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COVID-19 격퇴에 앞장선 과학자들, $3 million 브레이크스루賞 수상
'mRNA 백신'과 '차세대 시퀀싱 기법'의 선구자들이 과학계에서 가장 짭짤한 것으로 소문난 「2022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을 받았다.
COVID-19와의 싸움에서 과학자들을 무장시킨 기법의 개발자들이,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가장 짭짤하기로 소문난—미화 3백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5개의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 중 2개를 받았다. 그중 하나는 「전령 RNA(mRNA: messenger RNA)」라는 유전물질을 세포에 밀반입하는 방법을 발견함으로써 신개념 백신 개발에 기여한 생화학자들에게 돌아갔다. 다른 하나는 차세대 시퀀싱 기법을 개발함으로써 SARS-CoV-2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주를 신속히 추격하는 데 기여한 생화학자들에게 돌아갔다. 「2022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 명단은 9월 9일 발표되었다.
"이 두 상(賞)은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친 연구자들에게 수여됨으로써 브레이크스루상의 위상을 드높였다"라고 시카고 대학교 일리노이 캠퍼스의 야무나 크리슈난(생화학)은 말했다. "그들은 지금껏 수백만 명의 생명을 살렸다."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가 개발하여 올해 전 세계에서 접종된 백신의 원리는, 세포에게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하라'는 지령이 담긴 mRNA를 전달한 다음, 그 단백질로 하여금 인체의 면역계를 자극하여 항체를 생산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mRNA 백신은 실행 불가능한(unfeasible)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왜냐하면 mRNA를 체내에 주입할 경우, 원치 않는 면역반응이 촉발되어 mRNA가 즉시 파괴되기 때문이었다. 이번 수상자들—펜실베이니아 대학교(UPenn) 필라델피아 캠퍼스의 카탈린 카리코와 드루 와이즈먼—은 2000년대 중반, mRNA의 분자 중 하나인 우리딘(uridine)을 그와 유사한 수도우리딘(pseudouridine)으로 교체함으로써 원치 않는 면역반응을 우회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참고 1).
"이것은 그 모든 것을 시작한 연구에 주어진, 판타스틱하고 놀랄 만큼 시의적절한 상이다"라고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모더나에 과학적 자문을 제공하는 하버드 대학교 케임브리지 캠퍼스의 잭 조스택은 말했다. "이게 특별히 고무적인 이유는, 처음에 그게 유용할 거라고 믿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퇴짜와 왕따
카리코는 1990년대에 그녀의 연구를 둘러쌌던 회의론을 상기한다. 그로 인해 그녀는 수많은 연구비 신청과 논문 게재 신청(이중에는 오늘날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2005년의 논문도 포함되어 있다)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고, 좌천되는가 하면 감봉처분을 받기도 했다. "연구의 발목을 잡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진척이 더뎠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카리코는 상금 중 일부를 연구에 재투자하여, 미래의 mRNA 백신과 치료법(예컨대 암 치료) 개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mRNA 백신 개발의 선구자 중 하나로 인정받아 기쁘기 한량없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진보가 필요했는지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라고 카리코는 말했다. "수백 명의 이름 없는 연구자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샹카르 발라수브라마니안과 데이비드 클레너먼, 그리고 프랑스 리옴 소재 연구업체인 알파노소스(Alphanosos)의 파스칼 마이에는, 2000년대 중반 수십억 개의 DNA 단편을 영상화하여 병렬적으로 읽게 하는 기법을 발명함으로써 시퀀싱 속도를 1000만 배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브레이크스루상을 공동 수상했다. "우리가 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으며, 다른 한편으로 매우 뿌듯했다"라고 발라수브라마니안은 말했다.
발라수브라마니안은 1990년대에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에 흥분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오리지널 유전자 시퀀싱 방법인 생어의 시퀀싱(Sanger sequencing)에 의존하여 '한 번에 단 하나의 DNA 단편'을 읽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는 조만간 "유전자 시퀀싱의 규모를 키워, 빠르고 저렴한 보건의료 혜택을 제공하려면 매머드급 개혁이 필요하겠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
크리슈난은 '생어 시퀸싱 → 차세대 시퀀싱' 도약(leap)을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 보잉 항공기' 점프(jump)에 비유한다. 그녀에 의하면, '빠르고 효율적인 시퀀싱'은 유전의학, 단백질의 구조 및 동역학 분석, CRISPR 유전자편집 기술, RNA 생물학에도 필수적이라고 한다.
세 번째 브레이크스루 생명과학상은 캘리포니아주 라호야 소재 스크립스 연구소의 생물학자 제프리 켈리에게 돌아갔다. 그는 단백질의 잘못접힘(misfolding)이 아밀로이드증(amyloidosis)의 발병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규명하고 효율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밀로이드증이란 심장 등의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신경퇴행을 초래할 수도 있다.
완벽한 타이밍
브레이크스루 기초물리학상은 일본 토쿄대학(東京大學)의 광학자 가토리 히데요시(香取秀俊)와 콜로라도주 볼더 소재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US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의 예쥔(叶军)이 공동 수상했다. 두 사람은 광격자시계(optical lattice clock)를 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는데, 그것은 '150억 년 동안 1초미만'의 오차를 보이는 장치로(참고 2, 참고 3), 시간 측정의 정밀성을 1만 배 향상시켰다.
'그것은 응당(應當)한 상이다"라고 영국 테딩턴 소재 국립물리연구소의 광학자 헬렌 마골리스는 말했다.
종전의 최신 세슘시계(caesium clock)는 원자가 두 가지 에너지 상태(energy state) 사이에서 전이(transition)할 때 방출되는 마이크로파(microwave)를 측정하는 데 기반하는데, 이 전이는 원자구름을 낙하시키며 마이크로파를 퍼부음으로써 촉발된다. 광격자시계의 경우, 스트론튬 원자를 가시광선으로 때려 방출되는 가시광선을 측정하는데, 가시광선의 주파수는 마이크로파보다 10만 배 높다. "이것은 더 빠른 ‘똑딱’ 소리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叶는 말했다.
또한 광격자시계는 정밀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레이저를 이용해 수천 개의 원자들을 격자구조 속에 가두는데, 이는 새로운 도전을 제기한다. "원자를 포획하는 행위 자체가 원자를 교란할 수 있다"라고 叶는 말했다. 각각의 에너지 상태가 왜곡되는 정도는 다른 게 상례인데, 핵심 트릭은 동일한 양만큼 교란되는 두 가지 에너지 상태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면 에너지 상태 사이의 차이를 측정할 때 왜곡이 상쇄된다.
"향상된 정밀성과 안정성 덕분에, 광격자 시계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효과를 탐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라고 마골리스는 말했다. 2020년 카토리와 동료들은 두개의 시계를 이용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참고 4). 하나는 토쿄 스카이트리 타워의 맨 밑에, 다른 하나는 맨 꼭대기인 450미터 지점에 설치하고, 일반상대성이론 실험 중에서 역사상 가장 정밀한 지상기반실험(ground-based test)을 수행한 것이다. 한편 叶와 동료들은 한 특별한 '암흑물질(dark matter) 후보'의 존재가 광학시계의 ‘똑딱’ 소리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참고 5). 또한 광격자시계는 '지진과 화산활동의 조기 탐지'와 '해수면 상승의 정밀한 측정'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브레이크스루 수학상은 교토대학(京都大学)의 모치즈키 다쿠로(望月拓郎)에게 돌아갔다. 그는 홀로노믹 D-모듈(holonomic D-module)—특정한 유형의 미분방정식과 관련된 대수구조(algebraic structure)—에 대한 이해를 넓힘으로써, 연구하는 방정식이 잘 정의되지 않은 점(點)들을 다룰 수 있게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브레이크스루상은 2012년 러시아 출신의 이스라엘 억만장자 유리 밀너에 의해 제정되었으며, 지금은 밀너를 비롯하여 다른 인터넷 기업가들(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포함)의 스폰서링을 받고 있다.
2022 Breakthrough Prize Laureates
https://breakthroughprize.org/News/65 September 9, 2021 – San Francisco – The Breakthrough Prize Foundation and its founding sponsors – Sergey Brin, Priscilla Chan and Mark Zuckerberg, Yuri and Julia Milner, and Anne Wojcicki – today announced the
youtu.be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16%2Fj.immuni.2005.06.008
2. https://doi.org/10.1038%2Fncomms7896
3. https://doi.org/10.1038%2Fnphoton.2015.5
4. https://doi.org/10.1038%2Fs41566-020-0619-8
5. https://doi.org/10.1103%2FPhysRevLett.125.201302
※ 출처
1. https://breakthroughprize.org/News/65
2. Nature News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2449-y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생명과학 양병찬 (2021-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