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2편) 마침내 밝혀진 스트레스와 탈모의 관련성: 「만성 스트레스 → 모낭줄기세포 기능 저하」
[바이오토픽] <1편> 마침내 밝혀진 스트레스와 탈모의 관련성: 「만성 스트레스 → 모낭줄기세포 기능 저하」보기, (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9452&SOURCE=6)
☞ 스트레스가 모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
a. 모발은 모낭줄기세포(HFSC)에서 나오는데, HFSC는 모발성장이 휴지기(telogen)에 있는 동안 모낭(hair follicle)의 팽대부(bulge)와 배영역(germ region)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웃에 있는 진피유두(DP) 세포가 HFSC를 뒷받침한다. 하버드 대학교의 최세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스트레스에 대응한 모발성장을 조절하는 경로를 발견했다.
b. 만성 스트레스는 생쥐로 하여금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이라는 호르몬을 생성하게 만든다. 저자들은 "코르티코스테론이 DP 세포의 당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glucocorticoid receptor)에 결합하여, GAS6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하게 된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GAS6 단백질은 통상적으로 HFSC의 AXL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그런데 GAS6가 없으면 HFSC에 활성화 신호가 전달되지 않아, 세포주기와 관련된 유전자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휴지기가 연장되어, 모발이 성장하지 않는다.
c. 연구팀이 바이러스 벡터(그림에 표시되지 않았다)를 이용하여 피부에 GAS6를 전달했더니, HFSC의 AXL에 결합함으로써 세포분열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을 촉발했다. 그 결과 HFSC가 증식하면서 모발이 성장했다.
▶ 이번 연구는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 치료법(treatments for hair loss caused by chronic stress) 연구」의 토대를 쌓은, 매우 흥미로운 성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기 전에, 몇 가지 이슈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첫째로, 코르티코스테론은 인간의 코티솔(cortisol)에 상응하는 설치류의 등가물로 간주되지만, '인간의 코르티솔이 생쥐의 코르티코스테론과 유사한 방식으로 신호를 전달하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에 더하여, '모발성장 주기'와 '스트레스 상황'에서, GAS6가 인간의 진피유두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로, 생쥐와 인간은 「모발성장 단계의 지속기간(duration of hair-cycle phase)」이 다르다. 즉, 어느 시점에서든, 성체 생쥐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모낭이 휴지기에 있는 데 반해, 인간의 모낭은 약 10%만이 휴지기에 있다(참고 1). 이 점이 특히 중요한 것은, 연구팀이 "GAS6의 생성을 억제했을 때, 코르티코스테론이 휴지기를 연장하는 데 기여했다"라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성장기를 포괄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는데, 이는 인간의 두피에 존재하는 모낭의 약 90%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경우, 만성 스트레스(그리고 아마도 코르티솔)가 '성장기의 모낭을 휴지기로 떠밀 수 있는지' 아니면 생쥐와 마찬가지로 '단지 휴지기를 연장할 뿐인지'를 알아내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셋째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대응한 탈모(hair shedding in response to severe stress)」는 통상적으로 휴기기에 일어나지만, 연장된 휴지기가 모낭의 부착(anchorage)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탈모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생쥐와 인간 모두, 털뽑기(hair plucking)를 통한 휴지기 모낭의 상실은 통상적으로 새로운 모발성장 사이클의 개시를 촉진한다. 그렇다면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모낭의 부착 감소'와 '성장단계 진입 억제'라는 두 가지 메커니즘 모두에 의해 촉진될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GAS6가 '알려진 전사인자와 신호전달경로'를 건드리지 않고, 수많은 'HFSC의 세포분열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한다"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세포분열을 직접 촉진함으로써, HFSC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한 셈이다. 그런데 노화하는 피부에서, 대부분의 전구세포들은 종양을 형성하지 않았더라도 여러 가지 DNA 변이—이중에는 피부암에서 발견되는 유해한 변이가 포함되어 있다—를 보유하고 있다(참고 2). 그렇다면 GAS6를 강제로 발현시킬 경우, 뜻하지 않게 그런 '휴면상태에 있지만 잠재적인 변이를 보유한 HFSC'의 뇌관(성장 잠재력)을 건드릴 수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최세규 박사와 동료들은 「부신피질에서 생성되는 스트레스호르몬이 진피유두에서 GAS6의 발현을 제어함으로써 HFSC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적·분자적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나아가, 그들은 GAS6를 피부에 주입함으로써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생쥐의 모발성장을 재개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현대인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언젠가 약간의 GAS6를 투여함으로써 만성 스트레스가 모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38%2FJID.2015.354
2. https://doi.org/10.1016%2Fj.stem.2018.08.017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0656-1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1-04-07)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9498 )