를 알아냈다. 그건 바로 마그네타(Magnetar), 즉 쉭쉭거리며 강력한 자기장을 뿜어내는 중성자별이다. 지난 4월, 은하수에서 하나의 FRB가 발사되었다. 연구자들은 '하늘의 작은 부분'을 그 원천으로 신속히 지목한 후, 강력한 망원경을 이용하여 하나의 마그네타를 찾아냈다. 속편을 기다리며 채널을 고정한 채, 연구자들은 마그네타들이 그런 라디오파열음을 내는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CRISPR 임상시험 성공 (참고2; 한글자료)
2012년 CRISPR로 알려진 혁명적 유전자편집 도구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 이후, 그것은 과학자들에게 농작물과 동물을 개발하는 힘을 제공하고, 윤리적 논란을 일으키고, 노벨상을 선사했다. 이제 그것은 임상시험에서 첫 번째 승리를 거뒀다. CRISPR는 두 가지 유전성 혈액장애—베타지중해빈혈(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의 수준이 낮아, 무기력증과 탈진을 초래하는 질병), 겸상적혈구빈혈(결함있는 형태의 헤모글로빈 때문에 생기는 질병)—를 가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겸상적혈구빈혈을 치료하기 위해, CRISPR를 이용하여 인체로 하여금 태아헤모글로빈(fetal haemoglobin)을 만들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CRISPR 접근방법은 환자들에게 1인당 1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청구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그림의 떡이다.
새의 뇌(腦)는 힘이 세다 (참고 3; 한글자료)
그들의 눈은 물방울만 하며, 뇌는 호두만 하다. 그러나 올해 발표된 두 건의 연구는 "새들이 경이로운 멘탈파워를 갖고 있다"고 제안했다. (1) 과학자들은 비둘기와 올빼미의 귀소본능을 관장하는 전뇌(forebrain)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 수평적·수직적으로 연결된 신경들을 발견했다. 그건 인간의 신피질(neocortex)에서 발견되는 연결성의 매트릭스—인간의 '때로 믿을 수 없는 지능'의 원천—와 비슷하다. (2) 또 하나의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이미 머리 좋기로 유명한) 까마귀가 자신이 '보는 것'과 '행하는 것'을 인식한다"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인간과 새의 마지막 공통조상이 3억 2,000만 년 전 어떤 형태의 의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최초의 구상미술(figurative art; 참고 4)
지금으로부터 4만여 년 전,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섬에서 '선사시대의 피카소'가 깊은 동굴 속으로 과감히 들어갔다. 그리고는 '동물의 머리가 달린 사냥꾼'을 묘사한 판타스틱한 그림을 여러 점 그렸다. 그림 속의 사냥꾼들은 멧돼지와 물소를 잡는 중이었다. 그 미술가는 가면을 쓰거나 위장한 사냥꾼을 묘사하는 재능을 지녔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고대 미술품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동물-인간 잡종의 신화를 형상화했다고 볼 수도 있다. 미술품이 그려진 시대를 감안할 때, 그 미술가를 현대인의 주특기인 구상미술의 원조라고 간주해도 좋을 듯싶다.
☞ 그 밖의 차점자들
- 과학자들, 다양성을 강력히 옹호하다 (참고 5)
- 기후변화 예보 예리해지다 (참고 6)
- AI, 접힌 단백질 풀다 (참고 7; 한글자료)
- 엘리트 통제자는 HIV를 어떻게 궁지에 몰아넣나 (참고 8; 한글자료)
- 실온에서 초전도 마침내 구현 (참고 9)
「2020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 (참고 10)
이제 「2020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을 발표한다. 그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여러 개의 COIVID-19 백신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이는 최초의 SARS-CoV-2 시퀀스가 발표된 지 불과 11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그 백신들은 이미 UAE와 영국에서 사용되고 있고, 미국에서도 곧 사용된다.
선봉에 선 두 가지 백신은 mRNA를 이용하여 스파이크 단백질(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의 유전자 코드를 전달하는데, 임상 3상에서 약 95%의 경이로운 예방률을 보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다른 접근방법들(예: 불활성화되거나 무해한 감기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스파이크 단백질을 배달함)도 조만간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많은 경쟁자들이 공개적으로 공동전선을 구축하거나, 전 세계의 정부·기업·연구기관둘이 그렇게 많은 자금과 인력을 백신개발에 쏟아 부은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팬데믹은 커뮤니케이션, 대중의 신뢰, 공유된 현실감을 무너뜨렸다. 그 결과 COVID-19의 치명적 위협은 훨씬 더 악화되었다.
12월 중순 현재, 160만 명 이상의 지구촌 주민들이 COVID-19의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미국에서만 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 과학은 효과적인 백신을 통해 출구전략을 제공했지만, 지금껏 우리의 진로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간의 행동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 참고문헌
1.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found:-elusive-source-of-fast-radio-bursts
2.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first-crispr-cures (한글자료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5242&SOURCE=6)
3.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birds-are-smarter-than-you-think (한글자료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2304&SOURCE=6)
4.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birds-are-smarter-than-you-think
5.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scientists-speak-up-for-diversity
6.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global-warming-forecasts-sharpen
7.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ai-disentangles-protein-folding (한글자료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4897&SOURCE=6)
8.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how-elite-controllers-keep-hiv-at-bay (한글자료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0988&SOURCE=6)
9.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room-temperature-superconductivity-finally-achieved
10.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finalists/a-divisive-disease
※ 출처: Science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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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0-12-21)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56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