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COVID-19 감염자의 평균연령 감소,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에서 미접종 청년층(unvaccinated youths)이 전체 감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팬데믹에서 청년들이 차지하는 역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21일, 이스라엘 보건부는 "12~15세의 사람들은 모두 COVID-19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라고 권고했다(참고 1). 이로써 이스라엘은 청소년들에게 백신 접종을 승인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이 결정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 중 상당수가 경험하는 경향에 대응한 것인데, 그 내용인즉 '백신을 아직 접종받지 않은 청소년들이 전체 신규감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속한 백신접종 캠페인—현재 성인층의 백신 접종률은 85%를 넘어섰다—덕분에, 지난 6월 초 이스라엘의 하루 감염자 수는 1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6월 말에 이르러 하루 감염자 수는 100명 이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그중 상당수가 16세 미만으로 밝혀지자, 이스라엘 정부는 모든 10대에게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 신규 감염자의 연령대별 분포
대다수의 성인들이 COVID-19 백신을 접종받은 이스라엘에서, 7월 1일부터 5일까지 발생한 신규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19세 미만이다.
"감염자들의 연령대가 낮은 작금의 상황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이스라엘 최대의 건강보험사인 텔아비브 소재 클랄릿(כללית)의 역학자인 랜 발리커는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특히 새롭고 전파력 높은 변이주에 직면하여, 뒤이은 지역사회 확산의 파도가 청소년층에 의해 추동될 가능성을 부각시킨다."
《Nature》는 7월 8일자로 게재한 온라인 뉴스에서 이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다뤘다(참고 2).
전 세계적 추세
사실, 청년층이 팬데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COVID-19는 이미 '미접종자의 질병'이 되었는데, 그들 중 대다수는 청년이다"라고 UC 버클리의 조슈아 골드스타인(인구통계학)은 말했다.
이러한 추세변화(shift)는 (노인들이 1차적으로 접종 받았고, 현재 성인층의 접종률이 상승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런 조짐은 이미 초기에 감지된 바 있다. 중증질환의 위험이 높은 노인들(예: 요양원 수용자) 사이에서 COVID-19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집중적인 공중보건 조치를 취한 결과, 신규 감염자의 평균연령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변화는 '청년층 사이에서의 바이러스 확산과 질병'에 대한 연구를 자극하고 있다. "더 나은 정책적 결정을 내리기 위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짊어진 질병 부하(burden of disease)를 이해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노스웨이 공중보건연구원의 카린 마그누손(역학)은 말했다.
마그누손은 「어린이의 COVID-19가 노르웨이의 보건의료 시스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왔다. 6월 5일 《medRxiv》에 업로드한 출판전 논문에서(참고 3), 그녀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어린이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최대 6개월 동안 반복적으로 의사를 방문한 사례가 빈번했다"라고 보고했다.
발리커는 이스라엘의 다세대 가정(multigenerational household)에서 바이러스의 전파를 연구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참고 4) 외에도, COVID-19의 감염 패턴 변화는 공중보건 조치(예: 마스크 착용)를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확대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의에 불을 붙였다"라고 그는 말했다.
섣불리 대응할 문제가 아닌 듯
스톡홀름 소재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의 니크 분들레(역학)는, 청년층의 질병 부하가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의 백신 접종'을 찬성하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그는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 어린이의 중증질환 위험(참고 5; 한글번역)은 여전히 낮다. 둘째, 청년층의 감염이 전체 감염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승한 나라들에서, 감염자의 '절대적 수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자들은 글로벌한 맥락(global context)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백신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큰 개발도상국에서, 노인을 제쳐놓고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게 현명한 판단일까?" 라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에모리 대학교의 제니 라빈(감염병 동역학)은 말했다. "내가 보기에, 제대로 된 논거를 제시하기가 힘든 것 같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에서 감염자의 평균연령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 흥미로운 현상임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단기적일 수 있다"라고 일부 연구자들은 말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헨리크 살예(감염병역학)에 따르면, 몇 가지 시나리오가 감염자의 평균연령을 다시 상승시킬 수 있다고 한다. "청년들이 백신을 접종받기 시작하면(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미 그러고 있다) 사정이 달라질 수 있고, 새로운 변이주가 등장함과 동시에 (1차적으로 백신을 접종받은) 고령층의 면역력이 쇠퇴할 경우 고령층이 다시 바이러스에 취약해질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청년이 COVID-19 감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증가할 수 있다"라고 분들레는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큰 문제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섣불리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
※ 참고문헌
1. https://www.gov.il/en/departments/news/21062021-02
2.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1862-7
3. https://doi.org/10.1101/2021.06.02.21258211
4.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1549-z
5.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3496-7 (한글번역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5297&SOURCE=6)
※ 출처: Israel’s Ministry of Health https://www.gov.il/en/departments/news/21062021-02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의학약학 양병찬 (2021-07-09)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